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직 시대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직장이 아닌 나를 찾는 이직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불확실함을 즐기지 않는 세대다. 물건을 하나 사는 데도 MZ세대 소비자는 제품과 가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매주 평균 한 시간 이상을 썼다. 지금이 너무 불안한 시대라서 그렇다. 생애주기는 흔들리고 인플레이션은 치솟는다. 당장 내일의 일도 예상하기 쉽지 않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서 믿을 수 있는 건 자신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미래다. 그래서 이직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나를 믿고 택할 수 있는, 가장 효용성이 높은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건 여전하다. 이직이라는 것 자체가 타인과 공유하기 껄끄러운 주제라 그렇다. 하루 여덟 시간, 일주일에 5일을 같이 보내는 같은 회사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는 어렵다. 퇴근 후 시간을 써서 같은 상황의 다른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직은 아직 ‘알아서 잘해야 하는 일’로 남겨져 있다. 가격과 제품 정보가 모두 주어진 지금의 상황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불안한 시대의 불안한 이직이다. 《대이직 시대》는 불확실함의 불안함에서 탈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시작한 책이다. 책에서는 누가 이직을 바라는지, 이직자를 받아들이는 이들의 마음은 어떤지, 똑똑한 이직 방법은 무엇인지를 데이터를 통해 살핀다.

이직의 당사자가 아닌 이직자를 잡고자 하는 조직 입장에서도 이직의 물살을 살피는 일은 중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대이직 시대의 중심축인 MZ세대를 바라봐야 한다. 지금의 직장인은 평생직장에서 정년과 승진을 바라보던 과거의 직장인과 다르다. MZ세대는 자신의 지향과 회사의 목표를 중시하고, 승진을 바라지 않는다. 복지와 조직 문화도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한 기준 중 하나다. 이런 MZ세대의 달라진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대이직 시대에서 점차 뒤처질 수밖에 없다. 미래의 인재는 빠르게 잡아야 한다.

분석의 끝에는 조용한 변화가 눈에 띈다. 이직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뿐 아니라 이직자 자신의 태도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대이직 시대의 이직은 단순히 이전의 회사를 떠난다는 결단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바를 더욱 정확히 찾아 나가는, 미세 조정의 과정에 가깝다. 지금의 MZ세대는 번아웃 세대라 불릴 정도다. 바쁘고 빠르게, 열심히 뛰어다닌다. 그만큼 이직에도 수많은 욕망이 엮여 있을 수밖에 없다. 욕망의 차원을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면, 이직은 ‘직장을 옮기는 것’만이 아닌 ‘자연스러운 자기 찾기’의 과정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건 이직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김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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