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파이닝 REDEFINING
4화

리멤버, 명함은 커리어다

명함 관리의 대안을 제시하다


2013년 7월에 설립된 드라마앤컴퍼니는 2014년 1월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를 론칭하며 현재까지 3억 장 이상의 누적 명함을 보유한 국내 1위 명함 관리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초기에 경쟁 서비스들이 분명 존재했으나, 문자 인식 기술의 한계로 명함 입력의 정확도가 낮고 여러 번 수정해야 하는 불편함에 시장의 선도자가 나타나기 어려웠다. 이에 반해 리멤버 서비스는 명함 입력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초창기 약 1500명의 타이피스트(typist)를 고용해 수기로 명함 정보를 입력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사람들은 쌓이는 명함을 관리하지 못해 적절한 대안을 계속 기다려왔기에 입력 정확도만 높다면 리멤버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초기에는 완전히 수기로 하나하나 입력되던 명함들은, 이후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광학식 문자 판독 장치)을 도입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입력됐다. OCR이 채우지 못하는 것을 사람이 수기로 입력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현재는 95퍼센트의 명함이 자동으로 입력되고 있으며 명함의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또한 줄었다.

리멤버를 한 번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은 계속해서 이용하게 된다. 이직할 때마다 새 직장의 명함을 리멤버에 새롭게 입력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이용자는 리멤버를 이용하는 내내 본인의 커리어 패스를 리멤버 내에 쌓는 셈이 된다.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의 책상 ©사진: SBS
리멤버는 ‘경력직 스카우트 서비스’도 론칭했는데 이 서비스는 헤드헌터가 경력직을 쉽게 채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2년 9월 기준으로 누적 300만 건이 넘는 스카우트 제안이 리멤버에서 오갔으며, 현재도 이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국내 분야별 전문가들이 데일리 경제・경영 콘텐츠를 제공하는 ‘리멤버 나우’, 직장인들이 고민과 지식을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든 ‘리멤버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리멤버가 명함에서 커리어 시장으로 나아가기까지의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수많은 명합 앱 사이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취해 시장을 제패할 수 있었는지, 리멤버를 운영하는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에게 물었다.

 

혁신을 위한 무모한 도전


명함에서 시작해 커리어 시장까지 진출했다. 명함에서 어떻게 혁신을 봤나.

혁신을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에서 만들어 낼 것인지 아니면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을 옮기면서 시작할 것인지의 선택지에서 전자는 쉽지 않다고 봤다. 첫째로, 아예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는 이미 시도해 봤다. 그랬더니 갑자기 생긴 이 새로운 공간에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 사용하는 그림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미 오프라인에서 익숙하게 쓰던 무언가의 매개체를 잡고 그것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게 더 현실성 있는 시도가 아니겠냐는 생각에 도달했다. 명함이라는 건 매우 작지만 어찌 보면 비즈니스 신분증과 같지 않나. 이걸 온라인 플랫폼화만 시킬 수 있다면 혁신의 출발점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 ©사진: SBS
리멤버가 처음 시작할 때 이미 명함 앱은 많지 않았나. 차별화가 어려웠을 텐데.

당시에 한 20개 넘는 명함 앱들이 있었는데 개수만 많았지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낮았다. 설문 조사를 해보니 명함 관리 앱을 쓰는 사람 중 만족하며 서비스를 계속 쓰는 비율은 1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더라. 90퍼센트는 지금은 해당 서비스를 계속 쓰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왜 그런지 여쭤보니, 편의를 위해 명함 앱을 써서 명함 사진을 찍었는데 정확하게 입력이 안 되니 결국 일일이 확인하고 수정하는 그 번거로움 때문에 지금은 안 쓴다는 것이다. 명함 앱은 많지만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는 없다는 점에서 기회가 있다고 봤다.

초기에 타이피스트 1500명을 고용해서 다 타이핑했다고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모한 도전인데 가성비가 감당이 됐나?

가성비는 당연히 심하게 안 나왔다. 거의 비효율의 극치라고 볼 수 있지만 효율이 좀 덜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고객을 놀라게 만들 수 있는가가 우리에겐 중요했다. 명함이라는 게 정확하게 인식이 안 되면 전화가 잘못 가고, 이메일이 잘못 가고 하는 문제가 된다. 그래서 엄청나게 정확해야 했다. 기술의 한계가 거기까지라면, 나머지를 정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를 고민했던 것 같다.

방식이 궁금하다. 이용자가 명함을 찍으면 그걸 보고 있다가 치는 건가? 아니면 명함을 갖다 주면 그걸 치는 건가?

사용자들이 앱에서 명함을 촬영해 놓으면 그게 우리 서버에 올라온다. 그 이미지를 보고 타이핑하는 방식이었다.

계속 그렇게 할 순 없었을 테니 뭔가 기술 개발을 했을 텐데 그것이 광학식 문자 판독 장치인가?

그렇다. 물론 처음에 사람이 입력하는 방식은 매우 정확하기에 이용자들이 매우 좋아할 수 있는 포인트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기술로 자동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냥 기술 연구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정확하게 입력한 이런 정보들을 머신러닝의 학습 데이터 역할로 활용할 수 있다면 결국 기술을 고도화시켜 나중에 자동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기술의 핵심은 오타를 줄이는 것인데, 그 기술 개발 과정이 얼마 정도 걸렸나.

수기 입력으로 2년 정도 하고 난 다음에 일차적인 자동화를 한 번 했다. 당시 80퍼센트 정도 자동화부터 시작했는데 이미 사람들이 수기 입력하고 있는 정보들이 있으니 기술을 통해서 한 번 입력한 정보를 두 번 입력하지 말자는 관점에서 도입했다.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고 지금은 거의 기술이 입력한 정보와 수기로 교정한 정보의 선순환 자체가 고도화되고 있다. 현재는 95퍼센트 이상의 자동 입력을 하고 있다.

오차를 확 줄였을 때 실질적으로 이용자들의 반응이 체감되던가?

사용자 입장에선 정확도가 더 늘었다고 느끼진 않았을 거다. 사람이 입력하는 만큼의 정확도를 유지한 채, 수기 입력이 아닌 자동 입력으로 뒤에서 바꿔 냈던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입장에선 수반되는 입력 비용이 굉장히 최소화되는 과정이었다.

처음에 우리 서비스의 태그라인(tagline)은 ‘명함 관리 비서’로 콘셉트를 잡았다. 우리는 이용자분들이 명함을 찍기만 하면 비서들이 한 땀 한 땀 정성껏 수기로 다 입력해 드리겠다, 정말 100 프로를 입력해 드리겠다고 얘기했던 약속을 지킨 거다. 사실 명함을 찍는 것 자체도 좀 부담되시는 분들이 있었다. 명함이 몇백, 몇천 장이 쌓여 있는 경우도 있으니 그걸 다 찍는 것도 일이기 때문이다. 그분들께는 명함을 전부 택배로 보내라고 해서 우리가 다 받아 아예 대량으로 명함을 스캔하는 형태로 6년 정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무료로 시작했다가 나중엔 유료화하긴 했지만 말이다.

 

명함 앱에서 스카우트 강자로


명함 관리 앱으로 출발한 리멤버는 어떻게 스카우트 시장의 강자가 되었을까? 흔히 경력직 이직 등을 위시한 서비스로 떠올리는 것은 링크드인(Linkedin)이다. 링크드인은 미국 중심의 비즈니스 전문 소셜 미디어로, 일반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는 다르게 이용자들이 본인의 공적인 스펙(학력, 이력, 추천서 등을 기록한 온라인 이력서)을 전시하고, 서로 구인・구직 정보 및 업계 사람들의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의 경우 경제 활동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 링크드인을 사용할 정도로 활성화가 되어 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경제 인구의 단 3퍼센트 정도만 링크드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다. 링크드인을 통해 이직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것 자체를 한국 사회에서는 서로 불편해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최재호 대표는 처음에 왜 한국에서 링크드인은 잘 사용되지 않을까에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폐쇄적인 접근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커리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다 서로 명함을 주고받는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에 주목하게 됐다.

리멤버가 국내 1위 명함 관리 앱으로 등극하면서 많은 이들이 리멤버를 이용하게 됐지만, 한편으로 리멤버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리멤버는 명함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로 인맥이나 직원을 소개해 주는 인맥 라운지를 운영하거나 비즈니스 채팅 기능을 넣기도 하고, 연결된 사람들끼리 비즈니스에 특화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수익화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결론적으로 2018년까지 리멤버는 이렇다 할 수익 모델 없이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만 운영하면서 착실하게 회원 수를 늘려갔다. 사실 최재호 대표가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땐 명함 앱을 최종 목표로 설정한 건 아니었다고 한다. 명함 앱은 모든 직장인이 사용하는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서비스에 다른 수익화 모델을 붙여 유의미한 수익을 발생시키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 대표는 명함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 일부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이 명함 앱에 붙일 수 있는 다른 서비스 도입에 주력하도록 회사의 운영 방향을 크게 바꿨다.

2018년 초, 리멤버는 신규 서비스 론칭을 위해 사람들이 자신의 명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는지에 대한 작은 서베이를 실시했고, 무려 80퍼센트의 응답자로부터 수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공개하고자 하는 이유로는 개인 PR, 사업 홍보, 이직 기회 노출, 네트워킹 등이었다. 이런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2019년 초부터 전문가와 네트워킹이 가능하며, 커리어 제안을 받아볼 수 있고, 전문가 검색도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홍보와 더불어 명함 사전 등록 신청을 받았다. 홍보 3일 만에 1만 명의 이용자가 사전 등록 신청을 했다.

현재 리멤버는 커리어 제안에 니즈가 있는 명함 등록자들의 정보를 기업 인사팀과 리크루터(헤드헌터)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다. 이는 리멤버가 수년간 축적해온 명함 정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리멤버는 넓은 분야의 다양한 직종(교수, 의사, 대기업 연구원, 스타트업 직원, 건설 회사 임원 등)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어, 그만큼 다양한 직군의 현직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명함 데이터를 쌓는다면 커리어 시장 내에서 탄탄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멤버의 사무실 ©사진: SBS
리멤버 서비스가 ‘한국형 링크드인’을 표방하는 만큼, 서비스 성장의 큰 흐름은 기존에 링크드인이 성장했던 방식을 유사하게 따르고 있다. 명함 업로드 서비스로 시작했기에 실제로 여전히 명함 서비스로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현재는 그렇게 축적한 명함 데이터를 기반으로 채용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리멤버의 스카우트 서비스는 경력자와 고연봉자의 헤드헌팅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점과 현직자를 겨냥한다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기존의 채용 플랫폼은 신입, 낮은 연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채용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많은 기업들이 채용 플랫폼을 통해 높은 연차의 경력직을 고용하는 것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리멤버는 연봉 7000만 원 이상의 전문직 및 고연차 채용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명함 앱에 기록돼 있는 커리어 패스(Career path) 기반의 제안이기에 연차가 높은 이용자들이 이직할 때 이용하기 좋은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9월 기준 리멤버를 통해 진행되는 스카우트 제안 연봉은 평균 880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통계청 발표 기준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연봉 대비 세 배 이상에 달하는 액수다.

현직자 타깃 공고 역시 눈여겨볼 부문이다. 이직을 결심하고 채용 플랫폼을 방문하는 ‘적극적 구직자’가 아닌 현재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현직자’에 집중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현직자의 특징은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이직을 하고자 하진 않으나, 더 좋은 조건의 제안이 들어올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현직자는 이직 생각이 없어 채용 플랫폼을 거의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전형적인 채용 시장 내에서는 기업이 현직자에게 접근할 방법이 많지 않았다.

리멤버는 기존의 일반 채용 플랫폼이나 자사 채용 사이트가 접근할 수 없는 현직자들에게 앱 내 푸시 알림 등을 통해 맞춤형 채용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이직한 사람들이 말하는 리멤버 서비스의 대표적 장점은 이직 제안을 통해 본인의 시장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산업군으로부터 이직 제안이 들어오기에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링크드인도 뚫지 못한 한국 시장에서 리멤버는 어떤 가능성을 봤고 어떻게 공략했을까? 경력자와 기업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연결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최재호 대표에게 물었다.

 

링크드인을 넘어선 비결


명함 앱에선 1등이 됐지만 이후 진행한 비즈니스 라운지나 채팅 등은 잘 안됐다. 뭘 놓쳤고 뭘 배웠나?

당시 이용자가 150만 명 정도 됐었다. 2014년부터 3년 정도 가입자를 열심히 확보한 결과다. 이 정도면 규모가 어느 정도 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서비스를 붙여 나가려고 했다. 인맥 라운지나 비즈니스 메신저, 그 안에서의 선물하기 기능 등을 시도한 게 2017년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다 잘 안 됐다. 그때 깨달았다. 규모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걸 말이다. 150만 명이면 어느 정도 규모가 됐다고 봤지만 진정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규모가 여전히 더 컸어야 했다는 걸 서비스 운영 중 알게 됐다.

그러나 2017년에 시도했던 서비스와 가설이 실패했다고 생각진 않았다. 규모가 좀 더 커진 뒤에 다시 시도해 볼 수 있는 지점이라 생각하고 2018년도에 방향을 바꿨다. 새로운 걸 붙여서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잠시 접고 일단 규모를 무조건 더 키우자고 판단 하에 성장에 몰두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부터 명함 관리에 머물지 않고 확장을 염두에 뒀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런 점에서 2019년의 설문 조사가 가지는 의미가 컸겠다.

2019년도 2월에 실시한 설문 조사였다. 2018년 한 해 동안 서비스를 열심히 잘 성장시켰고 규모가 더 늘었기 때문에 이 규모를 가지고 다시 서비스 확장에 도전해 봐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명함이라는 비즈니스 신분증의 정보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용자들이 우리더러 마음껏 쓰라고 주신 정보는 아니지 않겠나. 다른 식으로 활용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용자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구인 구직 사업을 하려고 해도 해당 정보들을 다른 회사 인사팀이 봐도 되는지 등을 여쭤봐야 하니 말이다.

정보를 받기 전에 이 과정을 설문 조사 같은 형태로 먼저 확인한 것이다. 그래서 본인의 프로필 정보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고자 하는 니즈가 있는지 그리고 그 니즈가 있는 사람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고 어느 정도 규모로 니즈가 있는지를 빠르게 일주일 정도 확인을 했다. 그 결과 역시 이런 수요가 강력하게 있었다는 걸 확인하고 2019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필 정보를 받기 시작했다.
회의 중인 리멤버 팀 ©사진: SBS
설문의 답변들이 궁금하다. 내 비즈니스 정보를 오픈해도 된다는 의견들이 많았나?

명함을 다른 분한테 공개하면 어떻겠냐고 이용자들께 쉽게 물어는 봤지만 사실 명함 정보 그대로 공개한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나의 프로필을 공개한다면 어떤 니즈를 가지고 노출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우세했던 답변 중 ‘더 나은 커리어 기회를 제안받기 위해서는 필요한 영역에 오픈할 수 있다’라는 게 가장 컸고, 두 번째로는 ‘내가 교류하고 싶은 대상자들과 네트워킹하기 위해서 그런 공간에 노출하는 것은 희망한다’ 혹은 ‘나 자신을 좀 더 홍보하고 영업 활동에 도움 되기 위해서 오픈하고 싶다’는 결의 답변이 많았다.

현재 경력직 이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다만, 이미 유명한 링크드인이 있지 않았나. 리멤버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던 이유는?

링크드인은 미국에서 시작한 서비스고 우리가 스카우트 시장으로 확장할 당시 서양에서는 굉장히 잘 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경제 인구의 3퍼센트 미만만 사용할 정도로 침투율이 낮더라. 왜 이런 극명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분석해 보니 미국 같은 곳에서는 내 프로필을 만인에게 공개하며 이직에 열려 있다는 의사를 보이는 게 크게 흠이 아닌데, 한국 사회에서는 그게 심리적 불편을 야기하는 것으로 봤다. 그 지점을 우리가 굉장히 미세하게 보완하면 한국에서 잘 작동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가졌다.

경력직에 초점을 맞출 땐 회원들의 명함도 명함이지만 기업들과 잘 매칭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어떤 식으로 접근하며 설득했나?

서로의 선순환 바퀴를 계속 돌렸다. 일단 사전 등록을 먼저 받았다. 우리가 경력직 스카우트 플랫폼을 만들 건데 여기 프로필을 올려놓으시면 기업이나 헤드헌터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이 올 테니 등록을 희망하는 분들이 있는지를 물은 것이다. 이렇게 사전 등록 과정을 한 5개월 정도 거치니 10만 명의 프로필이 모였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인사팀이나 헤드헌터분들에게 10만 명의 좋은 경력직 풀이 모였으니 이 공간에서 검색도 해보고 스카우트 제안도 보내 보라고 했다. 회원들에게는 기업과 헤드헌터들이 열심히 제안을 보내고 있으니 빨리 등록해 보시라 말했다. 이런 선순환 끝에 5개월 만에 50만 명이 등록했고, 이 50만 명을 기반으로 다시 기업과 헤드헌터분들에게 제안하는 형태였다.

만남 주선 사업과 비슷한 것 같다.

비슷하다. 구직자와 구인 기업 간의 매칭 업이기 때문에 양쪽 중 어느 한쪽만 있어서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이 선순환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이용자와 인사팀이 제기한 질문이 각각 달랐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이 있었나?

일단 구직자들은 정보를 입력하는 것에 대한 허들이 좀 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할 거다. 하나의 이력서를 쭉 써 내려가는 건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약식 형태의 프로필이라 할 수 있는 명함을 이미 받아놨기 때문에 이를 베이스로 해서 간략히 추가 정보를 입력하면 쉽게 이력이 완성되는 형태로 구성했다.

다음으로는 커리어 기회에 열려 있음을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곳에는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이용자 요청을 해결하고자 했다. 특히 자신이 재직하는 회사에서는 못 보게끔 막아달라는 요청이 많았고 그 회사뿐만 아니라 이용자 각자가 별도로 설정한 기업들에서도 못 보게끔 막아 달라고 해서 그 부분도 처음부터 적용하고 시작했다. 이게 구직자들의 니즈를 만족시켰던 부분이다.

기업들은 스카우트하고 싶은 인재의 풀에 마음껏 닿고 싶다는 게 가장 큰 니즈였다. 이 공간에서는 특정한 어떤 산업군에, 어떤 직무의, 특정 기업의, 특정 연차의 분들을 다 원하는 대로 검색하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니즈는 규모가 커지고 인재의 풀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잘 해결됐다.

말은 쉽지만 그걸 개발하려고 들면 굉장히 복잡할 것 같다.

이미 등록할 때 어느 정도 정보들을 받아서 분류했던 게 주효했다. 연차도, 인더스트리도 받고 직무의 카테고리도 받아서 일차적인 작업이 된 상태였다. 다음으로는 적합한 키워드에 검색 결과로 나온다든지 특정 카테고리로 좁혀 들어갈 때 원하는 인재를 쉽게 찾아낼 수 있게 해야 했는데, 이건 뒤에서 우리가 열심히 작업했다. 사실 우리가 명함 사업을 하면서 데이터베이스를 가공하고 매핑(mapping)하는 역량이 잘 축적되어 있었기에 구인 구직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직업 제안의 건수라든지 앞으로의 성장성을 담보할 만한 기준은 어떻게 잡고 있나?

스카우트 제안이 누적으로 100만 건 정도가 나가는 그 시점, 그리고 한 달에 경력직에게 나가는 제안이 10만 건 정도 되는 시점부터 판도가 바뀔 거라고 봤다. 실제로 그랬다. 현재는 한 달에 20만 건 정도의 스카우트 제안이 나가고 있고 누적으로도 350만 건 정도 제안이 나갔다. 이 정도 규모가 되니까 적어도 경력직에 핵심 인재라고 할 경우 과거 잡 포털(job portal)에 가서 커리어 기회를 살펴보는 것보다 리멤버에 프로필을 올려놓고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 것을 메인으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훨씬 커진 것 같다.

 

리쿠르팅 서비스와 커뮤니티


현재 리멤버 안에서 활동하는 헤드헌터나 기업 인사팀 숫자는 얼마나 되나?

리멤버의 플랫폼을 실제로 구인 기업 쪽에서 쓰는 경우는 두 가지다. 일단 기업에서 직접 들어와서 쓰는 게 첫 번째다. 약 1만 2000곳 정도의 기업 인사팀에서 채용 제안들을 보내고 있다. 두 번째로는 그 기업에서 의뢰를 받은 헤드헌터들의 경우다. 약 10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과거엔 더 규모가 컸었는데 최근에는 더 엄선된 풀로만 제공하고 있어 지금의 숫자가 나왔다. 두 그룹 모두 리멤버를 쓰는 이유는 인재 풀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 풀에 닿고 싶어도 과거에는 접촉할 수 있는 면이 굉장히 제한적이거나 기존 플랫폼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면, 우리 플랫폼엔 잡 포털에 없는 인재들이 많고 각각이 수준도 높으니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커리어 서비스의 메인 타깃이 약간 높은 연봉의 중간 관리자 그룹인가?

기존의 구인 구직 시장은 두 판이었다. 하나는 신입 공채와 경력직의 로우엔드 (low-end) 쪽을 커버하는 잡 포털 시장이다. 다른 하나는 경력직의 미드엔드 (mid-end) 쪽을 담당하던 헤드헌팅 시장이다. 그런데 잡 포털보다 헤드헌팅 시장이 거의 두세 배 정도 더 큰 시장이었다. 오프라인으로 움직이는 시장이기도 했다. 우리는 그걸 플랫폼 형태로 혁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헤드헌터를 거치지 않고 일반 기업에서 직접적인 헤드헌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하고, 여전히 헤드헌터를 통해서 채용을 하는 경우엔 헤드헌터가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형태로 혁신해 나가고 있다.

리멤버는 이직이 성사되면 성공 보수나 중개 수수료를 받나?

기업이나 헤드헌터로부터 플랫폼 이용료를 받거나 성사 수수료 형태로 이용료를 받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정액형의 이용료나 성사형 이용료 중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운영하는 것 같다. 이미 커뮤니티는 많은데, 출시 당시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명함이라는 서비스가 여전히 중요한 중추고 계속 더 키워 나가겠지만 사실은 이는 하나의 교두보였다. 리멤버는 계속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 위에 있고 그러려면 플랫폼 파워를 키워야 했다. 새로운 직장인들을 유치하고 기존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며 더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추가되면 다양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고 이 플랫폼의 기반이 더 탄탄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직장인들의 정보 교류와 네트워킹 니즈를 건드릴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그것이다. 기존에 있던 커뮤니티 서비스들은 음지에서, 주로 네거티브한 측면의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었다. 만약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정보 교류와 네트워킹의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우리에게 훨씬 더 승산이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시작했다.

생각한 전략대로 잘 풀렸나?

우리 커뮤니티 서비스엔 다른 커뮤니티와 같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따로 없었다. 가령 자극적인 소재가 오갈 수 있는 곳이면 가끔씩 엄청난 티핑 포인트가 한 번씩 있을 텐데 우리는 일과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진지하게 정보 교류도 하고, 소통도 하고, 업계 뉴스에 대한 토론도 하고 이러다 보니 오히려 그런 확 튀는 트리거(trigger)는 부재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진정 어린 소통들이 계속 쌓이면서 이용자들이 이 공간을 신뢰하게 되고, 마음을 더 많이 주시면서 활동하는 것 같다.

리멤버 내 여러 커뮤니티 중 제일 잘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리멤버는 여의도에 있는 직장인들이 워낙 많이 쓰는 앱이기도 해서 금융, 투자 직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가 아무래도 가장 많이 활성화돼 있다. 두 번째는 커리어나 이직, 연봉에 대한 고민과 화두들을 나누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다. 연말이면 이곳이 더 북적인다.

커뮤니티 외에 ‘나우’라는 콘텐츠도 제공한다. 콘텐츠 기업으로 가는 것 같단 생각도 든다.

우리는 직장인들이 가려워하는 지점들을 무엇이라도 최대한 잘 긁어내서 더 많은 직장인들이 리멤버 앱을 사용하게끔 하고 싶다. 그래서 발견한 니즈 중 하나는 일과 관련해 필요한 정보나 경제・경영・재테크 정보다. 여타 콘텐츠들과 달리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계열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전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단순히 뉴스 같은 형태는 우리보다 언론사가 훨씬 더 잘할 것이다. 그렇다면 회원분들과 함께 소통을 만들어서, 어떤 한 사안에 대해 리멤버에 있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견해를 다는 형태의 콘텐츠는 어떨까 실험해 보게 된 것이다. 가령 금리가 올랐다고 하면 이것은 하나의 뉴스일 수도 있지만 그 사안을 바라보는 각계각층의 견해가 담기면 되게 한 사안을 입체적으로 소화하는 콘텐츠가 된다.

 

리멤버의 수익 구조


리멤버는 이처럼 명함 서비스와 경력직 스카우트 서비스 외에도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직장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포함해 취미나 사는 얘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오고 있어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린다. 현재 여기에 따로 광고를 붙이고 있지는 않으나, 트래픽이 더 늘어나게 되면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리멤버의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될까? 드라마앤컴퍼니는 리멤버를 통해 2021년 기준 약 58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194.5퍼센트 성장했다. 대부분의 수익이 경력직 스카우트 서비스(채용 솔루션)를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프로필 기반의 B2B 타깃 광고인 마케팅 솔루션을 통해서도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 리멤버를 통한 커리어 제안 시 구직자는 전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기업에게만 여러 가지 방식에 따라 중개료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이용 방식에 따라 리멤버와 연간 계약을 맺고 채용 횟수와 상관없이 구인할 수도 있으며, 채용이 성사되는 건당 일정 수수료를 내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정해진 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기업의 시장 조사를 대행해 주는 리서치 서비스를 통해서도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직장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빠르고 정교하게 분석을 도와주는 게 장점이다. 리멤버의 여러 서비스는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인 리멤버 내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채용 광고 역시 앱 푸시로 송출할 수 있고 이용자 수가 워낙 많아 따로 서비스 홍보 비용을 많이 들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2022년에는 경력직 스카우트 서비스 등의 홍보를 위해 TV 광고, 온라인 광고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2022년 9월 기준 누적 300만 건이 넘는 스카우트 제안이 리멤버 내에서 오갔으며, 리멤버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크루터 수는 약 1만 3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리멤버는 2021년 말 2300억 원의 기업 가치로 16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고, 현재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채용과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작은 명함 관리 서비스였으나, 채용 및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직장인들이 일할 때 항상 필요로 하는 필수 비즈니스 포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2022년에는 채용 서비스와 관련된 기업들만 세 곳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리멤버는 현재 경력직 이직에 특화되어 있는데, 신입 채용 전문 플랫폼을 인수함으로써 신입들을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확보해 리멤버 경력직 인재풀에 자연스럽게 편입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리멤버는 여전히 명함 서비스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수익화(채용 솔루션)에만 너무 집중해 명함 서비스에 소홀해지거나 이용이 불편해진다면 오히려 이것이 플랫폼의 선순환을 저해할 수 있다. 현재 리멤버가 보유한 명함은 3억 개 이상이라곤 하나 여전히 리멤버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 따라서 리멤버는 채용 서비스 외에도 더 많은 사람의 명함을 수집하기 위한 방안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 모델 개선과 앞으로의 비전에 관해 최재호 대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2000만의 서비스를 향해


수익 모델에 대한 지적이 있다. 개선 방안은 무엇인가?

크게 보면 세 단계다. 우리 같이 플랫폼 비즈니스 하는 곳은 첫째로 가입자를 열심히 모으는 단계가 있고 둘째로 이를 기반으로 수익화를 잘하자는 단계가 있고 셋째로는 여기서 이익을 더 많이 창출하자는 단계가 있다. 리멤버는 현재 두 번째 단계를 성공적으로 밟고 있는 것 같다. 과거 2017년의 시도에서도 깨달았던 것처럼 섣불리 먼저 서비스를 확장하거나 수익 모델을 시도하면 오히려 소탐대실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 이 때문에 일정 규모까지 만드는 데 6~7년 정도의 시간을 더 투자했다.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한 뒤에야 구인 구직 플랫폼으로서 기업과 인사팀에 채용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화를 했다. 최근엔 직장인들의 프로필 정보를 통해 타깃팅된 B2B 광고로 수익을 창출한다든지, 리서치 중계 솔루션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한다든지 하는 부분들을 굉장히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이 처음 수익 모델이 붙은 해라고 하면 2022년은 본격적인 스케일 업(scale-up)을 잘 이뤄내고 있는 해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이익 창출이 가능할 거로 보고 있다.

창업자 입장에서 돌아본다면 변곡점이 됐던 시기나 사건을 무엇으로 짚겠나?

첫 번째는 2017년에 시도했던 서비스 확장이 다 실패한 경험이다. 그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때 어설프게 뭔가라도 잘 됐으면 이 정도 규모만으로도 우리가 돈을 어느 정도 벌 수 있다고 판단해 규모를 더 키우기보다 있는 걸 가지고 수익화하려는 노력을 빨리 시작했을 것 같다. 역설적이지만 다행히도 그때의 시도들이 실패한 덕에 인내를 배웠고 규모를 더 키워놓고 수확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더 큰 게임을 하지 못하고 그 규모 안에 갇히는 악수를 두지 않게 만들어 준 소중한 경험이다.

다음은 2018년에 이 서비스 규모를 거의 두 배 가까이 열심히 키워놓고 나서 다음 플랫폼으로 가기 위해 2019년 초에 진행한 시도다. 이용자들에게 더 세부적인 프로필 정보를 요청하고 이 정보를 다른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동의를 구한 그 설문 조사가 2019년 2월 22일이었다. 이 날짜는 우리 리멤버에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이다. 그 덕분에 지금의 구인 구직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또 그 성공에 힘입어 다른 서비스를 더 자신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리멤버는 어떤 서비스로 이 사회에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가 돈을 벌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수익의 성장을 만들어 내는 기반은 결국 직장인들이 리멤버를 선택해 주고 계속 써주는 힘에서 나왔다. 우리나라 직장인이 모두 리멤버를 쓰는 날이 오면 우리는 플랫폼으로서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경제 활동 인구 2000만 명이 다 쓰는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게 우리들의 꿈이다.

공식 질문이다. 어디선가 개척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 리멤버가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척이라는 게 새로운 길을 걸어 나가는 것 아닌가. 결국 이 새로운 길을 가냐 마냐는 ‘실행’이 핵심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말 중 하나는 “꿈을 꾸고 그걸 반드시 이루자”라는 말이다. “Dream, and make it happen”이 리멤버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꿈은 아무나 꿀 수 있지만 실제로 이뤄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꿈을 실현하려면 실행이 답이고 그 실행을 만드는 나만의 강력한 동기 부여는 결국 설렘에서 오는 것 같다.

새로운 길을 상상하면서 많은 의구심이 들 거다. 저 길로 가면 진짜 될까, 혹은 안 될까, 이게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도 많이 들 거다. 근데 그 마음을 이길 만한 게 바로 설렘이다. ‘아 저기 가면 엄청 가슴 뛰는 뭔가가 있을 것 같아’라는 그 설렘 말이다. 그게 결국은 실행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꿈을 꾸고, 될 것 같은 이유를 계속 상상하며 설렘을 안고 빠르게 실행해 보는 자만이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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