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의 얼굴
2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지금, 빙하가 녹아서 생기는 일

기후 위기로 해수면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태평양 어딘가의 도서 국가를 떠올리게 된다. 안타까운 장면이지만 그 풍경에 나는 없다. 그러나 국제이주기구에서 일하는 저자들은 다양한 사례로 우리를 그 섬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기후 위기는 막연한 경고가 아니라 지금, 먹고사는 문제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삶의 조건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연재해가 잦아지고 강수량이 변하면서 농작물의 생산량이 줄어든다. 바닷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가 늘어 해양이 산성화되고, 어업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고 자란 땅을 떠나는 사람들은 당장 집이 물에 잠겨서라기보다, 먹고살기 위해 이주를 택한다.

태평양 작은 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천호 전 국립과학기상원장은 기후가 변하면 아시아몬순이라는 비로 농사를 지어 먹는 아시아의 35억 명 인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식량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기근에 처한 주민들은 인근 국가나 지역으로 ‘기후 이주’를 택해야 한다.

기후 이주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이른바 선진국에 바라는 대처는 자신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 아니다.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고향이 사라지는 비극을 막아 달라는 것이다. 이 목소리를 지금 듣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도 삶의 터전을 지킬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소희준 에디터
추천 콘텐츠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