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8. 디지털, 독점으로 만든 신화

2023년 11월, THREAD

들어가며

한때 우리는 중국 없이 살 수 있을지에 관해 상상하곤 했다. 세계의 공장을 한 국가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시절의 일이다. 지금 우리는 구글 없이 살 수 있을지에 관해 상상하지 않는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1월의 《스레드》는 디지털 세계의 독점에 관해 이야기한다.
《스레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해설’은 지금 알아야 할 이슈의 이유와 맥락, 의미를 전한다. 조각난 뉴스 대신 완전한 스토리를 담은 여덟 개의 글을, 정성껏 골라 담았다. 특히 애플과 아마존, 카카오와 구글이 독점하고 있는 의외의 분야에 관해 상세히 다룬다. 다음으로 ‘인터뷰’에서는 내 삶에 레퍼런스가 되어주는 인물을 만난다.
조지 오웰이 예견했던 ‘빅브라더’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우리의 적일까, 집사일까. 2023년 11월, 《스레드》의 질문이다.

해설

우리에겐 ‘해설’이 필요하다. 세계는 복잡하고 경이로우며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
2023년 11월의 ‘해설’은 가볍게 읽고 깊게 고민할 수 있는 짧은 글 여덟 편이다. 구글을 향한 반독점 소송 이슈, 로컬 콘텐츠로 반전을 노리는 카카오, 정신 건강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애플의 속셈, 새로운 캐시 카우를 찾아 하드웨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아마존의 전략 등을 해설했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이 거대 기업들은 무엇을 독점하고 있으며 무엇을 더 독점하고 싶어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속보전에 매몰되어 치열함만 남아버린 뉴스 생태계에서 조금 멀리 벗어나 보면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사건이 아니라 완결성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스레드》가 ‘해설’한다.



구글이 독점한 건 문화다

현지 시간 9월 12일, 미국 법무부와 구글이 10주에 걸친 긴 싸움에 돌입했다. 반독점 소송 재판이다. 25년 전, 윈도우 운영 체계와 익스플로러로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이 진행된 이후 최대 규모다.



카카오가 우리 동네로 찾아온다

카카오가 다시 한번 동네 상권에 도전한다. 관계형 커뮤니티로 지역 상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2023년 10월 선보인 베타 테스트 버전의 동네 소식 서비스가 그 시작이 될 전망이다. 이용자의 지역에 따라 날씨, 교통 등 동네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지역 상점 페이지로 확장해 로컬 커머스 매출 성장으로 이어 간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정신 건강의 구원자일까?

애플이 본격적으로 정신 건강 분야에 뛰어들었다. iOS17은 건강 앱에 정신 건강 탭을 추가했다. 애플의 건강 앱은 사용자의 운동 시간과 수면 시간, 마음 챙기기 시간 등을 추적한다. 사용자는 정해진 시간에 자신의 마음 상태를 기록하라는 알림을 받게 된다.


아마존의 네 번째 기둥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 제품 책임자(CPO) 파노스 파네이가 아마존에 합류한다. 파네이는 MS 윈도, MS의 하드웨어 브랜드 서피스(Surface)의 책임자다. 아마존에선 스마트 스피커 에코나 전자책 기기 킨들 등 하드웨어 부문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웨어는 아마존에서 말하는 ‘네 번째 기둥’의 후보군 중 하나다. 이커머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클라우드 서비스로 대표되는 세 가지 기둥을 넘어 아마존은 수년째 새로운 캐시 카우(cash cow)를 찾고 있다.



월터 아이작슨처럼 쓰려면

미국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일론 머스크 전기가 화제다. 아들의 성전환에 충격을 받아 트위터를 인수한 일화부터 인구 감소를 우려해 여성 임원에게 정자를 기증한 일,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차단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을 막은 일까지 책 내용이 국내외 언론에 연일 보도된다. 팔리기도 잘 팔린다. 9월 12일 32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는데, 미국, 중국, 한국 등 주요국에서 벌써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잘파 세대의 독수리 타법

교육 현장에서 PC 활용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고령의 교사 얘기가 아니다. 학생들이 기본적인 PC 활용법을 몰라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이메일을 보낼 줄 모르고 PPT를 만들 줄 몰라 애를 먹는다. 실물 키보드 사용에도 익숙지 않아 타자 연습 과외까지 등장했다.


작지 않은 한국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미국 공영 방송 NPR의 음악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tiny desk)’가 한국에 들어왔다. 김창완 밴드, 선우정아, 뷔 등 뮤지션들은 도서관 한쪽에 자리 잡고 15분간 노래한다. 날것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다. 영상의 음질과 퀄리티는 ‘귀 호강’ 급이다. 상징성 있는 프로그램을 한국에 들여와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댓글이 많은 반면, 타이니 데스크 코리아의 콘텐츠는 타이니 데스크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괴산 가마솥이 만들어진 이유

충청북도와 괴산군이 성금과 예산 5억 3000만 원이 투입된 괴산 가마솥의 활용 방법을 두고 고심 중이다. 지난 8월 괴산군은 ‘괴산 가마솥 활용 아이디어 공모’를 추진했다. ‘김장 축제와 연계’, ‘경관 조명 설치’가 우수상에 뽑혔고 ‘가마솥 테마 포차 거리 조성’, ‘실패 박물관 건립’ 등의 일곱 건은 장려상에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없었다. 혁신적이고 뾰족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톡스

삶의 지표를 알려 주는 콘텐츠는 많다. 그러나 나의 취향, 내 삶의 목적지를 정확히 가리키는 지침은 없다. 우리에게 롤모델이 아닌 레퍼런스가 필요한 이유다.
자신의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방법론은 거창하지 않아 실용적이고, 당장 나의 일과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023년 11월에 《스레드》는 ‘도큐먼트’의 이종수 디렉터를 만났다. 철학이 옷에 담기고, 브랜딩이 되는 이유를 들었다.


도큐먼트 이종수 디렉터 - 옷에도 철학이 필요한 이유

우리는 왜 옷을 입을까? 도큐먼트는 이 질문을 약간 뒤튼다. 우리는 왜 ‘그 옷’을 입을까? 옷장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의 손에 집히는 옷, 수많은 브랜드 앞에서 하나의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고객의 마음은 본질적으로 같은 곳을 향한다. 그들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옷, 나를 가장 특별하게 만들 브랜드를 선택한다. 도큐먼트는 이 선택을 일상이 특별하게 변해 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들의 철학, 반복과 차이는 그렇게 태어났다. 옷을 입는 반복이라는 행위는 도큐먼트의 철학을 통해 차이로 다시 태어난다. 도큐먼트는 말한다. 도큐먼트는 단순히 옷을 만들어 파는 곳이 아니라고. 그들은 왜 옷에도 철학을 담은 걸까?

마치며

온 세상이 하얀색이라면 어떨까. 이 세계를 하얀색이 독점하고 있다면 말이다. 누군가는 빨간 자동차를 갖고 싶어 할 수 있을까? 노란색 꽃다발과 파란 하늘이 있는 세상을 꿈꿀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하얀색 이외의 다른 색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색채라는 상상력을 박탈당하는 삶이다.
15세기 독일에서는 설교집 한 권이 양 200마리에 수십 가마의 보리와 호밀을 얹은 가치였다고 한다. 말 그대로 ‘전 재산’이다. 21세기엔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나 검색 한 번으로 어떤 논문이든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검색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구글이다. 구글이 보여주지 않는 정보는 잊히고 감춰진다. 독점 기업 구글은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한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궁금해하고, 또 상상해야 한다. 구글과 카카오, 애플과 아마존 너머의 세상을 말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시대 다음의, 더 다양한 색채가 존재하는 곳을 상상해야 한다.
THREAD EXPLAINS THE NEWS
스레드는 스트리밍 세대를 위한 종이 뉴스 잡지입니다.
이달에 꼭 알아야 할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 글로벌 이슈의 맥락을 해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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