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향한 여정
1화

인류가 달에 닿은 순간

달 탐사의 역사가 반 세기를 넘었다. 그동안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앞으로 얻을 것은 무엇일까.

 

1. 차세대 우주 선진국


아폴로 11호는 1969년 6월 20일 새턴-5 달로켓에 실려 케네디 우주 센터를 이륙했다. 당시 달로켓 새턴-5는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최대의 우주 발사체였다. 높이가 111미터, 1단 로켓의 직경이 10미터, 이륙할 때 중량 2941톤이었다.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의 무게가 200톤이었으니 새턴-5 달로켓은 무려 14.7배나 더 무겁다. 아폴로 11호는 1단과 2단 로켓을 이용해서 초속 7.8킬로미터의 속도로 186킬로미터의 지구 궤도에 진입했고 점검을 마친 뒤 초속 10.83킬로미터로 달로 출발했다. 그리고 3일 동안 비행해 121킬로미터의 달 궤도에 진입했다. 달 착륙을 준비 중일 때 휴스턴의 우주 본부에서는 아폴로 11호에 타고 있는 세 명의 우주인에게 달과 토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줬다. “중국의 전설에는 달에 ‘창어(嫦娥)’라는 예쁜 중국 미녀가 4000년 동안 살고 있었는데, 그녀는 자기의 남편에게서 영원히 죽지 않는 약을 훔친 죄로 달로 귀양을 갔으며, 그 미녀의 친구는 커다란 중국 토끼 한 마리인데, 그 토끼는 항상 계수나무 아래에서 뒷발을 버티고 서 있다.”고 하면서 달에 내리면 한번 찾아보라고 했다. 아폴로 11호의 세 우주인 중에서 달에 내리지 않고 사령선에 계속 남아 있을 콜린스가 “좋아요! 토끼 처녀를 눈여겨 찾아보겠다!”고 대답했다.[1]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1969년 7월 21일 오전 5시 17분 역사적인 달 착륙에 성공했다. NASA에서 ‘창어’라는 이름의 중국 미녀가 달에 살고 있다는 중국 설화를 어떻게 찾아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때 중국은 아직 첫 위성도 발사하기 전이었다. 러시아는 달에 사람을 착륙시키는 대신 1970년 무인 달 착륙선 루나 16호를 달에 착륙시킨 뒤 달의 토양 101그램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왔다.[2]

2013년 중국은 달에 무인 우주선 창어 3호를 착륙시켰고 작은 달 탐사 차량인 위투(Yutu,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옥토끼)가 달을 돌아다니며 탐사 활동을 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창어 4호를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2019년에는 무인 달 착륙선인 창어 5호가 달의 흙 1.7킬로그램을 채취해 2020년 12월 지구로 가지고 오는 데 성공하여 세계를 다시 한번 깜짝 놀라게 했다. 러시아의 루나 16호가 1970년 9월 20일 101그램의 흙을 가져온 것보다 수십 년 늦었지만, 16배나 많은 흙을 가져오는 등 최근 달 탐사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여 주고 있다.

2019년 4월 캐나다에서 개최된 국제우주학술대회에서 중국의 우주 과학자가 달 탐사 성과를 발표했다. 큰 발표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세계 각국의 많은 우주 과학자들이 참석했다. 발표가 끝나고 질문 시간에 외국과 공동으로 달 탐사를 할 계획을 물어봤는데 당분간은 중국 독자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각국이 달 탐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고 우주 선진국들은 다른 나라보다 앞서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 헬륨3, 도전, 다누리호


달의 광물 자원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조사와 탐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존재가 확인된 것은 티타늄과 헬륨3다. 달 표면에 중국 면적만 한 크기의 현무암층이 있는데 그중 20퍼센트가 희귀 금속인 티타늄을 포함하고 있는 티탄광석이다. 특히 헬륨3는 부가 가치가 아주 높은 미래의 에너지 자원이다.[3] 1969년 달에서 가져온 토양에 헬륨3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미국 위스콘신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 응용기술연구소의 제럴드 쿨친스키(Gerald Kulcinski) 소장은 ‘헬륨3’ 1톤의 가치는 50억 달러(6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4] 지금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달 탐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는 희귀 금속은 물론 미래의 에너지 자원인 헬륨3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특히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달에 약 100만 톤가량의 헬륨3가 있다고 한다. 이는 인류가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량이다. 미래 달 탐사의 핵심 목표는 바로 에너지 자원의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외국보다 많이 뒤처진 분야라고 해서 도전도 하지 않으면 그 분야의 발전은 시간이 지나도 기대할 수 없다. 우리의 항공 우주 분야에 대한 도전이 바로 그렇다. 지난 6월 21일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을 때 ‘선진국에서는 50~60년 전에 개발한 규모의 우주 발사체인데 지금 우리가 개발했다고 뭐 그리 대단한가?’라는 여론도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누리호와 다누리호의 발사 그리고 초음속 전투기 KF-21의 개발 등 모두 선진국보다 많이 늦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야의 연구는 국력 강화에 필수적이고 청소년들이 과학 기술자에 대한 꿈을 갖게 한다. 또한 후손들이 미래에 일할 새로운 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주개발선진국보다 늦더라도 도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8월 8일 달 탐사선 다누리호(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를 발사했다. 다누리호는 가로 1.82미터, 세로 2.14미터, 높이 2.29미터의 소형차 크기인데 무게는 678킬로그램이다. 중앙에 직육면체의 몸체가 있고 양쪽에 태양 전지판이 달려 있는 모양이다. 직육면체의 몸통 속에는 둥근 추진제 통이 있고 그 속에 로켓 연료가 들어 있다. 몸통 아래에는 추력기(작은 로켓) 12개가 달려 있다. 추력기 종류는 추력 30뉴턴급이 4개 그리고 추력 4.45뉴턴급이 8개다.[5] 이 추력기는 비행 궤도를 수정하고 달 궤도에 진입할 때 속도를 조절한다. 그리고 자세를 조종할 때도 사용한다. 추력기 연료를 다 소모하면 다누리의 수명도 다한다. 다누리의 수명은 달 궤도에 진입한 후 1년 정도인데 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몸통에는 달에서 관측한 자료를 지구로 보낼 때 사용하는 안테나와 6개의 탑재체가 달려 있다.
[1]
채연석, 《눈으로 보는 우주개발이야기》, 나경문화, 1995, 141쪽.
[2]
채연석, 《미래과학 교과서(우주공학)》, 김영사, 2007, 192쪽.
[3]
위키피디아 헬륨3 항목 참조
[4]
이기철, 〈달나라 자원 경쟁... 두 나라 우주 전쟁〉, 《서울신문》, 2020.5.19.
[5]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프레스킷》, 2022, 10-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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