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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가 녹는 소리 - 2화
2년 전
로섬; ‘이곳 생태계는 무언가 망가졌습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남극에는 아직까지 인간이 거의 방문하지 않은 섬이 남아 있다. 너무 작거나, 너무 평범하거나, 너무 멀리 있거나, 폭풍우가 너무 심한 곳이 주로 그렇다. 다음날 우리가 향한 목적지는 로섬(Low Island)이었는데, 이런 모든 조건에 들어맞는 곳이다. 사우스셰틀랜드 제도의 최서남단에 있는 이 섬의 길이는 9마일(15킬로미터)에 너비는 5마일(8킬로미터)이다. 섬은 남위 60도에서 70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바람과 파도가 몰아치는 걸로 악명이 높아서 ‘슈리킹 식스티즈(Shrieking Sixties, 비명을 지르는 60대)’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뉴 룰스 - 3화
2년 전
일하는 여성이 보편화된 시대지만,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여겨진다. 많은 여성들에게 커리어의 변곡점은 결혼과 출산, 육아와 함께 온다. 여성들은 일과 육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곤 한다. 2020년 상반기 기혼 여성 중 경력 단절 상태에 있는 경우는 17.6퍼센트에 달했다. 일하는 여성들도 자녀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한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는 여성들의 95퍼센트는 퇴사를 고민한 경험이 있었다. 그럼에도 현 직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가 75퍼센트에 달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일을 지속하고,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중...
우주의 테슬라, 스페이스X - 완결
2년 전
로켓 사업을 혁신한 스페이스X는 이제 통신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 {} 올라간 것은 내려오게 돼 있다. 일론 머스크가 열렬히 옹호했던 비트코인이 확실히 여기에 해당한다. 비트코인은 지난 2월 테슬라가 15억 달러(1조 70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가치가 급등했지만, 5월 12일 테슬라가 자사 차량 결제에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가치가 폭락했다. 테슬라의 CEO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화석 연료가 많이 쓰이는 것을 걱정한다. 5월 5일에는 더 우아한 일이 있었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Starship)’ 시제품이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서 발사돼 10킬로미터 상공까지...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 - 2화
3년 전
코로나 판데믹의 무풍지대 세계가 차례로 제3차 대유행에 접어들던 무렵인 작년 10월 31일 타이베이 도심은 무지개 깃발을 든 인파로 출렁였다. 성 소수자들의 축제인 LGBT 프라이드 퍼레이드였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행사의 참가자는 20만 명에 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1] 대만은 앞서 이야기했듯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유교 문화권인 나라에서 이런 축제가 자유롭고 성대하게 열릴 수 있다는 것도 외부의 시선을 끄는 일이었지만 올해는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세계 전역이 코로나19로 옥외 집회와 행사가 봉쇄된 상황에서 이곳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대규모 군중 행사가 열렸다는 사실...
판데믹 이후의 생체 의학 - 2화
3년 전
코로나19 백신은 RNA 치료법의 힘을 세상에 알렸다. 그리고 이 분자는 더욱 많은 비책을 감추고 있다. {} 분자생물학은 인기를 겨루는 무대가 아니다. 그러나 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당파성을 보였을 것이다. 진화생물학자들은 DNA에 단체로 충성을 맹세했을 것이다. 규칙성을 갖춘 나선 안에 포함된 염기 서열에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들의 이야기가 맞물려 있다. 반면에 보다 실용적인 성향의 약리학자들은 단백질에 투표할 것이다. 단백질은 염기 서열이 아니라 형태가 중요하다. 그것의 복잡성, 불규칙한 모양, 그들이 변화하는 방식들이 세포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생물학적 작용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디지털 탐구 생활 - 1화
3년 전
진짜 디지털 원주민은 다르다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어른들을 보며 성장했다. 조금 더 컸을 때는 직접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유튜브 콘텐츠를 봤다.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개인 스마트폰을 가졌다.’ 10대들의 성장 과정은 이랬다. 지금 우리나라의 10대들은 문자 그대로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둘러싸여 있었던 디지털 네이티브다. 하지만 이들은 모호한 기준으로 분류되고 있다. 흔히 10대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Z세대는 통상 1996년~2012년 무렵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만 8살 초등학생과 24살 대학교 졸업반이 같은 세대에 속한다. 10대는 그 중간 어디쯤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 ...
산업 대전환 - 3화
3년 전
회복을 넘어 전환으로 코로나 판데믹 이후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는 과정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초래된 경기 침체를 벗어날 때와는 다르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는 적자와 유동성 부족에 빠진 기업들에게 강력한 구조 조정을 조건으로 구제 금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침체를 극복했다.[1] 기존 제조업을 회생시키는 것이었을 뿐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2011년 이후 경기가 지속적으로 둔화돼 온 이유다. 판데믹으로 침체된 경기는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GVC가 붕괴되어 생산 체계가 정지되고, 지역이 폐쇄되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돼 소비가 줄어들었다. 또한 대규모 지원금이 이미 투입되어...
코로나는 기회다 - 1화
3년 전
두려움 속 변화의 가능성 재난은 갑자기 시작되고, 절대 완전히 끝나지 않는 법이다. 다가올 미래는 여러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코로나19 발병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제와 우선순위, 세상을 향한 인식은 올해 초와 다를 수밖에 없다. 구체적 면들을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GE와 포드(Ford) 같은 기업들은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개편했다. 사람들은 보호 장비를 차지하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북적이던 도시의 거리는 조용하고 텅 비었으며, 경제는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멈춰서면 안 됐던 것들이 멈췄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 가령 노동자 권리와 혜택이 늘어나고, 수감자가 석방...
디자인 싱킹 - 2화
3년 전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첫 단계는 공감하기다.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용할 미래의 사용자를 만나 그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하는 고객 조사를 진행하는 이유다. 물론 고객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객 조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객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를 대표하는 사람은 자동차 회사 포드의 창립자 헨리 포드(Henry Ford)와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이고, 후자를 대표하는 사람은 디자인 싱킹 방법론을 만든 아이데오의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와 팀 브라운(Tim Brown)이다. 헨리 포드는...
불가능은 이미 일어났다 - 완결
3년 전
죽음을 자각하고 삶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며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 {} 재난은 갑자기 시작되고, 절대 완전히 끝나지 않는 법이다. 다가올 미래는 여러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코로나19 발병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제와 우선순위, 세상을 향한 인식은 올해 초와 다를 수밖에 없다. 구체적 면들을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GE와 포드(Ford) 같은 기업들은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개편했다. 사람들은 보호 장비를 차지하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북적이던 도시의 거리는 조용하고 텅 비었으며, 경제는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멈춰서면 안 됐던 것들이 멈췄다. 불가능하다고 ...
푸틴이 두려워하는 것 - 2화
3년 전
러시아 통치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건들 {} 권위주의적 안정성의 모델이었던 러시아 서쪽 나라 벨라루스가 격동하고 있다. 지난 8월 9일 벨라루스 시민들은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가 다시 한 번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는 공식 발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러시아 극동 지역 거리에서는 7월부터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크렘린의 축복 없이 당선된 하바롭스크 지역의 주지사가 모스크바의 명령으로 체포된 뒤, 2000년대 초에 저지른 살인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카리스마 있는 반정부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시위는 희망의 조짐이었다. 그는 오는 9월 지방 선거에서 러시아 정권에 대한 확실한 공격을 ...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 5화
3년 전
올바르지 않다, 공정하지 않다 1998년 7월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최초로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뮬란〉이 개봉했다. 내용은 중국 설화에 기반한 것으로, 훈족의 침입에 대항해 중국 여성인 뮬란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남장을 해 참전하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영웅으로 대접받는다는 스토리다. 국내에서도 상당히 흥행했고 필자 역시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상당히 불편한 지점들이 있었다. 중간에 나오는 여성들의 과장된 전통 화장이 중국이 아닌 일본식 화장법과 유사해 보인다는 점, 중국인들이 ‘아이고 조상님(my ancestor)’을 습관처럼 말하는 것으로 묘사된다는 점 등이었다. 중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별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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