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인간들을 예언하다 혁신의 소설가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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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정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3.11.22
리딩타임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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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쾌락에 중독된 21세기를 일찌감치 예언한 논란의 작가.
천재, 혹은 괴짜라는 오해 뒤에는 인간 개선이라는 사명에 대한 집요한 믿음이 있었다.


인류는 놀라운 발전을 쌓아왔다. 역사가 증명한다. 그리고 인류는 놀랍게도, 어리석은 불행 또한 쌓아왔다. 역사가 증명한다.

그래서일까.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그려낸 미래 세계는 소름 끼치게 행복하다. 마약과 유사한 신경안정제에 의존하는 세계, 촉감 영화에서 쾌락을 충족하는 세계. 제공된 쾌락으로 빈틈없이 통제당하는 세계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톺아보면, 섬뜩하리만치 유사하다. 우리는 어쩌면, 1930년대에 창조된 디스토피아에 스스로를 가두어 둔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헉슬리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 인간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의 지고지순한 낙관을 이해하고 나면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도 희망의 실마리가 보인다. 우리는 어쩌면, 《멋진 신세계》를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14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BOOK JOURNALISM × 지식의 지평
북저널리즘이 대우재단 〈지식의 지평〉의 글을 소개합니다. 지식의 지평(知平)은 융복합의 시대, 학문적 소통을 선도하는 학술 종합 웹진입니다. 학문의 경계를 넘어 한국과 세계를 살피고 미래를 가늠할 지혜와 안목을 모색합니다.
저자 소개
이미정은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글로벌 모더니즘과 현대 영국 소설의 지정학적 미학에 대한 논문으로 2020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21세기 영국과 영어권 소설에 대해 강의하고 연구한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조교수이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인간은 양서류와 마찬가지로
2. 21세기의 《멋진 신세계》
3. 1930년대의 맥락으로 읽어보면
4. 올더스 헉슬리의 마지막 챕터


에디터의 밑줄

“그는 인간에게 주어진 본성 안에 무수히 많은 잠재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그런 ‘자연’을 인공적, 사회적 규범과 관습이 저지한다고 생각했다. 1957년에 형 줄리언에게 보낸 편지에서 올더스는 대부분의 인간이 “능력의 약 20퍼센트만 발휘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인간 잠재력(human potentialities)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몸과 정신을 개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사유의 기저에는 인간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런 삶을 지속 가능케 할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집요한 믿음이 있었다.”

“그는 근대 영국의 황금기였던 빅토리아조(1837-1901)가 저물어 가는 1894년, 런던 근교의 서리주에서 명망 있는 헉슬리 가문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다윈의 개’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진화론을 열렬히 옹호했던 저명한 과학자 T. H. 헉슬리가 할아버지였고,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역임한 형 줄리언 헉슬리는 과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생물학자였으며, 이복형제 앤드루 헉슬리는 노벨상을 받은 생리학자였다.”

“헉슬리에 대한 평가는 늘 극단적으로 나뉘었으며 출판한 작품의 거의 모든 내용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9세기적 보수성을 재치 있게 타파한 신세대적 지성의 선도자이자 20세기 초 현대 시대정신의 해방자로 칭송받는 동시에, 비도덕적이고 퇴폐적인 자유사상가, 잘난 척하는 불손한 풍자가, 심지어는 무책임한 인간 혐오자라고까지 비난받았다.”

“야만인 존의 울림 있는 항거는 우리가 기술과 과학의 발전 덕에 누리는 편리와 안락의 이면에 마모되어 가고 있는 인간성의 위기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인간에게 잠재된 더 많은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헉슬리의 작품세계와 사상을 관통하는 믿음은 우리가 21세기에도 그의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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