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MZ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1980년대, 1990년대생들을 프레셔 세대, 유토리 세대, 사토리 세대 등으로 불렀다. 밀레니얼 세대는 길게는 1980년대부터 1995년생을, 짧게는 1989년부터 1995년생을 가리키는데, 길게는 프레셔 세대, 유토리 세대, 사토리 세대를 포괄하는 것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프레셔 세대는 주위로부터 기대를 받으며 강한 압박을 받은 세대로, 일본의 경기가 좋았던 시대를 모르기 때문에 지금 현실에 특별한 불만도 가지지 않은 세대이다. 다만 앞이 보이지 않는 사회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친구나 동료를 소중히 하고, 인터넷 발신이 확산되기 시작한 시대를 경험했다. 유토리 세대는 풍부한 인간성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유토리 교육’을 받은 세대로, 이전 세대와 가치관이 크게 다르고 일보다 사생활을 우선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사토리 세대는 물욕 등이 극단적으로 낮아 이전 세대가 원하는 것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물욕에 집착하는 번뇌에서 해탈해 마치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나온 표현이다.
Z세대는 이 명칭이 정착하기 이전에는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다가 최근에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Z세대라는 명칭의 사용 빈도가 증가했다.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MZ세대로 불리기도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간에는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도 있다. 최근의 젊은 세대의 뚜렷한 특징을 파악하려면 Z세대에 좀 더 집중해서 살펴봐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모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며 소비에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투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다른 사람을 연결하고 평가하는 데 민감하다는 점에서 네이티브 소셜 미디어 세대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도 있는데, 우선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 세계의 발전 과정을 목격하고 경험하며 개척한 세대라면, Z세대는 유아기부터 디지털 기기들이 이미 어느 정도 발전되어 있어 원어민처럼 디지털을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비교
출처: JTB종합연구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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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세대 |
Z세대 |
출생기간 |
1981(또는 1989)-1995년생
프레셔세대·사토리세대·유토리세대와 겹침 |
1996-1999년생
포스트밀레니얼세대라고도 불림 |
부모세대 |
단카이, 시라케, 버블 세대 |
버블세대, 단카이세대 주니어 |
사회환경 |
· 일본의 경기가 좋았던 시대를 알지 못하고 지금 현실에 불만이 적음
· 성인이 된 시기에 리먼쇼크나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을 받음
· 버블세대인 부모세대와 가치관을 공유 |
· 중고생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LINE 존재, 디지털 사회에 적응
· 셰어링 등 새로운 경제 형태에도 저항이 적음
· ‘유토리’세대가 아님
· 부모가 버블세대로 어렸을 때 여행 빈도가 높음 |
디지털
환경 |
· 디지털 개척자
· 2000년대에 등장한 검색엔진을 비롯해 모바일 연결, 인스턴트 메시징의 대두를 목격 |
· 디지털 네이티브
· 인터넷, 스마트폰, SNS 활용이 당연한 존재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무료로 많은 정보를 입수함 |
라이프
스타일 |
· 필요 이상 소유하지 않음
· 공유경제, 미니멀리즘
· 가성비 중시 |
·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며 사회, 환경 문제에 의욕이 높음
· 볼런티어정신(ボランティア精神)
· 챌린지정신(チャレンジ精神)
· 개성/자기다움을 추구
· 영향력을 중시
· 평등성이나 합리성을 요구 |
또한 부모 세대의 영향력이 자녀 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가 전후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 시라케 세대, 버블 세대 초반이라면, Z세대의 부모 세대는 대부분 버블 세대이다. ‘버블 세대 부모’의 영향력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Z세대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Z세대는 해외여행이나 사회 문제와 자원봉사 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다양한 소비를 구가했던 버블 세대는 거품이 빠지고 절약 생활을 하다가도 정작 가치를 인정하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고 평가된다
[21]. Z세대가 특히 개성과 ‘나다움’을 추구하고, 가치 소비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이유를 부모 세대의 특징과 연계해서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일본적인 맥락에서 고려해 볼 때 밀레니얼과 Z세대의 차이는 유토리 교육의 여부이다. 유토리 교육은 기존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지적하며 제시된 교육 제도로 학생의 개성을 존중하고 ‘여유’ 있는 교육을 표방했다. 1976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다 2002년 교과 과정을 개편하며 본격적으로 적용되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고 사고력, 표현력, 배려 등을 가르쳐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습 내용을 30퍼센트가량 삭감하고 수업 시간도 10퍼센트 정도 줄이는 방법 등으로 추진하다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기초 학습 능력이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학습 능력을 저하시켰다는 비판을 받으며 폐지되었다. 유토리 교육을 받은 세대를 유토리 세대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학습 능력이 떨어지거나 책임감이 없다는 등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되기도 했다. 밀레니얼과 Z세대가 중첩되는 시기도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 초기와 Z세대 후기는 다른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차이는 이와 같이 교육 제도의 차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Z세대는 사회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Z세대의 대부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 지진과 같은 재해에 노출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SDGs)과 같은 사회적 이니셔티브에 익숙해 있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생활에 중점을 두고 당면한 사회 문제를 마주하는 현실주의자이면서, 거품이 터진 후 태어나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접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차분하게 사회를 바라본다
[22]. Z세대는 TV보다 인터넷과 SNS 등으로 뉴스를 접하며 인터넷과 항상 연결되어 있는 소셜 미디어 세대이다.
세대별로 정보 수집 채널이 다르다는 점 역시 세대 간의 구분을 강화하고 있다. Z세대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주로 활용하며 점차 짧은 캠페인, 챌린지 영상들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에서 좋아하는 것과 스토리를 결합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가치 소비, 물건뿐만 아니라 경험을 강조하는 체험 소비나 참가형 소비, 가치를 느끼는 것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그 외 부분에서 절약하는 탄력 소비(メリハリ消費),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의 움직임이 소비로 이어지는 응원 소비, 사전 정보 수집을 통해 실패하지 않는 맞춤형 소비, 친근감 소비 등을 지향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心が動かされるもの), 화제로 삼을 수 있는 것(話題にできるもの), 공감하는 메시지를 선호한다. 사회나 타자를 향한 공헌 의식이 높고, 응원하고 싶은 대상(推し, 최애)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대상에 돈과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특징이 있으나 MZ세대의 공통적인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나다움(自分らしさ)’을 중요하게 여기며,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에 적합한 다양한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둘째, 가치와 공감,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셋째, 소비를 통해 자신의 선호와 가치를 표현한다. 넷째, 주변과 소통하고 공유하며 자신과 사회를 연결한다. 이러한 네 가지 특징을 중심으로 한일 관계에 대한 MZ세대의 인식 변화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