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투자, 투자의 미래
7화

변화에 투자하라

성공적인 국내외 소셜 엔터프라이즈의 사례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임팩트 투자라는 관점에서 이뤄진 분석은 드물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는 보통 수익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다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사회적 가치와 시장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은 필자가 몸담고 있는 아크 임팩트 자산 운용이 투자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혁신을 통해 높은 수익률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동시에 투자의 성공에도 혁신의 가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

 

낙후된 지역 공동체 재생; 필라델피아 노스 켄싱턴


도시 재생은 저개발국이나 신흥국보다 선진국에서 더 중요한 문제다. 도시 재생은 도심 공동화로 슬럼이 되고 있는 도시를 재정비하여 첨단 산업 단지 또는 예술인·소상공인 거리를 조성하거나, 건축물을 리모델링하고 경관을 복원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도시를 활성화하는 사업을 말한다. 급속한 도시 확장으로 인한 도심 공동화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개발이 진행된 선진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 재생을 하드웨어의 재생이라고 한다면, 공동체 재생은 소프트웨어를 살리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아크 임팩트 글로벌 사모 펀드는 600만 달러(68억 원)의 자금을 미국 필라델피아 노스 켄싱턴(North Kensington)의 지역 공동체 재생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필라델피아는 최근 도시 재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노스 켄싱턴은 아직 도시 재생의 영향권에 포함되지 못한,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시청에서 전철로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지역이지만 여전히 마약, 범죄, 실업 등의 사회·경제적 문제가 심각해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스 켄싱턴의 빈곤율은 필라델피아 평균의 다섯 배에 달한다. 실업률 역시 도시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2013년 기준으로 비어 있는 건물 수는 1241개나 된다.

사회적 부동산 개발업자(social developer)인 시프트 캐피털(Shift Capital)이 공동체 재생 프로젝트 대상으로 이 지역을 선정한 것은 사회적 임팩트 측면이나 상업적 측면에서 전략적인 결정이었다. 이 지역이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과 오랫동안 방치되어 온 산업 및 상업 부동산의 가격 수준을 감안할 때 지역 공동체 재생이 만들어 낼 사회적, 재무적 가치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지역 사정에 밝은 부동산 개발 전문가들과 임팩트 투자 기관에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경험이 있는 리더들, 지역 비영리 기구 관계자들이 협력해 노스 켄싱턴 공동체 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 팀의 목표는 명확하다. 노스 켄싱턴 지역의 사회 경제적 인프라가 정비된다면 필라델피아 도시 재생의 흐름을 낙후 지역에도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선 전철역 인근의 방치된 공장 건물을 선별해 매입하기 시작했다. 매입한 건물들은 예술 구역, 의료 바이오 구역 등으로 묶어 공간을 재생한 뒤 넓은 공간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건물 재생 공사와 유지 관리에는 지역 공동체 인력을 고용하고 건물 주변 정비, 방범 CCTV 설치 등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동시에 지역의 소규모 창업가 발굴과 지원을 위한 켄싱턴 소상공인 창업 대회를 필라델피아 시 정부, 지역 공동체 개발 조직과 함께 개최해 창업 아이디어 아홉 개를 선정했다. 각각의 팀에게는 시프트 캐피털이 지원하는 창업 지원 자금 1만 달러(1126만 원), 12개월간의 건물 무상 임대 혜택과 함께 시 정부가 제공하는 보안 카메라, 간판 개설 비용 3500달러(394만 원)가 지급됐다. 지역 공동체 개발 조직은 사업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 사업의 혁신 원천은 프로젝트팀의 지역 이해와 지역 시민 단체들의 긴밀한 협력 관계였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방치되었던 산업 및 상업 부동산 재생과 지역 상공인, 예술가, 유망 임차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안정적인 임대 공간 제공이다. 매입한 부동산들의 재생 공사가 마무리되고 공간 임대가 본격화하면 임대료 수입으로 연 7퍼센트의 투자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 배당률은 임대율 상승에 따라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지역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7년 후 부동산 매각을 통해 투자 자금을 회수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쟁점이 발생한다. 새로운 소유주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올려 입주 소상공인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지역을 살리고 지역 공동체를 되살리겠다는 프로젝트의 목적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팀이 합의한 방법은 비영리 트러스트를 설립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점의 시장 가격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영리 트러스트를 통해 매입 이후에 적정 임대료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역 공동체를 보전할 수 있다. 지역 공동체 재생, 적정 임대료 유지, 민간 투자자의 경쟁력 확보를 함께 성취하는 방법이다.

아크 임팩트 글로벌 펀드가 이 프로젝트에서 기대하고 있는 내부 투자 수익률(Internal Rate of Return·IRR)은 부동산 매각 차익을 포함해 연 20퍼센트다.

 

인도 슬럼의 혁신적 개발 모델; 뭄바이 슬럼 재개발


뭄바이는 인도 서북쪽 마하라슈트라주의 주도로, 아라비아해에 면한 작은 섬이다. 크기는 인도 총면적의 0.02퍼센트이지만 인도 국내 총생산GDP의 6퍼센트, 세입의 33퍼센트, 산업 생산량의 25퍼센트를 차지하는 인도 금융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 도시다. 서울과 거의 같은 면적에 20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그중 절반인 1000만 명이 도시 곳곳에 산재한 슬럼 지역에서 산다. 슬럼 지역 대부분은 개인 소유가 아닌 시 정부 소유지로,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하나둘 판잣집을 지으면서 슬럼을 형성한 것이다. 좁은 땅에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슬럼 지역의 주택들은 보통 2층 이하다. 1000만 명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집들이 얼마나 촘촘하게 들어서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슬럼 지역에서는 거주자 100명당 화장실 하나를 쓰고 있을 정도로 삶의 질이 열악하다.

그런 환경에서도 뭄바이의 부동산 가격은 전 세계 아홉 번째로 비싸다. 중국 상하이의 두 배, 일본 도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인구 밀도, 주변으로 확장이 불가능한 섬이라는 조건, 거기에다 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슬럼이 뭄바이의 구조적인 주택 공급 부족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선의 방법은 슬럼 재개발이지만 뭄바이 시 정부로서는 엄청난 개발 자금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시 정부와 주민, 부동산 개발 업체와 함께 이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문제다. 재개발을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오랜 점유 기간과 경제 수준을 감안하면 슬럼 주민들에게 주택을 거의 무상으로 공급해야 한다. 둘째, 슬럼 주민 협의회의 재개발 동의를 얻어야 한다. 셋째, 건축 기간 동안 슬럼 주민들이 주변 지역으로 이동, 거주할 비용이 제공되어야 한다. 넷째, 주민들을 위한 공사 기간 거주 비용과 적정 주택을 무상 제공하고도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슬럼 주민에게 제공할 주택의 문제를 보자. 주민들은 오랜 슬럼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판잣집보다 훨씬 나은 서민 아파트를 지어 주겠다면서 비용을 부담하라고 하면 시세보다 아무리 싸게 주겠다고 해도 거부할 것이다. 어떻게든 돈을 빌려 구입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소액의 차익을 실현하고 매각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뉴타운 재개발처럼 말이다. 주민들이 떠나지 않게 하려면 거의 무상의 적정 주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무상으로 주택을 공급하되 10년간 매각이나 임대를 금지하는 단서를 붙이는 방법이 제안되었다. 부부 등 가족 단위로 주택을 공동 소유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무엇보다 인도는 정책 집행을 명분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행정력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확립되어 있는 인도에서 주민의 의견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슬럼 재개발은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주민의 요구를 가장 잘 실행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부동산 개발 업체를 선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우선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주택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조합원 총회에서 70퍼센트 이상이 찬성한 개발 업체만 뭄바이시의 개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재개발 기간 동안 주민들의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부동산 개발 업체가 인근의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연대해 새로운 주거지를 소개하고 이사와 거주 비용을 제공해야 한다.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투자 수익률을 내는 일은 설계 과정부터 반영되어야 한다. 민간 투자 자금을 유치하려면 주민들의 이사 및 퇴거, 거주 자금, 주택 건설 등의 비용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수익성을 제시해야 한다. 뭄바이 슬럼 재개발 사업은 전체 개발 지역의 절반을 주민들이 거주할 서민 고층 아파트 타운으로 만들고, 나머지 절반은 일반 매각을 위한 고급 아파트를 건축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일반적인 부동산 개발 사업과는 달리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를 상당 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토지 매입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투자 수익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다.

이러한 솔루션은 뭄바이 시 정부의 슬럼재개발국이 지난 20여 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구조화한 모델이다. 슬럼에서 적정 주택으로 삶의 질이 향상된 주민들과 세금을 들이지 않고 지역 주민의 삶을 개선한 뭄바이 시 정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도시 차원에서는 주택 총량이 증가하면서 위생, 인프라의 개선과 함께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크 임팩트 자산 운용은 GIIN의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를 통해서 뭄바이 슬럼 재개발 사업에 200만 달러(22억 5000만 원) 투자를 결정했다. 뭄바이 현지에서 만난 부동산 개발 업체는 슬럼 재개발 사업에 특화된 업체로 지역 주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주민들과의 마찰을 줄이면서 퇴거를 진행하고 공사 준비 기간을 단축하는 일은 재개발 사업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최근에는 건축 기술의 향상으로 건설 기간이 단축된 데다 뭄바이 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간소화된 개발 승인 과정으로 프로젝트 기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었다. 기간 단축은 금융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투자 수익률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정부·민간 파트너십, 부동산 개발 업체와 지역 주민의 친밀한 관계가 뭄바이 슬럼 재개발의 혁신으로 작용하고 있다. 7년 예정의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 기대되는 내부 투자 수익률은 연 20퍼센트다.

 

시장을 만드는 혁신; 아프리카 태양광 에너지 공급


전 세계에서 하루 2.5달러(2815원)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은 약 27억 명에 달한다. 세계 인구 75억 명의 35퍼센트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 소득 3000달러(338만 원) 미만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전 세계의 70퍼센트에 해당하는 52억 명으로 불어난다.

빈곤층은 인간다운 삶에 필수적인 기초 소비재, 에너지, 의료, 교육, 금융 분야에서 소외되어 있다. 그럼에도 빈곤층은 기부나 원조의 대상이었을 뿐, 비즈니스의 대상은 아니었다. 경제력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고, 빈곤층의 시장 소외는 점점 심각해졌다.[1]

그러나 최근에는 빈곤층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의 통신사 보다폰(Bodafone)이 케냐의 최빈곤층에게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15달러(1만 7000원)짜리 휴대폰을 판매한 지 10년 만인 지난 2010년 아프리카 인구의 55퍼센트인 5억 명이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었다. 모바일 통신 시장이 확장되면서 소액 대출 산업이 성장했다. 모바일 소액 결제 시스템은 거래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였고, 가구별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은 사용자의 신용 위험을 측정할 수 있게 했다.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빈곤층은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크 임팩트 글로벌 사모 펀드가 400만 달러(45억 원)를 투자한 빈곤층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임팩트 창출과 재무적 수익 창출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 세계에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인구 10억 명 가운데 6억 3000만 명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등유나 자동차 배터리로 조명을 켜는 가구가 많다. 등유는 연소 가스로 인해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고, 배터리는 자전거에 싣고 읍내 사설 충전소까지 가서 충전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동, 충전 등의 비용을 합하면 가구당 매달 14달러(1만 5764원) 정도를 쓴다. 이를 에너지 비용 기준으로 산정하면 이 지역의 잠재 전력 시장 규모는 약 194억 달러(21조 8444억 원)에 달한다.

만약 같은 비용으로 태양광 발전기를 쓸 수 있다면 삶의 질이 대폭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빈곤층 가구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발전기 가격을 낮추고 할부 수금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태양광 발전기가 최근 아프리카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르완다 농촌 지역의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세 명의 젊은 공학도들이 개발한 가정용 소형 태양광 발전기는 2010년 BBOX라는 기업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2014년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해 사용량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 제품을 출시했다. 사업 시장은 르완다에서 케냐, 콩고, 토고로 확장됐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성능이 우수한 스마트 태양광 발전기의 저비용 생산,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접목한 빅데이터 분석, 그리고 유통 채널의 확보라는 제조, 데이터, 유통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신재생 에너지 플랫폼이다. 르완다와 케냐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모델을 아프리카의 각 지역에 확산, 복제해 2020년까지 2000만 명에게 태양광 에너지를 보급할 계획이다.

위험한 등유와 불편한 자동차 배터리 충전에 들어가는 비용과 동일한 비용으로 태양광 발전기를 소유하고 관리 서비스를 받는 일은 사용자 대상의 규모를 고려할 때 사회적, 환경적으로 엄청난 임팩트를 일으킬 수 있다. 동시에 기술 개발과 투자에 따른 수익도 높다. 지역 환경에 최적화된 태양광 발전 시스템 디자인과 제품 표준화를 통한 생산 비용 절감,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스마트 미터링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 모바일 결제 기술을 활용한 제품 보급 및 운영 관리 서비스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인다. 제조, 데이터, 기술, 유통 채널을 한데 묶은 플랫폼 전체의 매각이 이뤄지면 상당한 이익을 거두고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아프리카 농촌 지역의 소득이 점진적으로 증대함에 따라 TV, 소형 냉장고와 같은 전자 제품과 LPG 공급망, 인터넷 같은 유틸리티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고,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전기 인프라가 깔려 있다고는 하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도시 지역에는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곳이 매우 많다. 이러한 도시의 거주민들에게도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보급한다면 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5~7년 후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 기대되는 내부 투자 수익률은 연 25퍼센트다.

 

소셜 벤처를 키우다; 뉴욕의 혁신 스타트업 육성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로 꼽히는 기관은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와 테크스타스(Techstars)다. 이들 기관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들을 선발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키워 내고 유망 스타트업들을 추려 시드 머니를 투자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뉴욕에서는 ERA(Entrepreneurs Roundtable Accelerator)라는 혁신 벤처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 기관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일은 그 자체로 사회적인 임팩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유망 스타트업들 중에서 소셜 벤처로서의 성격이 뚜렷한 기업들에 주목한다면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투자가 가능하다.

아크 임팩트 글로벌 사모 펀드는 테크스타스, ERA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 및 소셜 벤처 육성과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ERA는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4개월 과정으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 세션마다 열 곳 내외의 스타트업을 선정하는데, 이때 ERA 펀드에서 각 스타트업의 보통주 8퍼센트 지분을 취득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1억 1262만 원)의 공간, 설비, 서비스를 지원하는 초기 투자를 한다.

ERA는 300명 이상의 멘토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이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경험이 많은 창업가, 산업 전문가, 직능별 전문가, 대기업 임원, 투자자로 이뤄져 있다. 스타트업들의 핵심적인 사업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일대일 워크숍을 진행하는데, 제품을 시장에 최적화시키는 작업부터 제품 개발, 마케팅, 판매,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멘토링을 제공한다. 이들 중에서 각 스타트업에 배정되는 전문 멘토(lead mentors)는 스타트업의 성장세를 파악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매주 1회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미팅을 한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에게는 무상의 공동 작업 공간, 법률·회계 컨설팅, 은행 서비스, 소프트웨어 및 웹 호스팅 등이 제공된다. 4개월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투자자들에게 사업을 소개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데모데이(demoday)가 열린다.

ERA의 네트워크는 귀중한 자산이자 혁신의 원천이다. 벤처 캐피털 여섯 곳의 파트너들인 ERA 경영진이 보유한 인맥과 300명 이상의 멘토들, 50개의 기업 파트너들, 데모데이에 참석하는 2000명 이상의 투자자들은 모두 혁신을 만들어 내는 귀중한 자산이다. 지금까지 ERA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스타트업들과 창업자들 역시 포트폴리오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ERA는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동시에 스타트업 펀드 매니저다. 2011년 이후 총 113개의 스타트업 육성 투자를 했고, 최근 여섯 번째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ERA는 스타트업 단계를 지나 성장 자금이 필요한 벤처들을 위한 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ERA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ERA 프로그램 졸업 벤처들에 대한 지분 취득 권리를 활용할 뿐 아니라, 뉴욕 전역의 ERA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 벤처를 찾는다. 육성한 벤처들 가운데에서 후속 투자 대상을 발굴하는 동시에 ERA의 네트워크에서 잠재 투자 대상 벤처를 발굴하여 딜 소싱(deal sourcing)을 하는 투자도 병행한다.

스타트업 육성 분야의 강자인 테크스타스의 프로그램에서 선발되는 스타트업 가운데 소셜 벤처로 분류될 수 있는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테크스타스 관계자는 전체 프로그램 선발 기업들 중 약 25퍼센트가 소셜 벤처라고 말한다. 테크스타스는 2018년 6월 업계 최초로 소셜 벤처 특화 육성 프로그램인 테크스타스 임팩트 프로그램(Techstars Impact Program)을 출범시켰다.

5~7년 후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 기대되는 내부 투자 수익률은 연 25퍼센트다.

*7화에 실린 투자 사례의 내부 수익률은 투자 대상의 제안에 근거한 것입니다.
[1]
C. K. Prahalad, 《The Fortun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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