2020년 7월 10일 소식

[프라임 멤버 인터뷰] 지속 가능한 삶과 브랜드를 만드는 마케터 오정현

북저널리즘 프라임 멤버들은 어떤 분들이고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북저널리즘 팀이 프라임 멤버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 번째 인터뷰이는 제주맥주의 마케터 오정현 독자입니다.
오정현 제주맥주 마케터 ©북저널리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크래프트 맥주 회사 ‘제주맥주’의 마케팅실 커뮤니케이션 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구체적인 업무는 PR 커뮤니케이션, 소비자 조사,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수립하거나 카피라이팅입니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한 명이 하는 일이 많아요. BTL(Below The line, 미디어를 통하지 않는 이벤트 등의 홍보 방식)을 하시는 분이 SNS 담당자이기도 하고요. 저희 조직이 특별한 이유는 각자가 직무 적성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기본적인 일 외에도 추가적으로 업무를 창출해서 할 수 있어요.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은 뭔가요?

전 동기 부여가 일하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사람이에요. 브랜드 론칭 전에 입사했기 때문에 초기엔 회사가 지향하는 숲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일을 추진할 때 답답했어요. 하지만 제주맥주가 론칭된 뒤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성원들과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됐죠. 그러면서 회사가 지향하는 큰 그림이 뭔지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저도 자연스럽게 제가 하고 싶은 직무를 의욕적으로 회사와 논의해서 정했어요. 저희 회사엔 본인 업무를 개선하고 확장하고 싶어 하는 향상심이 높은 분들이 많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결이 맞춰졌다고 할까요.

삶에서 일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를 매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는 게 무척 소중하죠. 요리에 비유하자면 전 이야기(콘텐츠)를 만들고 그걸 어울리는 그릇(플랫폼)에 담아서 가장 맛있게 먹어 줄 것 같은 사람(고객)한테 내놓는 걸 즐기는 사람이에요. 처음 PR 업무를 맡게 됐을 땐 업무를 ‘언론 홍보’라고만 생각하니 정말 하기 싫었어요. 하지만 PR의 의미를 ‘회사의 친구를 만들고 그 친구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재정의하니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훨씬 넓어지면서 일이 좋아졌어요.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 이유가 외부에 있지 않았어요. 그만두고 싶을 때 제 안을 들여다보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충돌해서 스스로한테 백기를 들고 싶은 거였어요. 그만큼 잘하고 싶어 하는 걸 보면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있구나’라고 느껴요.

스스로 업무를 재정의한 후 회사의 반응은 어땠나요?

포지션에 대한 재논의를 이사님과 함께 해보았어요. 하고 싶은 걸 사이드 프로젝트로 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회사에서 좋아하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회사에선 돈도 주잖아요. (웃음) 회사에서도 “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해 줘서 실제로 단순히 보도 자료를 쓰거나 언론 홍보를 하는 걸 넘어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죠.

좋아하는 일을 회사에서 하고 있으신데요,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아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나요?

분리 정말 잘해요. (웃음) ‘일과 삶의 분리’가 모토일 정도예요. 이전 직장에서는 그게 안 되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스스로 정말 많이 훈련한 결과예요. 회사 밖에서 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해서 무언가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차라리 스위치를 끄고 마음을 비운 상태로 새로운 자극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아니라 ‘워크 앤 라이프 인테그레이션(work and life integration)’이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쉽게 말하면 일할 때 행복해야 삶도 행복하다는 거예요. 일과 삶을 분리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균형을 가질 수 있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선 일에 대한 내재적인 동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이어야겠죠. 하지만 워크 앤 라이프 인테그레이션은 모든 직무에 해당되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장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를 선명하게 만들어 놓는 작업이 중요한 것 같아요. 뭐가 좋은지 알아야 확신도 생기고 행동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일 수 있죠. 정작 본인이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헷갈리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절대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 좋아하는 일을 못하는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저 또한 이렇게 나와 잘 맞는 분위기를 가진 회사가 또 있을까 생각하면 없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 경우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브루클린 브루어리 코리아인 줄 알고 입사했는데 얼마 뒤 제주맥주라는 브랜드가 생겨났죠. 타이밍이 좋았어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 입사해 새로운 조직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도 좋았어요. 제 건의에 기꺼이 동의해 주는 회사의 환경도 존재했고요. 지금도 저와 팀원들은 일주일에 몇 번씩 일찍 출근해서 일과 상관없는 콘텐츠를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요.

협업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나요?

합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합리적인 이유에 기꺼이 설득당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회사의 동료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려고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팀워크가 무척 좋아 보이는데 비결이 궁금하네요.

제가 지금의 팀워크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제가 팀원들의 팀워크에 잘 흡수된 것 같아요. 말을 많이 상냥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동료들이 일하는 태도를 보면서 혼자 반성을 많이 했었어요. 어깨동무하고 함께 간다는 게 무엇인지 알려 준 분들이죠.

요즘의 마케터를 정의한다면?

무엇보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죠. 마케터는 천재가 아니라 어차피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또 한 가지는 어떤 공식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항상 사람에게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는 태도가 중요하죠. 늘 관찰자의 시선에서 지금 이 시대의 현상이나 인물에 주목하는 거예요. ‘지금부터 내가 관찰을 시작한다’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해야겠죠. (웃음) 오픈 마인드는 디폴트예요. 아이디어라는 게 주기적으로 딱딱 생겨나는 게 아니라 축적된 것들 사이에서 어느 순간 스파크가 튀어서 발전되는 경우가 많아요.
오정현 마케터 ©북저널리즘
그래도 아이디어를 얻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2~3년 전에는 새로운 트렌드에 뒤처지면 안 될 것 같은 강박 때문에 온갖 트렌드 관련 멤버십과 오프라인 커뮤니티까지 빠짐없이 다 나갔어요. 어느 순간 너무 지치더군요. 인풋과 아웃풋이 늘 비례하진 않다는 걸 깨닫기도 했어요. 이 세상 트렌드를 어차피 다 못 따라간다는 걸 인정해서 지금 보는 것들에 집중하고 소화가 되었는지에 더 에너지를 쏟고 있어요. 콘텐츠 소비에 들였던 시간만큼 그걸 내 것으로 재가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북저널리즘이 도움이 되고 있나요?

북저널리즘은 내가 무지했거나 관심이 없었던 분야에 대해 발견과 흥미를 알려 줘요. 요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알고리즘이 너무 고도화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관심사가 편향되더라고요. 그럴 땐 북저널리즘에 접속해서 관심사에 대한 환기를 시키는 시간을 가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어요. 유행이라고 해서 우리가 잘하지 못하는 것인데도 충분히 숙고하지 않고 무작정 하는 건 절대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가 진짜 듣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깊게 생각하는 거예요. 도구는 그다음이죠. 유행 밖의 넓은 관점에서 다양한 가치들을 들여다볼 때 북저널리즘의 콘텐츠들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마케터의 업무에서 트렌드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군요.

제가 모든 트렌드를 알 수 없을뿐더러 전 연령층의 소비자를 100퍼센트 만족시킬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마케터로서 생각해본 게 앞으로 ‘나는 내 생애 주기에 맞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일들을 찾는 것이 좋겠다’는 거예요. 스스로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그만큼 진정성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죠. 물론 연령과 트렌드를 무시하고 무조건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웃음)

자신의 생애 주기 사람들을 모델로 콘텐츠를 고민한다는 솔루션이 흥미롭습니다.

본인이 못하는 게 뭔지 스스로한테 솔직해지는 건 중요해요. 요즘 10대들은 가짜 밈, 억지 밈에 민감하거든요. 어설프게 무언가를 따라 하면 오히려 역효과죠. 그래서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충분히 소화한 다음 소비자를 설득시키려고 해요.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뭔가요?

제 방에 있는 걸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집에 있거든요. 특히 고양이를 만나고 완결된 행복을 찾았어요. 집 안에 사랑하는 고양이 두 마리가 저를 기다리고, 사방엔 책이 가득하고, 주류도 백화점처럼 진열되어 있고, 운동 기구도 많아요. (웃음) 세상 밖의 일에서 ‘스위치 오프’ 하고 제가 사랑하는 존재들에게 관심을 번갈아 주는 게 제일 행복합니다. 집 이야기 하니까 집에 가고 싶네요. (웃음)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는 일은요?

혼자서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요. 작년에 몸이 많이 망가졌었어요. 한포진이 심하게 와서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사가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라고 했어요. 현대인들은 하루 20분 투자하는 걸 힘들어해서 24시간을 힘들어한다고 하셨는데 제가 딱 그랬어요. 그때 충격을 받아서 작년 11월부터 ‘인생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매일 조금씩 시간을 내서 집에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시작했더니 와, 정말 삶이 윤택해졌어요. 외모를 위한 게 아니라 제 몸이 원활하게 기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삶에 충만한 기쁨을 주더라고요. 요즘 건강에 대한 부가 산업이 점점 확장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비싼 비용을 지불해서 건강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사실 유명한 명상 플랫폼의 경우도 실리콘밸리가 키워 낸 것이죠. 몇 백만 원짜리 건강 세미나와 필라테스 클래스들이 생기면서 건강이 부의 전유물이 된다고 생각하면 씁쓸해요. 건강의 부익부 빈익빈이 생기는 것 같고요. 점점 그런 시장이 커가는 게 이상적인 공중 보건을 위한 일도 아닌 것 같아요.

새롭게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오래 몰입해서 생각하는 거예요. 최근 혼자서 긴 호흡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느껴요. 직무상 쉴 새 없이 메시지가 쏟아지고 개인적인 채팅방에서도 이것저것 공유되다 보니 오롯이 혼자 오래 생각할 시간이 없어요. 현상에서 멀리 떨어져서 생각하는 힘이 약해진 것 같아요. 대학교에 다닐 땐 사회과학을 전공하면서 인문학 수업을 정말 많이 들었는데요, 한 대상에 대해 아쉽지 않을 만큼 깊게 몰입했던 그 순간들이 정말 소중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은 다시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현실과 멀어져서 거시적으로 오래 생각하면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어요. 달리기로 비유하자면 장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오래 달릴 수 있는 근육을 기르는 거죠.

주말이나 휴가 기간 정도로는 무리겠어요.

네, 맞아요. 그래서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해 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중이에요. 하루에 30분씩이라도 좋아하는 철학자의 책을 읽거나 인문학 인강을 들어 볼까 하면서요. 그런 점에서 북저널리즘 콘텐츠도 단거리보다는 장거리 경주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좋아하는 브랜드는 뭔가요?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북저널리즘이에요. 밖에서도 늘 북저널리즘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하고요. 그다음은 로우로우와 프라이탁이에요. 지금 말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제품 그 자체가 온몸으로 브랜드를 말하고 있어요. 제 생각엔 광고를 통해 브랜드가 외치는 말을 듣고 나서야 ‘아 그렇게도 보이는구나’가 아니라, 외치지 않아도 군더더기 없이 제품에서부터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게 브랜드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한 브랜드를 좋아하면 거의 수집을 하는 편이라 안 산 제품이 없을 정도예요. 저에게 좋아한다는 건 열광한다는 말과 같아요.
오정현 마케터가 수집한 프라이탁 제품들 ©오정현
로우로우와 프라이탁을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 더 들려주세요.

로우로우를 쓰고 나면 이전에 아무렇지 않게 잘 썼던 제품들이 ‘아 원래 불편한 거였구나’라고 느끼게 돼요. 그만큼 사용자 편의성에 정말 많이 신경 쓰는 브랜드 같아요. 본연의 기능만 남기는데도 패션 아이템으로도 훌륭하게 기능하죠. 프라이탁은 실용성과 업사이클링으로 너무 유명한 브랜드인데요 말하고 보니 지금 착용하고 있는 것이 말씀드린 브랜드의 것들이네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착하면서도 그걸 세련되게 풀어낸 브랜드를 좋아해요. 북저널리즘도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요.

삶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배움’이에요. 앞으로도 배우면서 삶의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또 한 가지는 삶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를 유지하게 해주는 최소한의 것들을 찾고 하려고 해요. 그래서 일과 삶의 스위치 오프도 고집하는 거고요. 몰입과 매몰은 다른 거라고 생각해서요. 예전엔 몰입한다고 생각하다가 내가 소진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가 번아웃이 오면 회사도 저도 손해죠.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소요되고요. 그래서 일정 수준의 에너지와 건강을 유지하면서 늘 스스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런 관점에서 일주일에 며칠은 반드시 집에서 쉬고 몇 번 이상의 운동은 꼭 해야 한다는 나와의 약속도 만들어요. 사람들과의 약속도 절대 제가 정한 기준 이상은 잡지 않아요. 이런 규칙들을 계속 찾아가면서 제 삶의 디폴트 에너지를 유지하려고 해요.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많아질수록 스트레스도 늘지 않나요?

제가 게으른 편인데 사실 위에 말한 게 다 게으를 수 있게 해주는 것들이에요. 약속을 거의 잡지 않는 이유도 외부 활동을 통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외부 활동을 하기 위해선 집에서 충전을 반드시 해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주변 사람들도 이젠 제 스타일에 익숙해서 이해를 해줘요. 주중에도 주말에도 거의 혼자 있는 걸 즐겨요. 약속도 나 자신과의 약속이 있는 경우가 많고요. (웃음) 나랑 영화 보기, 나랑 와인 마시기 약속 같은 것이죠. 저는 자신과의 약속이 제일 중요해요.

나와의 약속이 제일 중요한 이유는 뭔가요?

이 모든 것들도 사실 사회와 내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한 것들이에요. 예전엔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친 상태에서 약속을 나갔다가 상대에게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고 또 그걸 들킨 경우가 많았어요. 결국엔 건강한 관계를 못 맺은 셈이죠. 저 또한 그런 상대를 알아챈 적도 있어요. 사회와 내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나를 살피는 게 중요한 일이에요.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늘 일정한 에너지를 유지하는 삶.
오정현 제주맥주 마케터 ©북저널리즘
북저널리즘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처음 봤을 때 디자인이 무척 예뻐서 인상적이었고, 콘텐츠의 관점과 서술 방식이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어요. 그러다 몇 년 전 사직동 사무실에서 비마이비 행사를 갔다가 ‘여기다’라고 생각하고 덕질을 시작하게 됐죠. (웃음)

다른 콘텐츠 플랫폼들과 북저널리즘이 차별화된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우선 북저널리즘 미션 자체가 독보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를 좋아해요. 북저널리즘은 콘텐츠, 뉴스 서비스, 오프라인 커뮤니티 등 플랫폼을 다각화를 하면서도 점점 더 본질이 명료해지는 것 같아요. 성장할수록 정체성이 더 뾰족해진다고 할까요.

북저널리즘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세요?

북저널리즘이 미션을 위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식 자체가 영감을 많이 줘요. 그리고 알고리즘에 의한 트렌드 기반의 추천이 아니라 북저널리즘 에디터들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직접 선정해서 파고드는 점이 좋아요. 한 현상에 대해 너무 장황하지 않을 정도의 깊이로 간결하게 풀어내는 것 같아요. 업무에서 다른 관점이 필요한 순간엔 여지없이 북저널리즘에 접속하는 게 자연스러워졌어요. 다면적인 현상을 깊이 있고 빠르게 다루죠. 평소에 북저널리즘 콘텐츠를 읽어 두면 그게 필요한 타이밍이 오더라고요.

북저널리즘에서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는 뭔가요?

팍스, 가장 자유로운 결혼》이에요. 북저널리즘에서 가장 처음 접했던 콘텐츠이기도 해요. 학위가 있거나 등단한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팍스라는 제도를 경험한 당사자의 체험기여서 더욱 신선했어요. 책의 분량이 방대하지 않고 알고 싶은 만큼의 분량이라 좋았어요. 북저널리즘 콘텐츠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과거에 발행한 콘텐츠들이 시간이 흘러도 요즘에 화제가 되는 한 주제 아래서 묶이는 게 참 신기해요. 요즘 막 언급되기 시작한 이슈들도 알고 보면 북저널리즘이 이미 다뤄 왔던 주제인 경우가 많아요. 시의적절하면서도 언제나 재생될 수 있는 생명을 가진 콘텐츠라 참 매력적이에요. 《팍스, 가장 자유로운 결혼》은 몇 년 전에 나왔지만 동반자법은 요즘 가장 큰 이슈죠.

북저널리즘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좋아하는 것에만 너무 편향되어 있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끊임없이 변하면서 휘발되는 트렌드를 전시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한 균형감과 깊이를 얻을 수 있는 관점을 제안해 줘요. 주류의 알고리즘 속에서 사는 게 아니라 세상이 아직 보지 못한 넓고 앞선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거죠. 한 이슈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발행된 콘텐츠들을 통해 사안을 뒤집어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코노미스트나 가디언 같은 증명된 저널리즘 브랜드들의 콘텐츠도 함께 볼 수 있어요. 북저널리즘의 다양성은 두말할 것 없죠. 콘텐츠를 스스로 큐레이션하고 하나로 묶어서 자기만의 세계관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북저널리즘은 숏폼부터 롱폼까지 리딩 타임이 다양해서 5분이나 10분 정도로 책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