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4일 경제
하늘에서 택배가 내려온다면
아마존이 ‘30분 배송’이라는 꿈에 성큼 다가섰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8월 31일 아마존의 배달용 드론 운항을 허가했다. 아마존은 소형 드론으로 무게 2.2킬로그램가량의 물품을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배달할 수 있게 됐다.

핵심 요약: 드론 배달 상용화를 향한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다. 아마존은 배송 테스트를 언제 어디서 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우선 미국 내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배송을 시작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30분 배송을 실현하기 위해 드론 기술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 아마존은 지난해 6월 2.27킬로그램 이하의 수화물을 30분 이내에 배달할 수 있고, 최대 24킬로미터까지 날아갈 수 있는 최신 드론 ‘프라임 에어’를 선보였다.
  • 아마존이 드론으로 모든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아마존 프라임 에어’ 계획을 발표한 건 2013년이다. 2016년 드론으로 영국에 사는 고객에게 TV셋톱박스와 팝콘 한 봉지를 13분 만에 갖다 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술 제약, 안전과 규제 문제가 겹치면서 상업용 개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승인으로 드론 배송 상용화의 문이 열렸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FAA가 48만 개가 넘는 상업용 드론 운용 규칙, 인구 밀집 지역의 배달 규정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 핵심은 안전 문제다. 아마존은 드론의 안전한 비행을 위해 인공 지능 분야에 주력한다. 아마존은 프라임 에어가 이착륙할 때 사람, 전선, 심지어 마당에 있는 작은 동물이나 빨랫줄까지 피할 수 있고, 움직이는 물체의 이동 방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아마존은 완전한 무인 물류화를 꿈꾼다. 땅 위의 자율 주행 차량이 고객 동네 근처의 물류 센터까지 택배를 운송하고, 드론이 받아 고객의 문 앞까지 정확히 배달하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아마존은 6월 미국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죽스(Zoox)를 인수했다.

라스트 마일 전쟁: 제품이 배송돼 고객에게 닿기 직전까지의 순간을 단축하려는 ‘라스트 마일’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지난해 4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윙이 첫 번째로 FAA의 상업용 드론 배달 허가를 받고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고객들은 휴지, 커피와 쿠키까지 드론으로 전달받는다. 이스라엘 자율 드론 스타트업 플라이트렉스는 미국 그랜드포크스 지역에서 드론 배송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마트에서 산 물건을 드론이 고객 집 마당에 떨어뜨려 준다.
  • 현재 세계적으로 2만 대 가량 사용되는 항공 배송용 드론은 2026년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후 도서 지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드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상용화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6월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로 편의점 물건을 드론이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빌리티 혁명의 두 얼굴: 드론 배송은 탄소 배출량과 물류 비용을 줄이는 친환경적이고 혁신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드론이 우리 머리 위를 날아다니면서 생길 수 있는 사고 위험, 사생활 침해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높아지는 기술 수준에 맞는 제도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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