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아이돌 팬이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던 매드몬스터 뮤직비디오 해석 영상은 역시 샌드박스 소속인 크리에이터 김일오가 제작했습니다. 뮤직비디오와 같은 날 공개한 이 영상은 조회 수 54만 회를 돌파했고, 댓글에는 ‘세상이 나를 속이고 있는 거냐’는 반응들이 나왔어요. 샌드박스 입장에서는 빵송국이 매드몬스터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또 다른 소속 크리에이터가 그 세계관을 한층 강화한 셈입니다. 샌드박스라는 큰 세계 안에서 각 크리에이터들이 시너지를 내는 구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매드몬스터처럼 사람들이 기꺼이 즐기는 세계관을 만들면, 다른 브랜드와 결합해서 유튜브 세계 밖으로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매드몬스터는 스노우 애플리케이션의 유료 광고를 받아서 매드몬스터 얼굴 필터를 출시했습니다. ‘우리처럼 생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서 만들었다’면서 탄과 제이호처럼 눈은 크게, 얼굴은 작게, 턱은 뾰족하게 만드는 필터를 공개한 거죠. 〈내 루돌프〉 촬영 현장을 담은 영상에선 진짜 아이돌이 협찬 광고를 하듯이 카스 광고를 했습니다.
굿즈 역시 잘 구축한 캐릭터를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피식대학은 ‘B대면데이트’의 캐릭터 카페 사장 최준을 활용한 굿즈나, 한사랑산악회에 입회하면 줄 것 같은 제품들(바가지, 손수건, 팔토시, 등산용 컵 등)로 구성된 입회 패키지 등을 선보여 왔습니다. 샌드박스 소속 디자이너가 이런 제품들을 직접 디자인했고요. 샌드박스는 굿즈를 넘어 커머스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개설한 ‘쎈라이브’ 채널에서 한사랑산악회 멤버, 최준 등 샌드박스의 크리에이터가 만든 캐릭터들이 제품을 판매하는
식입니다.
메타버스 시대와 샌드박스의 다음 단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샌드박스는, 역설적으로 유튜브를 넘어서는 수익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유튜버들을 관리해 주고 조회 수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기만 한다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MCN과 함께할 이유가 크지 않겠죠. 그래서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수익화하고, 유튜브 바깥으로 확장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샌드박스 안에 모인 크리에이터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말이죠.
샌드박스의 이필성 대표는 콘텐츠는 크게 IP와 영향력을 산출해 낸다고
말합니다. 두 가지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사업은 무궁무진하고, 샌드박스는 그걸로 돈을 벌 거라고요. 결국 IP와 영향력을 활용하는 데 유리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일 겁니다.
최근 샌드박스가 소속 크리에이터 총몇명의 IP를 활용해 MCN 최초로 직접
게임을 만들어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은 대표적인 가상 세계이자, 이용자를 참여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현실과 가상 간 경계가 없는 세계)를 구현할 수도 있고요. 캐릭터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참여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IP와 영향력을 활용하는 데 효과적일 겁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IP 활용을 고민하는 하이브(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도 2019년 음악 게임 회사 수퍼브를 인수하고 올해 초 BTS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합니다.
매드몬스터와 샌드박스는 밈(meme)을 만드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스케일 업하고 수익화하는 방식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사례를 통해 콘텐츠 비즈니스가 어떻게 성장할지, 전망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