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 당근마켓이 올해 안에 캐롯 100개를 채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캐롯(Karrot)이 뭐냐고요? 당근마켓의 글로벌 서비스 이름입니다. 일본, 영국 등 해외 서비스 거점을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그 기반에는 탄탄한 국내 성장세가 있습니다. 현재 당근마켓의 국내 사용자 수는 지난달 16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4분의 1이 쓰는 동네 커뮤니티임을 감안한다면, 또다른 지역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중고 거래부터 생활 정보까지 '동네'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당근마켓이 전 지구적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커뮤니티 열풍은 우리나라 얘기만이 아닙니다. 당근마켓이 벤치마킹한 크레이그리스트(Craiglist)가 원조 격입니다. 1995년 미국에서 시작해 개인 중고 물품 판매는 물론 이벤트, 토론 등의 지역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원조가 크레이그리스트였다면 대세는 넥스트도어(NextDoor)입니다. 넥스트도어는 2011년 미국에서 시작한 지역 기반 소셜 미디어입니다. 현재 11개국에서 2700만 여 명의 주간 사용자를 확보했고, 미국에선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넥스트도어 사용자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넥스트도어를 두고 ‘미국판 당근마켓’이라 부르는 걸 들으면 누군가 웃을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당근마켓이 ‘한국판 넥스트도어’인 셈이니까요. 넥스트도어든 당근마켓이든, 공통적으로 파고드는 시장이 있습니다. ‘하이퍼로컬(hyperlocal)’입니다. 하이퍼로컬은 기존의 ‘로컬(local)’보다 정교한 개념으로, 더욱 좁고 개인화된 생활권을 뜻합니다. 비슷한 단어로 ‘슬세권(슬리퍼 신고 다닐 수 있는 편한 지역)’이란 귀여운 신조어도 생겼죠. 로컬의 심화, 하이퍼로컬은 2020년대의 꽤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인가 봅니다. 옛날엔 없어서 가입을 못했지만, 이젠 다들 온갖 동네 정보를 내세우며 우리 플랫폼에 가입해 달라니 말입니다. 하지만 ‘동네 생활’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요? 플랫폼 회사들이 정해주는 ‘동네’ 말고, 내가 생각하는 진짜 나의 동네요. 누군가에겐 지금 사는 아파트 단지일 수 있고, 누구에겐 어린 시절이 깃든 골목일 수 있고, 누구에겐 내가 걸어서 갈 수 있는 모든 곳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웃은 어디까지고, 내가 수고롭게 물건을 사러갈 수 있는 곳은 어디까지며, 나는 얼마나 먼 지역의 사정까지 내 일처럼 공감할 수 있을까요. 당신, 어디까지가 당근이세요? 데일리〈
어디까지 당근이세요?〉의 저자 이다혜 에디터가 당근마켓의 비즈니스 전략과 동네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는 당근의 비전을 분석합니다.
생명 연장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