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1일 정치
여당 대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에 이낙연 의원이 당선됐다. 29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은 60.77퍼센트의 지지를 얻었다. 김부겸 전 의원은 21.37퍼센트, 박주민 의원은 17.85퍼센트였다. 최고위원에는 김종민, 염태영, 노웅래, 신동근, 양향자 후보(득표순)가 뽑혔다.

핵심 요약: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었다. 3자 구도 속에서 과반 낙승을 거뒀다. 당 대표 임기는 2년이지만, 민주당 규정상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인 내년 3월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차기 대권 도전이 유력한 이 대표는 6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조용히 끝난 선거: 전당대회는 당의 최대 축제다. 1만 명이 넘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대형 체육관에 집결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코로나 위기로 청중도 함성도 없이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긴장감 없는 선거였다. 예상대로 이낙연 대표는 60퍼센트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 신임 대표는 국회의원(5선), 전남도지사,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 민주당 지도부는 대의원 투표 45퍼센트, 권리 당원 투표 40퍼센트, 국민 여론 조사 10퍼센트, 일반 당원 여론 조사 5퍼센트를 합산해 선출된다. 즉 열성 당원(대의원, 권리 당원)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한다.
  • 비문(非文)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를 앞지르자, 친문 표심이 ‘이낙연 대세론’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 역시 친문 후보들이 선전했다.
  • 당 대표 임기는 2년이다. 그러나 민주당 규정상 당 대표가 2022년 3월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인 내년 3월에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차기 대권 도전이 유력한 이 대표는 6개월짜리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권 너머 대권: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이낙연 대표는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 대표의 진짜 도전은 지금부터다. 내년 3월까지 당 대표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 주는지에 따라 차기 대권의 향방이 달라진다.
  •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며 현재의 국난극복위원회를 확대 재편하고,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 대표의 ‘위기 극복 리더십’이 성과를 낸다면 대선 경선에서도 자산이 될 수 있다.
  • 내년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도 대권 가도의 분수령이다. 일단 후보를 내는 문제부터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당헌에 소속 정치인의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경우 공천하지 않도록 돼 있다.
  • 역대 정권마다 집권 후반기에는 현재의 권력과 차기 권력이 충돌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현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고, 당내 기반이 취약해 대선 경선에서 친문 진영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 쉽지 않다.
  • 이 대표가 당과 정부, 청와대를 두루 살피며 ‘신중한 언행’을 하는 사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선명성’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시기를 놓고 당·정·청과 다른 입장을 내놨다.

이낙연만의 정치: 이 대표의 대권 경쟁자로 이 지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친문의 낙점을 받아 당선됐지만, 친문 직계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대선 경선에서 친문 진영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낙연만의 정치가 필요한 이유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지사에게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내줬을 때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민심이 움직인 이유를 살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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