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8화

미래의 모빌리티

충전, 전기차의 선결 과제


테슬라를 중심으로 최근 2~3년간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무려 660만 대로 2019년 대비 세 배 넘게 성장했다. 판매 비중 역시 전체 자동차 시장의 7.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단순히 전기차 판매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생태계는 전기차 생산과 관련 부품 및 원재료, 판매, 폐기 등 관련된 여러 산업으로 구성된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활용하는 비즈니스나 차량 관리 및 유지·보수에 관한 모든 제품과 상품, 서비스를 망라한다. 이러한 전기차 생태계에서 ‘충전’은 전기차 판매 성장률과 비례하며 사업적으로 커지고 있는 동시에, 전기차 판매 자체보다도 선결적으로 해결돼야 할 중요한 요소다.
 
단위: 대
충전 시장의 밸류 체인

충전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밸류 체인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밸류 체인에 대한 분석은 기업마다 대동소이한 편인데, 다음은 딜로이트회계법인과 맥킨지앤컴퍼니의 분석을 참고해 일곱 단계로 정리한 충전 시장의 밸류 체인이다.[1]
 
1단계는 충전을 위한 에너지 공급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전기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전기 판매 사업자가 구입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유통된다. 국내에선 한국전력공사가 대표적인 전기 판매 사업자다. 향후 이러한 공급원은 지역에 따라 분리되고 발전소 역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는 충전기 및 장비를 생산하고 제조하는 과정으로 충전기, 콘센트, 케이블 등 충전에 필요한 유형 자산들이 바로 이 단계에서 만들어진다. 3단계는 장소 및 부지, 즉 충전소를 설치할 공간이다. 아파트 주차장과 상업 시설부터 공공시설까지 충전소는 다양한 공간에 설치할 수 있다.

4단계는 충전기 및 인프라 설치다. 이를 위해선 전기 관련 인프라가 필수적이며, 어떤 충전기를 설치하는가에 따라 인프라 설비는 전기 배선, 차단기, 분전반 등 다양하다. 설치 이후엔 5단계, 운영 및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흔히 CPO 사업자의 영역으로, 충전을 제공하고 충전소 인프라를 유지·보수하는 영역을 말한다. 6단계는 충전 서비스다. 충전 시 필요한 각종 솔루션이나 컨설팅 등이 해당된다. 프랜차이즈 방식의 충전 서비스 또한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 7단계는 충전 플랫폼이다. 고객과 직접적인 접점이 발생하는 영역으로, 보통 앱을 통해 고객에게 충전소 검색 및 예약,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에서도 충전과 직접적인 관계성과 경제적 가치가 높은 네 가지는 바로 2, 5, 6, 7단계다. 우선 2단계는 충전 소켓 및 커넥터, 충전기 등의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제조하는 사업이다. 충전 구역을 확보한 부동산 소유주, 혹은 충전소 운영 사업자 즉 CPO(Charge Point Operator)에게 충전기 제품을 판매하고 건물 내외에 설치하는 등의 활동이다. 주요 제품은 단연코 전기차 충전기다. 충전기는 충전 속도와 규격에 따라 구분된다. 충전 속도는 급속, 완속, 저속으로 나뉜다. 급속은 국내에서 주로 50kWh급 이상의 성능으로, 차량을 1시간 이내로 충전할 때 사용한다. 완속은 7kWh급이다. 저속은 기존에 사용되던 범용적인 220볼트 콘센트로 충전하는 방식이며 휴대용 충전기들이 대다수 여기 해당한다. 이외에도 충전구 규격, 케이블 유무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다만 무선 충전기의 경우 글로벌 표준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로, 국내에선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2022년 2월 수도권 지역 다섯 개 서비스 센터에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시범 사업을 해오고 있다.

충전소 운영자(CPO)가 관여하는 5단계는 충전 구역에 인프라를 확보하고 충전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관련 설비를 유지 및 운영한다. 이 서비스는 주차장 및 부지 소유주가 직접 제공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문 CPO가 맡고 있다. 공공시설, 사업장, 빌딩, 상업 시설 등 급속 공공 충전소 위주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단순 인프라 설치 및 운영만이 아니라 충전 데이터 분석, 충전 부하 관리 등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서비스 영역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충전 제공, 즉 전기 판매 분야다. 이는 주유와 비교해 설명할 수 있다. 내연차를 운전하기 위해 휘발유 혹은 경유를 주유하듯, 전기차를 이동시키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전기이기 때문이다.

6단계 충전 서비스는 충전뿐 아니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이다. 전문 사업자들이 부지 주인으로부터 운영권을 임대받아 충전소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지 및 건물 소유주가 시스템이나 컨설팅 등 충전 솔루션을 제공받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이때 제공되는 서비스가 충전 네트워크 서비스다.

충전 네트워크 서비스는 쉽게 말해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CPO 사업자 입장에선 충전소를 여럿 운영하는 것이 규모의 경제 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충전소 구축을 위해 임대료나 충전기 비용 등 인프라에 많은 비용이 든다. 이에 충전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한 방법으로, 흔히 CSO(Charging Service Operator)라 불리는 충전 서비스 사업자가 충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들은 충전 사업을 운영하려는 사업자에게 충전기는 물론 관제 시스템이나 회원 관리앱, 정산 서비스와 전기 사용량 관리앱 등 각종 디바이스와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들의 전략은 다음 두 질문에서 시작한다. 충전 서비스의 시공간적 제약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충전 요금 이외에 어떠한 부가 수입원을 갖출 수 있을까? 우선 주유와 다르게 전기가 있는 곳에선 어디든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전기차의 장점이다. 이에, 사용자의 목적과 충전 패턴에 따른 다양한 시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또 국내의 경우 전력 시장은 정부 공공사업의 영역이다. 충전 요금만으로는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다. 전기라는 상품의 특성상 다른 사업자에 비해 차별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 자체가 아닌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보완해야 한다.

일례로 최근 전기차 충전과 연동된 로밍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통신사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국내에서 쓰던 인터넷을 해외에서도 바로 쓸 수 있는 것처럼, 전기차 이용자가 기존에 쓰던 사업자의 충전기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다른 사업자의 충전기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보통 시장에서는 이러한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을 MO(Market Operator)라고 부른다. 국내에선 환경부와 한국전력이 각각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환경부에서 운영한 로밍 서비스는 2021년 6월, 유지 비용 및 서버 부하 문제로 중단됐으나 한국전력은 2020년 10월 차지링크(ChargeLink)라는 충전 요금 로밍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로밍 충전 가격은 충전 기기 간에 사업자, 회원 정보, 충전 시간과 상태 등이 공유되어 사업자 간 사전에 정해져 있던 충전 단가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예를 들어 에버온(everon) 고객이 차지비(ChargEV) 충전기를 이용할 때, 사업자 간 공동 이용 로밍 요금에 따라 결제가 이뤄진다. 로밍 서비스 이외에도 한국전력은 QR 로밍, 전자지갑, 충전기 고장 진단 등 충전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마지막 7단계, 충전 플랫폼은 이용자 편의라는 관점에서 충전소 및 충전 서비스와 소비자를 연결한다. 이 영역의 사업자는 흔히 플랫폼 사업자라고 불리기도 하며, 지역에 따라 EMSP(E-Mobility Service Provider) 혹은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주로 충전소 검색, 예약 및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T와 티맵이 있다. 카카오 T 내 ‘전기차 충전’ 서비스는 충전기 위치, 상태, 운영 시간, 요금 기준을 안내하고 충전 요금은 카카오 T 포인트로 결제 가능하다. 티맵 또한 실시간 충전소 상태를 조회하고 충전소까지 가는 최적 경로 및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업체는 향후 충전소 리뷰와 피드백, 대기 시간 예측, 구독형 멤버십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춘추 전국 시대를 넘어서

신사업이라 해도 발전 단계는 기존 사업과 비슷하게 전개되기 마련이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단계, 신규 사업자들의 참여 단계, 수익 확보 단계를 거쳐 효율화 중심의 확대 단계가 보편적인 과정이다. 충전 산업 역시 이와 유사하게 흘러왔고 앞으로도 비슷한 양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전기차 충전 사업의 시장은 규모가 작고, 시장성이 부족했다. 이용자 수가 적고 요금이 비싼 데다 인프라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사업의 첫 단계는 보통 시설 투자의 성격을 띤다. 시장 참여를 유도하고자 정부가 주도적으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도 지난 2011년부터 충전기 설치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해 왔으며, 2021년까지 누적 6689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충전기 대거 보급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으로, OEM과 유틸리티 기업이 참여한다. 이 시장에서 OEM 기업은 자동차 제조 회사이고, 유틸리티 기업은 한국전력과 같은 전력 회사를 말한다. 국내의 경우 2013년부터 한국전력이 속한 산업통산자원부와 환경부가 전국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유럽은 2021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으로 연간 5억 유로를 지출할 예정이다. 개별 보조금의 규모는 국가마다 다르며 일부는 충전기당 최대 3000유로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유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3년부터 시행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에 따르면, 가정용 충전기를 설치할 경우 기기 설치 비용의 최대 30퍼센트(1000달러)까지 세액 공제 혜택이 제공된다.

다음 단계는 춘추 전국의 시대다. 새로운 충전기 사업자들이 신규 시장에 대한 기대를 품고 진출하는 단계다. 이에 따라 먼저 진출한 기업과 새롭게 출발하는 기업 간에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기도 하고, 경쟁이 치열해지기도 하며 충전소 생태계가 확대한다. 일례로 2022년 국내 전기차 완속 충전 시설 보조금 사업에 67개사가 신청했고 이 중 25개사가 선정됐다. 충전기 수에 따른 대표 사업자로 파워큐브, 에버온, 지에스커넥트, 차지비, 스타코프, 홈앤서비스, 에스트래픽 등이 있다. 많게는 2만 8000기에서 적게는 3000여 기 이상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이 시기엔 기술의 표준이 만들어진다. 충전 운영 사업자, 제조업체 및 인증 기관 등 업체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진다. 국내에선 지난 2019년 전기자동차충전기기술기준이 제정된 이후, 전기차 충전기에 대한 형식을 승인하고 검정 기준을 마련하는 등 표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대기업의 업계 진출도 본격화한다. GS그룹은 2019년부터 충전 시장에 진출했으며, LG전자는 2020년 말 GS칼텍스와 손잡고 충전소 통합 관리 솔루션 시범 서비스를 공급했다. 이후 2021년에 현대자동차, SK그룹, 롯데그룹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SK그룹은 전기차 충전 장비 업체 시그넷이브이(Signet EV)를 인수했고,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이핏(E-pit)을 출시했다. 롯데의 경우에도 같은 해 충전기 제조사 중앙제어를 인수했다. 2022년엔 한화그룹이 자사 전기차 충전 브랜드 한화모티브를 론칭했고 LS그룹은 가스 충전소를 거점으로 충전 사업을 시작하며 LS E-Link를 설립했다.

3단계에선 경제성에 집중한다. 춘추 전국 시대가 수많은 충전 사업자들이 몇 개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단계였다면, 이젠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시기다. 충전소 시설을 빠르게 보급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GS그룹은 2021년 지엔텔을, 2022년 차지비를 인수하며 빠른 속도로 충전기 수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이 시기엔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이 활발히 이뤄진다. 예를 들어 고객의 이용 패턴에 따라 다양한 충전 서비스들이 생기고, 새로운 형태의 충전소는 편의 시설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융합한 방식으로 발전한다. 충전 사업자와 리테일, 그리고 부동산이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생태계를 조성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시기는 2023~2024년 이후로 예상된다.

마지막은 효율화 및 융합 단계다. 충전소를 충분히 보급하는 것은 물론, 무인화·로봇화를 통해 충전 시설을 고도화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자 저렴하고 다양한 에너지 공급 시설을 확충한다. 이 시기엔 무선 충전 시스템의 대중화가 예상되며, 충전소 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로봇을 도입하거나 차량 도로 아래 배선이 깔려 자동 충전이 되는 모델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충전 산업은 에너지 산업과 융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 다양화를 위해, 에너지 시장 중에서도 가장 먼저 수요반응자원거래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수요반응자원거래시장은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제도로, 일반 소비자가 전기 소비를 감축하면 금전적 보상을 준다. 예를 들어 전기차 충전에 평소 7kwh를 소비하던 충전 사업자가 6kwh를 소비할 경우 1kwh어치 정산금인 1300원을 받는 것이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할 때 월 3회 시장 참여, 회당 1kwh 절감, 정산금 1300원, 충전기 5000기가 있다고 가정하면, 충전 사업자는 수요반응자원거래시장 참여로 연간 2억 3000만 원의 정산금을 받을 수 있다. 즉, 최종 단계에선 다양한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며 주차와 충전, 로봇, 그리고 에너지라는 각 산업 분야가 하나의 플로로 연결될 것이다.

한국 충전 시장의 현재

현재 우리나라 충전 시장은 2~3단계 사이로 추정된다. 특히 2022년부터 많은 회사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SK그룹은 에스트레픽의 전기차 충전 사업 법인 에스에스차저 지분 50.1퍼센트를 취득했고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전문 기업 애플망고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 몇몇 주유소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도입하는 것과 더불어 휴식 공간으로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2022년 2월 SK그룹은 에너지 슈퍼 스테이션을 오픈했다. 일반 내연차가 주유할 수 있는 인프라는 물론,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캐노피와 세차장 건물 옥상을 활용해 태양광과 연료 전지 발전 설비를 추가했다.

최근 2~3년간 충전 시장에 뛰어드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LS, 신세계, 롯데정보통신, LG헬로비전, SK홈앤서비스, SK에너지 등은 직접 충전 운영 사업자 시장에 진출했다. SK네트웍스는 교통 솔루션 기업 에스트래픽의 충전사업부를, GS에너지는 차지비를 인수했다. 향후 충전 시장에선 활발한 인수·합병 추세가 예상되며 주요 연합을 바탕으로 이 시장은 재편될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볼 사업자는 롯데그룹, SK그룹, 범 LG그룹, 휴맥스그룹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렌탈을 중심으로 충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통과 쇼핑을 보유한 롯데그룹은 충전 밸류 체인 중에서도 ‘장소와 부지’라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 시장을 공략한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충전소 위치와 연동되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부족한 충전 제조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한 중앙제어 인수 건은 충전 시장에 대한 롯데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다만 롯데그룹이 넘어야 할 산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전기 제조사 인수를 통한 기술 확보는 큰 이의가 있으나, 아직은 충전 운영 및 플랫폼 영역에서 의미 있는 사업적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부족했으며 관련 경험과 역량을 키워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SK그룹은 다른 그룹과 달리 충전 사업에 여러 그룹사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 E&S, SK브로드밴드 등 각 계열사가 같은 사업 영역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다만 계열사의 주요 사업 영역을 토대로 각자의 전략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K에너지는 주유소 부지를 기반으로,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사업을 기반으로 중속 및 고속 충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 E&S는 주차장을 중심으로 중속 및 완속 사업에 집중하고 SK브로드밴드는 아파트 부지를 기반으로 한 완속 중심의 사업을 확대한다. 이처럼 SK그룹은 각각의 사업 영역이 충전 토탈 솔루션 사업자인 SK시그넷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며, 충전 밸류 체인의 전 영역에 걸친 전략적 제휴가 가능할 보인다. 다만 계열사 간 경쟁에서 시너지가 얼마나 클지는 앞으로 살펴볼 부분이다.

LG전자의 충전기 제조 및 충전 사업의 진출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배터리와 모터 등 전기차 전장의 주요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LG전자가 충전기 생태계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LG전자를 필두로 전동화 시대의 전기차 전체 밸류 체인이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LG그룹은 전기차라는 완성품을 제공하진 않지만, 관련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향성을 내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범 LG그룹에 속한 GS그룹과의 연합을 통해 충전 운영 영역에서 얻을 수 있는 충전 데이터를 통해 배터리 서비스와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고객 접점에서 다른 경쟁 그룹에 비해 고객 접점이 부족한 부분은 시급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디지털 위성방송 셋톱박스로 성장한 휴맥스그룹이 충전 시장에 참여한 것은 다른 연합 그룹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휴맥스그룹은 2019년부터 모빌리티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자 하이파킹, 피플카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인수를 진행해 왔다. 휴맥스그룹 사업 전략은 모빌리티 사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충전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 충전 시장 밸류 체인에서 중요한 경쟁력인 부지를 토대로 모빌리티 산업과 연계해 충전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다른 연합 그룹과 차별되는 지점이다. 또한 제주전기차충전서비스를 인수하고, 대영채비에 지분을 투자하며 충전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휴맥스그룹은 다른 경쟁 그룹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하고, 여러 회사의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 왔기 때문에 기업 간 시너지가 오래 걸릴 것이다. 이에 현재 추진하고 있는 통합 MaaS 플랫폼이 다양한 모빌리티 계열사 간 통합을 얼마나 잘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휴맥스 그룹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로 생각된다.
 

주차, 이동의 시작과 끝


거점으로서의 모빌리티

이전부터 주차 사업은 크게 수익성이 좋은 사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빌리티 시대에 ‘거점’ 개념이 중요해지며 많은 회사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차장은 최근 쇼핑몰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고객 유인 수단이 되며 B2C 시설의 필수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차는 향후 이동의 거점과 맞물려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특히 이동 수단, 즉 자동차의 시작과 끝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차 사업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주차장 운영 사업
• 주차 관제 시스템 및 장비 사업
• 부가 서비스 사업 

주차장 운영 사업은 말 그대로 주차장 소유자로부터 시설 관리를 위임받아 주차장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가져가는 사업이다. 또는 주차장 소유자가 주차장 권리를 양도하는 입찰에 참여해, 계약금을 부지 소유자에게 지급하고 운영에서 나오는 수익을 가져가기도 한다. 최근에는 무인 주차장 시스템이 늘어나는 추세다. 초기 무인 주차장에선 장비 문제가 많고, 이용자가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 민원이 대거 발생하며 무인 주차장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사람들이 점점 무인 시스템에 익숙해지며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차장은 결국 회전율과 효율화를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특히 효율성의 관점에서 무인 주차 시스템 덕에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고, 이 시장에 매력을 느낀 다수 대기업이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자로는 휴맥스의 자회사인 하이파킹, 파킹클라우드의 아이파킹, 그리고 카카오모빌리티와 GS파크24가 함께 만든 카카오 T 파킹이 있다.

주차장 사업에서 비용 구조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첫째는 임대료, 둘째는 인건비다. 다만 인건비의 경우 최근 무인 시스템 도입으로 많이 줄고 있는 추세다. 이외에도 보험비와 CCTV 비용은 혹시 모를 차량 파손을 대비해 적절한 위험 회피와 관리를 위해서 꼭 필요한 항목이다. 매출과 관련해 주차장은 날씨와 경기, 두 요소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주차비는 차량 유지비 중 흔히들 가장 ‘아까운’ 비용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날씨가 좋지 않거나, 경제가 불황이면 주차장 매출은 크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 겨울에 적자가 나고 봄가을에 흑자를 내는 점, 코로나19가 가장 심하던 2020년에 매출이 반 토막 난 주차장이 많았던 점이 그 증거다.

주차 관제 시스템 및 장비 사업은 시스템과 장비를 구축, 제조, 판매 및 유지·보수하는 분야이다. 쉽게 말해 입차와 출차에 필요한 시설을 판매한다. 주요 장비로는 차단기, 출구 무인 정산기, 차량 번호 인식기 등이 있으며 이를 적절하게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도 필요하다. 주요 업체로는 아마노코리아, AJ파크, 청명씨앤아이, 파킹클라우드가 있다. 흔히 위탁 사업으로 불리는 이유는 장비를 판매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며 매출을 올리기 때문이다. 즉 주차장 매출과 무관하게 주차장이 설비를 교체할 때도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물론 매출과 연동된 형태로 수익을 배분받는 계약을 맺기도 한다.

노후화된 다수 주차장은 최근 무인 설비로 바뀌며 다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유지·보수 부분에서도 단순 기계 설비를 벗어나 주차장 관제 시스템까지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이는 주차장 소유주 입장에서 인건비 절감과 매출 증가, 이용 편의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인건비 대비 저렴한 장비와 솔루션 비용으로 매년 상승 중인 인건비에 대비할 수 있다. 매출도 늘릴 수 있다. 정해진 운영 시간이 아닌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주차 영업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주차장 이용 편의도 증가한다. 24시간 무인 정산으로 불법 주차를 막고, 편리한 솔루션들도 다양하게 도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가 서비스 사업엔 주차장 중개업과 카애프터서비스(Car After Service) 등이 해당된다. 고객과 주차장을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일부 가져가거나 세차, 경정비 수리 등 차량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주차장 내에서 제공한다. 주요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 유동 인구가 몰리는 각종 시설의 주차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부가 서비스로 분류하긴 했으나 사실 고객 입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영역이다. 특히 주차장 중개, 즉 스마트 주차 서비스라 불리는 영역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 T 주차, 티맵 주차, 아이파킹, 모두의주차 등이 해당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주차를 하려는 고객이 처음 방문하게 되는 공간을 다룬다는 점, 그리고 주차장 검색과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차 운영 사업과 더불어 향후 주차 시장의 중요한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주차앱은 주차장 위치 검색부터 주차 가능 여부, 예약, 결제 서비스까지 원툴로 제공하며 주차 편의를 높여 준다. 초기의 주차 관련 모바일 서비스들은 단순히 주차장 위치, 수용 가능 차량 수 등 업체가 취합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용자가 많아지고 GPS 기능을 활용하며 실시간 빈자리 알림이나 예약, 내비게이션 연동, 모바일 결제 서비스 등으로 발전했다. 특히 무료 주차장 정보는 물론, 상품 구매 시 일정 시간 주차해 둘 수 있는 조건부 무료 프로모션을 도입하며 호응을 얻었다.

기술 도입은 이용자에게만 혜택이 되는 게 아니다. 주차장 혹은 시설 운영자 입장에서도 빈 공간을 줄이고 탄력적으로 주차 비용을 부과함으로써 수익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쇼핑몰 등은 자사 건물의 주차장이 만차 상태가 되었을 때, 가까운 주차장을 중개해 주고 주차비를 지원함으로써 방문 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한다. 민간 주차장은 물론 도심의 사무용 건물도 주차장에 여유가 생기는 주말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차장을 개방함으로써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버려진 시간을 채우는 공간

과거 주차 사업은 부동산 소유주가 자신의 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해 이익을 얻는 일종의 부수적인 사업이었다. 임대를 통한 주차장 수익은 부동산 소유주에게 주요한 사업이 아닌, 건물의 관리 영역에 가까웠다. 하지만 무인 주차 시스템 등 기술이 고도화되고 다른 사업과 연결되며, 주차 사업은 모빌리티의 시작과 끝이 되는 거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과거엔 소유주가 직접 주차장을 운영하던 형태에서 전문 운영사로 효율성을 높이는 형태로 진화했다면, 이제 주차장은 플랫폼을 통해 그 효율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한 차례 더 진화하고 있다. 향후엔 사업의 수직 계열화, 관련 서비스 확대, 그리고 주차 요금의 다양화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우선 기존 사업자가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음으로써 주차장 사업의 수직 계열화가 예상된다. 무인 주차장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와 이를 운영하는 관제 시스템, 직영 혹은 제휴의 주차장 운영 사업과 다양한 부가 서비스, 마지막으로 고객과 주차장을 연결하는 플랫폼까지 계열화되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수직 계열화가 잘 이뤄지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파킹클라우드다. 파킹클라우드는 직영과 제휴 주차장 운영권을 갖고 무인 주차 설비와 관련 시스템을 제공하는 동시에 아이파킹이라는 이름의 고객 플랫폼까지 제공한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 주차 사업 전반의 밸류 체인을 확보하고 규모를 확대하며, 제조 비용을 낮추고 통합 운영으로 주차장 간의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두 번째로 주차장은 단순히 ‘차를 주차하는 공간’을 넘어 ‘주차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약할 것이다. 이러한 카애프터마켓(Car After Market)을 만들어 갈 다양한 서비스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차량 관리 서비스, 거점 서비스, 그리고 발렛 서비스가 있다.

특히 본격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충전 사업과 주차 사업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다. 이미 일부 쇼핑몰에서 전기차 주차 구역을 만들어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자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향후 전기차 보급률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방식은 충전기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한계에 부딪치고, 나아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고객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충전 공간과 시간을 고객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고객이 머무는 시간에 따라 충전 속도를 제어하거나 급속, 완속 등 충전 속도에 따라 주차 구역을 구분하는 등 충전 서비스가 여러 층위로 세밀해지는 것이다.

버려지던 시간을 활용해 차량 관리 서비스를 도입할 수도 있다. 지금도 세차나 경정비, 타이어 교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차장이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대형 주차장 중에서도 소수에 불과하다. 향후 차량 관리 서비스는 더 다양해지고, 더 많은 곳에서 적용될 것이다. 예컨대 출장 세차나 출장 정비가 거주지뿐 아니라 상업 공간 등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또 주차장은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의 거점으로 활용된다. 카셰어링 및 킥보드 업체들에게 좋은 위치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별도 수익을 얻는 동시에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택시 교대 거점으로서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법인 택시의 경우 운전자 교대를 위해선 택시 차고지에 반드시 복귀해야 했지만, 2020년 6월부터 차고지 밖에서도 교대가 가능해지며 ‘차고지 밖 교대 거점’으로서 주차장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은 미비하지만 발렛 파킹 역시 주차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현재도 일부 주차장에선 주차가 어렵거나 시간이 중요한 고객이 앱을 통해 발렛 파킹 사전 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서비스는 향후 주차앱의 부가 서비스로 더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차 요금이 다양해질 것이다. 현재 주차장 이용에선 월 주차 개념을 많이 쓴다. 주로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월 단위로 주차장을 이용하며 요금을 내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하이브리드 근무가 활발해짐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 고도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월 정기 주차는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 고정된 형태로 운영됐으나, 재택근무가 늘고 주차장 이용률이 낮아지며 소비자 입장에선 월 정기 주차 비용을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것이 부담스러졌다. 이에 한 달 고정 상품이 아닌 횟수제 기반의 구독 모델, 예약 기반의 구독 모델 등 다양한 소비자 패턴을 수용하는 서비스들이 나올 것이다. 탄력 요금제도 예상할 수 있다. 주차 사업이 발달한 일본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는 요금 모델로, 주차장 상황에 따라 장소와 시간대별로 요금 체계가 다르게 책정되는 것이다. 시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주차 요금을 무인 시스템 기반으로 계산해, 소비자 입장에서 주차장 탐색부터 최종 요금 결제까지 쉽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국내에서도 이런 탄력 요금제를 도입한 곳이 있지만 아직은 수기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이는 향후 디지털 전환을 거쳐 앱 기반 서비스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역량, 다른 전략

현재 국내 주차 사업자는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그룹은 휴맥스 그룹으로 하이파킹, AJ파크, 휴맥스 팍스, 휴맥스 EV가 주축을 이룬다. 두 번째는 카카오모빌리티 그룹이다.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출자사인 케이엠파킹앤스페이스와 케이엠파크, 그리고 GS파크24로 구성된다. 세 번째로 티맵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연합 그룹이 있다. 티맵모빌리티, 다래파크텍, 파킹클라우드를 운영하는 SK E&S, SK쉴더스, 나이스파크 등이 주요 참여사다. 마지막은 쏘카 그룹으로 모두의주차장 및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각 그룹은 각기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다른 전략을 펼치며 나아가고 있다.

① 휴맥스 그룹
: 모빌리티 서비스의 허브
: 주차장 직영 + 주차장 활용과 효용에 집중

② 카카오모빌리티
: 주차 사업 수직 계열화를 통한 사업 확대
: 플랫폼 중개 + 제휴 + 주차장 직영 + 설비 + 관제 솔루션

③ 티맵모빌리티
: 티맵 생태계 구축
: 플랫폼 역할 + 제휴 확대 + 그룹사 연결

④ 쏘카
: 슈퍼앱으로의 도약
: 플랫폼 중개 중심 + 카셰어링 거점 활용 + 롯데그룹 주차 자산 활용

휴맥스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목표로 한다. 지난 2019년과 2021년 각각 하이파킹과 AJ파킹을 인수하며 주차 사업의 강자로 뛰어올랐다. 주차 사업과 카셰어링, 즉 렌터카 사업과의 시너지를 공략한다. 휴맥스는 도심 주요 거점의 주차 공간에서 렌터카 및 커뮤니티 기반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주차 공간 내에서 정비, 세차, 충전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하고 있다.

타사와 달리 휴맥스는 주차장의 활용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친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미 하이파킹은 주차장에 주차하면 세차를 받을 수 있는 ‘하이케어’ 서비스 운영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천공항의 유일한 공식 주차 대행업체이기도 하다. 또 자동차 정비업체 카일이삼제스퍼(Car123-Jasper)를 통해 차량 경정비, 부품 교환, 세차 등과 같은 다양한 차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와 대리운전에 이어 주차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진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주차 사업의 모든 영역을 커버하며, 주차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코엑스, 에버랜드, 서울대공원 등 몇몇 주차장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고 최근엔 GS파크24를 인수하며 운영 사업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실리콘브릿지, 다온텍, 아마노 등과 협업 중이며 향후에는 수직 계열화를 이룬 사업 영역들을 효율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기반 통합 주차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콜센터를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거점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충전, 세차, 경정비 등 운전자 대상 B2C 서비스는 물론 도심 물류의 거점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반대로 플랫폼 역할에 집중한다. 주차장 사업의 후발 주자로서, 기존에 SK쉴더스와의 협업으로 사업을 진행했으나 최근 제휴를 확대해 그룹의 기존 역량을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10월엔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과 손잡고 중소 주차장의 디지털 전환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 주차장의 70퍼센트가 중소 사업자인 시장에, 티맵은 직접 뛰어들기보단 상생을 기반으로 거점을 확대한다. 나이스파크, 한국공항공사 등과 손잡고 1300여 개가 넘는 제휴 주차장을 만든 바 있다. 이는 티맵 생태계 자체를 넓히겠단 전략으로 보인다. 또 그룹사가 보유한 주차 솔루션을 확대·연결하며, 주요 사업자로 거듭날 가능성도 기대된다. 최근엔 동성아이텍의 탄력 주차 기술을 티맵에 연동하는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다. 낮에 비어 있는 거주자 우선 주차장이나 유휴지 등을 티맵에서 확인하고 주차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모두의주차 혹은 한컴모빌리티와 유사한 방식으로 예상된다.

쏘카는 모두의주차장을 인수하며 공공기관 주차장을 활용한 플랫폼 중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 그룹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특히 카셰어링 거점을 확대하고 이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슈퍼앱 사업 중에서도 주차 사업의 비중을 늘릴 것이다. 쏘카는 지난 2021년 ‘스트리밍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하며 단순 카셰어링을 넘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확대한다는 사업 방향을 밝혔고, 주차 사업 역시 그 일환으로 보인다.
[1]
참고로 딜로이트는 충전 시장을 공급 및 송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맥킨지앤컴퍼니는 전기차,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스템·데이터 관리의 총 세 개 영역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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