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은 어떻게 세계를 바꾸는가 습관이 된 배달, 보이지 않는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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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맨스 수브라매니언(최혜윤 譯)
발행일 2020.05.15
리딩타임 21분
가격
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배송 산업이 우리 삶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배송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온라인 유통 산업은 구매와 상품의 여정을 분리하고 있다. 아마존의 연간 유료 회원제 프라임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두 시간 내 배송을 약속한다.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일주일 내로 가질 수 없는 물품은 장바구니에서 지워 버린다. 더 다양한 상품을, 더 빠르게 운반하고자 하는 배송 산업은 도시와 환경 문제를 일으키며 우리의 삶을 바꿔 놓고 있다. 배송 트럭은 교통 체증과 불법 주차 문제를 일으키고, 배달에 사용된 포장재는 도시 쓰레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물건이 손안에 들어오는 과정에는 무관심하다. 그리고 소비의 과정에 대한 무관심과 망각은 이커머스 산업의 최종 목적이다.

* 21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0장 분량).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 〈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이라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하고,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 경제부터 패션,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저자 소개
서맨스 수브라매니언(Samanth Subramanian)은 인도계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The New York Times》와 《The Guardian》에 다수의 글을 기고했다. 저서로 《분열된 섬: 스리랑카 남북 전쟁 이야기(This Divided Island: Stories from the Sri Lankan Civil War)》가 있다.
역자 최혜윤은 한양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미국 뉴욕 주립대 스토니브룩(Stony Brook)에서 실험심리와 인지과학을 전공했다. 인간, 기술, 문화의 융합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뇌와 행동을 연결시키는 뇌인지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가정 배송의 등장
이커머스 시장의 급속한 성장
배송 업체들의 속도 경쟁

2. 시간 단축 경쟁
배송의 과거와 현재
운송 산업을 지배하는 라스트 마일

3. 도시와 가까워진 라스트 마일
황금 삼각 지대 
이커머스 전용 창고

4. 골판지 상자의 비밀
고객 포장 경험
아마존의 탄소 발자국

5. 도시를 위협하는 배송
배송 전쟁의 진원지
무료 배송의 대가

6. 우리가 잊어버린 것들
실리콘밸리의 역행 기술
소비에 점령당한 삶

먼저 읽어 보세요

온라인 배송 시장은 지난 10년간 급속하게 성장했다. 뉴욕의 일일 택배 배송량은 2009년 36만 건 미만에서 오늘날 150만 건 이상으로 치솟았다. 배달에 사용된 포장재는 현재 미국의 연간 쓰레기 배출량의 30퍼센트를 차지하며, 종이 박스 제작에만 10억 그루의 나무가 투입된다. 전 세계 온라인 판매 수익은 2017년 3조 8000억 달러(4639조 8000억 원)에서 2024년 6조 달러(7326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디터의 밑줄

“온라인 유통 산업의 거대한 속임수는 구매한 물건이 집에 도달하는 과정을 생각하지 않게 해서 더 많은 구매를 일으키는 것이다. 상품과 배송의 여정을 분리시키는 것은 아마존의 가장 큰 성공 전략이기도 하다.”

“빠른 배송 속도를 강조한 아마존의 전략으로 다른 업체들도 배송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이는 곧 우리가 무언가를 즉각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면 소유할 가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믿게 만들었다. 마치 제품이 이동할 때 중력이나 공기 저항과 같은 자연계의 영향을 받는 물리적인 물체라는 것을 잊어버리기나 한 듯 말이다.”

“제 콩 한 캔을 사기 위해 12분을 걸어 근처 상점으로 가는 대신 한 시간 내 배송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이 절약된 시간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기회비용의 원칙은 12분 동안 수수료만큼의 가치를 생산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그러나 우리는 높은 확률로 그 시간을 인스타그램에 허비하고 만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시간을 약속하고 바로 되가져가 버린다.”

“온라인상에서 우리는 일차원적 정체성을 가지고 기능할 뿐이다. 익명화된 데이터를 제외하고는 타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만의 영역에서 물건을 소비하고 판다. 무료 배송 서비스에서 우리는 사회적 교류를 거래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

“수천 년간 인류의 발전은 이동의 용이성과 속도에 따라 결정되었다. 필요한 식량과 재화를 얻기 위해 두 다리로 걷고, 동물을 타고, 항해하며, 대륙과 하늘을 가로지르는 능력이 중요했다. 이러한 인류 발전 모델은 근 20년 만에 완전히 뒤집어졌다. 현대의 인류 발전은 과거와는 반대로 식량과 물건이 우리를 직접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편리한 가정 배송은 한때 우리가 직접 물건을 담아 집으로 가져오면서 스스로 공급망 역할을 하던 시절을 잊게 만든다. 당시에는 우리 스스로가 라스트 마일의 해결책이었다. 우리가 그 역할을 그만두면서, 공급망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되었다.”
코멘트
우리 삶 속으로 침투하고 있는 온라인 배송 시장의 거대한 음모를 고발하는 듯하다. 변화는 이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주문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배송이 시작되는 미래가 도래할 수도 있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최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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