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비야디
5화

비야디 vs 테슬라, 신에너지 차량 왕좌의 게임

왕촨푸 vs. 일론 머스크


왕촨푸의 비야디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모두 2003년부터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현재 주로 중국 글로벌 신에너지 차량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지금은 이들 기업의 전기차 경쟁 구도가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시간을 약 10년 이상만 거슬러 올라가면 두 기업 모두 자동차 분야에 있음에도 서로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상대방을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은 테슬라 쪽에서 더 강했다. 2011년 일론 머스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워런 버핏의 투자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버크셔가 테슬라가 아닌 비야디에게 큰 금액을 투자했는데 테슬라는 비야디를 경쟁사로 생각하냐는 질문이었다. 머스크는 말 그대로 실소를 머금으며 답했는데, 그는 비야디 차량을 본 적이 있냐며 비야디는 테슬라와의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 내에서 생존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10년 후 중국 내 신에너지 차량 판매량에서 테슬라는 비야디에 밀리고 있으며 테슬라의 고위 관계자도 중국 내 가장 큰 경쟁자로 주저 없이 비야디를 꼽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어쩌다 서로 경쟁자가 됐을지 모르겠을 정도로 전혀 다른 세상에서 평행선을 가던 두 사람이 각자의 변곡점을 지나며 2020년대에 들어 서로를 정면으로 마주치게 된 것이다.

비야디와 테슬라는 모두 창업자가 현역이고 기업 운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을 비교하려면 우선 창업자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흥미로운 건 둘은 성장 배경부터 완전히 판이하지만 17세를 기점으로 인생을 바꿀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앞서 간단히 살펴봤지만 1966년생인 왕촨푸는 10대에 일찍 아버지와 어머니를 여의었다. 당연히 경제 상황도 매우 좋지 못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형제간의 우애가 깊었고 이를 바탕으로 왕촨푸는 가난에도 학업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비록 돈은 없었지만, 사랑과 우애가 넘치는 집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83년 17세의 왕촨푸는 이에 보답하고자 학업에 매진한 결과 중점대학교에 합격하여 고향의 자랑이 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고향을 떠나서 더 큰 세상으로의 여정을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현지의 유명한 엔지니어였고 어머니는 모델이었다. 그의 집은 거의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부유했다. 집과 차는 물론이고 심지어 비행기도 있었다. 여섯 살부터 이미 머스크는 아버지를 따라서 전 세계를 여행했다. 게다가 머스크는 어렸을 때부터 두뇌가 비상해 10세부터 이미 스스로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12세에 코딩해서 만든 게임을 500달러에 판매한 적도 있다.

머스크는 이렇듯 부유한 가정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집안에는 사랑이 결핍됐다. 머스크의 부모는 일찍이 이혼해 집안에는 그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아버지는 성정이 거칠고 괴팍했으며 매우 폭압적이었다. 머스크가 학교에서 심한 따돌림을 받는 상황에서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긴 세월이 지난 후에도 머스크에게 유년 시절은 가혹한 기억있던 모양이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유년 시절에 대해 당시에 행복하지 않았다며 눈물을 쏟은 바 있다. 결국 그는 17세의 나이에 아버지의 반대에도 고향인 남아공을 떠나서 캐나다 시민권자인 어머니가 있는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2년간 온타리오의 퀸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의 와튼스쿨로 편입하여 경제학과 물리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다. 너무도 다른 둘의 인생이 17세부터 바뀌기 시작한 것을 보면 일종의 평행 이론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후의 행보를 보면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를 마주하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왕촨푸는 1994년 28세에 다니던 철밥통 직장을 그만두고 배터리 제조 분야의 창업을 시작했다. 머스크는 1995년 24세에 스탠포드대학교의 고체물리학 슈퍼 축전기 분야로 박사 과정에 합격했으나 인터넷의 잠재력을 보고 실리콘밸리로 이주하여 창업을 시작했다. 집중한 분야는 달랐지만 둘 모두 비슷한 시기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왕촨푸가 배터리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던 시절 머스크는 인터넷에 기반한 지역 정보 제공하는 서비스 ‘Zip2’를 개발해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컴퓨터 회사 컴팩COMPAQ에 약 3억 달러에 매각하고 머스크는 자기 지분 2200만 달러를 현금으로 챙겼다. 이른 나이에 백만장자가 된 머스크는 이후 온라인 결제 플랫폼 페이팔(Paypal)을 공동 개발해 이베이에 2억 50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하며 엑싯(exit)한 바 있다. 이 시절만 하더라도 두 사람의 인생에서 교차점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둘의 인생은 2003년경 다시 한 번 운명적인 유사점을 보인다. 자신의 주변인과 투자자들이 원치 않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바로 전기차 제조였다. 2004년 당시만 하더라도 완벽한 내연 기관 차량의 시대였다. 그러나 머스크는 테슬라의 최초 투자자로서 650만 달러 자금을 투자하여 최대 주주로 등극하고 추후 최고 경영자까지 맡게 된다. 석유 고갈과 무분별한 탄소 배출이 인류의 재난이 될 수 있음을 꿰뚫어 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해 인류를 구하겠다는 거대한 대의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당시 자동차 및 투자 업계 인사들은 이런 머스크의 결정에 대부분 의문을 표했다.

왕촨푸의 비야디가 자동차 업계에 진출하기로 선언한 2003년, 그들은 이미 글로벌 배터리 업계 2위 기업이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왕촨푸는 비야디의 재도약을 위해선 전기차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의 개발한 배터리를 자사의 전기차에 탑재하는 것이 왕촨푸의 큰 그림이었다. 그러나 여러 주주는 이제 자동차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비야디가 벌써부터 전기차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비야디가 친촨자동차 인수를 발표하던 당시 이들의 매각으로 비야디 주가가 하루 만에 20퍼센트 이상 폭락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배경도, 전기차로 향하게 된 과정도 모두 다른 둘이지만 확실한 건 두 기업 모두 전기차 사업에 창업자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둘 모두 아무것도 없이 자수성가로 사업을 일으켰다는 점과 전기차 제조에 뛰어들 때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했다는 점이 닮았다. 비야디와 테슬라는 서로가 각자 처음 포지셔닝한 중저가 및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벗어나 각자 상대방의 영역으로 돌격하면서 드디어 제대로 마주친 상황이다.

 

비야디의 전기차 vs. 테슬라의 전기차


고급화를 꿈꾸는 비야디, 저변 확대를 꿈꾸는 테슬라. 두 기업 중 자신의 큰 그림을 성공적으로 그리는 쪽은 어딜까? 앞서 살펴본 비야디의 시장 지배 과정을 간단히 복기해 보자. 비야디는 배터리 기업으로부터 시작해 파산 직전으로 망해 가던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여 여러 좌절을 겪으며 첫 자체 제작 모델을 만들었으나 실패했다. 그 이후 도요타 코롤라를 가져온 후 샅샅이 분해해서 파악한 후 그대로 카피를 시도한다. 동시에 비야디는 자동차 관련 기술 특허를 연구해서 자신들이 경쟁사를 모방하기 쉽게 하는 동시에 경쟁사가 자신들을 따라 하지 못하도록 힘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터리 시절부터 강점이었던 인해人海 전술을 사용해 각종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대신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 단가를 최대한 줄였다.

결과적으로 2005년 원조 모델인 코롤라보다 30~40퍼센트 이상 저렴한 7만 위안 정도의 가격으로 F3를 출시하여 판매량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이미 시작 단계부터 카피캣으로 시작했기에 중국 소비자가 원하던 가성비만 일부 만족시켰을 뿐 저품질, 저성능, 저신뢰 등 하위의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비야디 입장에서 피할 수 없던 기업 발전 초기 단계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프리미엄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단이 높다는 의미기도 했다.

이에 반해 테슬라는 처음부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업이었다.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이자 창업자인 머스크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번 창업 후 매각에 성공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유명 인사였다. 비야디가 소위 말하는 ‘자세 안 나오는 카피캣 전략’으로 도요타 차량을 베끼기에 급급할 때 테슬라는 자사의 첫 번째 모델로 무려 스포츠카를 선보였다. 2006년에 최초로 발표하고 2008년에 출시한 로드스터(Roadster)다. 이 차량의 출시 가격은 10만 9000달러로 고가의 럭셔리카이자 세계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라는 포지셔닝으로 테슬라의 이름을 각인시킨다. 이 순수 전기 스포츠카는 발표되자마자 멋진 디자인과 성능으로 대중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러나 로드스터를 출시하고 양산을 시작할 때야 비로소 각종 문제가 터져 나왔다. 당시만 하더라도 전기차 제조에 필요한 부품 및 배터리 등 관련 공급망이 성숙하지 못했으므로 원래 팔려던 가격의 두 배인 약 20만 달러의 제조 원가가 들어갔던 것이다. 문제는 이미 많은 고객은 예약금을 걸고 차량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약속된 날짜에 제때 차량을 공급하지 못하자 머스크는 사기꾼 취급까지 받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8년 금융 위기까지 발발해 머스크는 집과 차량 등 개인 재산을 처분해 회사 자금을 대는 것은 물론, 여기저기 힘겹게 투자금을 유치하러 다녔다. 머스크가 워렌 버핏과 찰스 멍거에게 투자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도 바로 이 즈음이다. 다행히 테슬라는 2010년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미국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한 ‘선진 기술 자동차 제조 대출 프로그램(Advanced Technology Venicle Manufacturing loan program)’에 선정돼 약 4억 6500만 달러의 저금리 대출을 받고 자금 숨통이 트이게 된다. 신규 대출 자금과 로드스터를 개발한 경험을 가지고 테슬라는 다시 한번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 전기차 세단을 공개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모델S다.

1세대 로드스터는 고성능 스포츠카였으나 양산 능력 미흡과 제조 원가 절감 실패로 결국 전 세계적으로 고작 약 2000여 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고 2012년경 단종됐다. 하지만 같은 해에 공개된 프리미엄 세단인 모델S로 인해 테슬라는 끝내 최고급 차량을 생산하는 전기차 선도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심어 주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로드스터의 전철을 밟지 않고 2년 만에 5만 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테슬라는 안정적인 양산에 성공한 모델S에 이어서 프리미엄 SUV인 모델X, 보급형 세단 모델3, 보급형 SUV인 모델Y까지 차례로 발표하며 자신들의 라인업을 일단 완성한 모습이다. 즉, 고급 라인부터 발표하고 향후 보급형 라인을 생산하면서 테슬라의 판매 저변을 넓혀 가는 전략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비야디는 어떻게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까? 중국 왕조 시리즈를 발매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향상한 비야디는 2023년 중저가 라인에서의 확장 한계를 느끼고 최근 해양 계열로 자사의 라인업을 더욱 풍부하게 넓혀 놓았다. 비야디가 출시한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인 양왕(仰望)에는 무려 수륙 양용 SUV 모델이 포함됐다.

양왕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겠다는 비야디의 의지는 홈페이지에서부터 보인다. 비야디(www.bydauto.com.cn)와 별도로 홈페이지(www.yangwangauto.com)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양왕은 2024년 3월 기준 프리미엄 SUV인 U8, 고성능 스포츠카인 U9과 럭셔리 세단인 U7까지, 총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2023년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U8의 가격은 109만 위안((2억 114만 원)으로 책정됐다. 우리 돈 2억 원이 넘는 초고가의 차량인 셈이다. 시장 반응은 어땠을까? 사전 판매가 시작된 이후 48시간 만에 1만 3000대가 계약됐고 20일 만에 총 3만 대가 넘게 계약된 것으로 보도됐다. 2024년 2월 비야디에서는 고성능 스포츠카인 U9의 판매 가격을 168만 위안(3억 1002만 원)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비야디에서는 럭셔리 세단 U7을 새롭게 양왕 라인업에 추가했다. U7의 가격은 미정이다.

이렇듯 비야디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론칭하여 이미지 제고와 고급 전기차 시장을 향한 도전장을 내민 것과 상반되게 테슬라는 오히려 자신들의 주력 모델인 모델3의 가격을 쉴 새 없이 인하하고 있다. 테슬라의 이 같은 가격 인하는 전기차 업계의 치킨 게임으로 번지고 있는데, 중국 시장뿐 아니라 미국 시장의 전기차 기업들마저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 성장기의 반도체 산업처럼 전기차 시장에서 제로섬 게임이 계속되자 테슬라 역시 기존 비야디가 장악하고 있는 중저가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진격을 시작한 것이다. 테슬라는 2019년 35만 위안(6458만 원)이상으로 판매하던 모델3의 기본 모델을 2023년 23만 위안((4244만 원)까지 인하했다. 2023년 9월 부분 변경된 모델3을 발표하면서 2만 위안 소폭 인상하긴 했으나 과거보다 무려 약 30퍼센트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반년간 무려 5회 이상 점진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며 전기차 가격 경쟁에 불을 붙였다.

앞선 내용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비야디와 테슬라의 타깃 고객군은 처음부터 아예 달랐다. 비야디의 신에너지 차량은 중국의 타 브랜드를 비롯한 기존 중저가 내연 차량의 잠재 고객을 신규로 유치하여 점유율을 높였다. 반면 테슬라는 벤츠, BMW, 아우디 등 고가 내연 차량의 점유율을 빼앗으며 성장했다. 그간 시장에서 서로 경쟁할 일이 적던 두 기업이 맞붙기 시작한 것은 신에너지차가 비단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 가는 국제적인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각자 포지셔닝한 시장을 넘어 전방위적인 전환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비야디가 20~30만 위안(3690~5536만 원)대 가격의 차량 라인업을 늘려서 브랜드 전체에 힘을 실어 주는 동시에 테슬라의 모델S, 모델X 같은 프리미엄 차량을 상대하기 위한 새로운 브랜드까지 론칭한 이유다.

양사가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 중이라는 것은 확인했다. 그렇다면 실제 주력 모델의 스펙과 가성비는 어떻게 다를까? 당장에 전기차를 살 계획이 없거나 전기차 관련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이 둘의 라인업을 봐두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의 경쟁이 비단 전기차끼리의 경쟁에 국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30만 위안(3690~5536만 원)대 가격의 차량에서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경쟁력 있는 차종은 바로 도요타, 혼다 등 일본계의 내연 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비야디와 테슬라의 가격 경쟁이 기존의 내연 기관 차량 시장까지 뒤흔들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살펴볼 양사의 주력 모델 전쟁은 가까운 미래 우리에게 주어질 선택지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두 브랜드의 주력 모델을 분석하기에 앞서 스펙 분석에 있어서는 객관성 확보를 위해 국내 전기차를 대조군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국산 차종에 비해 비야디와 테슬라 차량의 스펙이 어떤지 알아야 보다 현실적인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분석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먼저 라인업을 비교한다. 다음으론 전기차 핵심 스펙인 주행 거리의 측정 기준에 관해 논한다. 그리곤 주행 거리에 따라 양사의 모델이 얼마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를 국내 차종과 비교하며 알아본다. 다만 2023년 중국 신에너지 차량 보조금 중단과 더불어 테슬라가 주도한 가격 인하 경쟁으로 비야디도 같이 가격을 내리고 있어 자동차 가격 변동이 심하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 책에선 2024년 3월 기준으로 양사의 주력 모델을 살펴본다.

라인업

우선 비야디를 보면 2022년 4월 내연 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한 이후 모든 라인업은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만 구성돼 있고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하나는 중국 역대 왕조 이름을 딴 왕조 계열이며 나머지 하나는 해양 선박 및 동물의 이름을 딴 해양 계열이다. 또한 비야디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합작해서 만든 ‘덴자(Denza)’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협업이 지지부진했는데,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싶어 하는 비야디 측에서 지분을 50퍼센트에서 90퍼센트로 늘렸다. 그리고 비야디보다 높은 가격대로 2022년에 미니백 D9, 2023년에 중형 크로스오버 N7를 공개한 바 있다. 2023년 비야디는 양왕이라는 자체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제 비야디는 10만 위안(1845만 원) 이하의 최저가 엔트리 차량부터 168만 위안(3억 1002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고가 브랜드까지 전부 갖춘 셈이다.

테슬라의 모델은 비야디에 비하면 매우 단순하다. 지금 시판되고 있는 모델은 S-E(3)-X-Y, 소위 말하는 섹시 라인업의 네 가지 모델이다. 2012년 고급형 프리미엄 세단 모델S, 2015년 고급형 프리미엄 SUV 모델X, 2017년 보급형 세단 모델3 그리고 2019년 보급형 SUV 모델Y를 발표하면서 라인업을 완성했다. 사이버 트럭은 2019년 공개됐으나 아직 시판 전이고 모델3보다 더 저렴한 모델2 발표도 예상되고 있다.

비야디의 왕조 계열은 친(秦), 위안(元), 송(宋), 탕(唐), 한(汉) 총 다섯 개로 구분돼 있다. 비야디 공식 사이트에서 차량별 최대 주행 거리는 중국 기준(CLTC·China Light-duty vehicle Test Cycle)과 유럽 기준(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이 혼용되고 있다. 이에 반해 테슬라 모델의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모두 CLTC 기준으로 통일돼 있다.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전기차 최대 주행 거리의 기준부터 살펴본다.

주행 거리 측정 방식

일반적으로 전기차 최대 주행 거리 측정 방식은 먼저 네 가지를 꼽아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NEDC,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그리고 한국 환경부 기준이다.

NEDC는 1970년대 처음 도입돼 오랜 기간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은 주행 거리 측정 방식이지만 급가속, 에어컨 사용, 주행 모드 변경 등은 측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단순히 주행을 시작해서 멈출 때까지 달린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실제 주행 환경과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실적인 주행 거리 측정을 위한 개선이 계속됐다. WLTP는 NEDC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2017년부터 채택된 표준이다. 다양한 주행 환경 속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므로 이론적인 주행 거리를 측정하는 NEDC보다 훨씬 실제 운행 환경의 주행 거리와 가깝게 측정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 유럽의 경우 WLTP를 표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한편 미국은 미국 환경보호청 EPA를 따른다. EPA는 앞선 두 표준보다 기준이 엄격한데 일반적으로 WLTP보다 최대 주행 거리가 10~15퍼센트 짧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측정 기준은 어떨까? 한국은 환경부가 전기차 주행 거리 인증을 담당하고 있는데 EPA 기준을 참고하여 만들었기에 EPA와 유사한 방식으로 테스트가 진행된다. 하지만 환경부는 EPA 기준에서 ‘5-Cycle’이라는 보정식을 추가로 대입한다. 시내 주행, 고속도로 주행, 급가속 및 고속 주행, 에어컨, 겨울철 낮은 온도 등의 상황을 고려해 보정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상기한 모든 기준에서 가장 주행 거리가 낮게 나오는 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인증 기준을 지닌 만큼 이런 기준의 차이를 감안하고 한국 전기차의 최대 주행 거리를 볼 필요가 있다.

사실 변수는 더 많다. 전기차의 경우 저속에서 가속력이 좋고 고속 주행시 모터 효율이 떨어진다. 도심에서의 최대 주행 거리가 고속도로보다 오히려 길게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주행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또 최대 주행 거리가 달라진다. 정리하자면 동일 제조사, 동일 스펙의 차량이라고 해도 NEDC>WLTP>EPA>한국 환경부 기준 순으로 최대 주행 거리가 줄어든다.

상기 네 가지 기준 외에 중국 자체적으로 만든 기준인 CLTC은 그렇다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 CLTC는 중국의 유일한 기준이므로 비야디 등 토종 브랜드는 물론이고 테슬라 등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도 모두 이 기준으로 최대 주행 거리를 발표한다. 문제는 다른 기준에 비하면 상당히 후한 최대 주행 거리가 나온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이 기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통상 WLTP 기준은 CLTC 대비 80퍼센트 수준이며, EPA 기준은 CLTC 대비 70퍼센트 수준이다. 한국 환경부의 기준은 심지어 EPA보다도 엄격하므로 CLTC 대비 70퍼센트 이하로 추정된다.

이처럼 각 국가별 표준이 상이하니 일대일 비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비야디와 테슬라의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한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스펙과 가격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은 2023년 한국 내 전기 승용차 판매량 1~2위 차량이다.

스펙과 가격

먼저 아이오닉5의 최대 주행 거리는 롱레인지 2WD의 모델의 경우 485킬로미터(복합 연비 기준, 빌트인 캠 미적용)다. 아이오닉5의 기본 모델(E-Lite)은 5240만 원(세제 혜택 후, 이하 동일)에서부터 프레스티지 5885만 원까지 포진돼 있다. 추가 가능한 옵션은 제외한 가격이다.

기아 EV6의 경우 스탠다드 2WD 기준 370킬로미터이며, 롱레인지 2WD 기준 475킬로미터다. EV6의 기본 모델(Light)은 4870만 원에서부터 롱레인지(GT-Line) 5995만 원까지 포진돼 있다. 기아 역시 추가 가능한 옵션은 제외한 가격이다.

두 차량을 종합해 보면 한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스펙은 기본 트림 2WD 선택 시 평균 약 427킬로미터의 최대 주행 거리를 가지고 있다. 가격은 5000만 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격은 즉각 비교가 가능하지만 최대 주행 거리는 약간의 보정이 필요하다. 한국 환경부 기준은 중국 기준 CLTC보다 최소 30퍼센트 정도가 적게 나온다고 전제하고 보수적으로 약 610킬로미터를 한국 전기차의 기본 스펙으로 간주한다. 평균값인 427킬로미터를 0.7로 나눈 값이다. 참고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홈페이지에서 해당 차량의 제로백 수치와 최고 속도는 공식적으로 명기하지 않고 있다.

비야디 차량의 스펙과 가격은 어떨까? 2013~2015년 사이에 출시된 친, 위안, 송, 탕 등 여러 가지 세단 및 SUV를 제외하고 2020년 이후에 출시된 비야디의 대표적 중형 세단인 한汉 모델과 하이바오(Seal·海豹·바다표범) 위주로 비교해 보고자 한다.

한은 2020년에 출시된 왕조 계열 중 가장 최신 모델이다. 중형 세단으로 처음부터 테슬라 모델3를 겨냥해서 나온 차량으로 순수 전기차 및 여러 버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나왔다. 순수 전기차인 한 EV(챔피언 버전)의 가격은 21~30만 위안(3875~5536만 원) 사이이며 최대 주행 거리는 506~715킬로미터다. 제로백은 3.9~7.9초 사이지만 고성능 차량 구입을 위해선 최저 가격보다 9만 위안(1660만 원) 즉 차 가격의 약 42퍼센트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해양 계열에서는 소형차인 하이어우(갈매기)와 하이툰(돌고래), 준중형 세단 구축함(驱逐舰)05, 중형 SUV 호위함(护卫舰)07 등이 있다. 하이툰도 2022년 총 20만 42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중국 내 신에너지 차량 중 판매 순위 4위에 오를 정도의 인기 모델이다. 다만 편의상 2023년 5월 출시돼 테슬라 ‘모델3 킬러’로 많은 주목을 받은 하이바오 모델만 살펴본다.

한은 처음부터 테슬라 모델3와 경쟁하기 위해 출시된 모델이다. 2022년 중국 내 판매량은 27만 2400대로 테슬라 모델3의 판매량인 12만 4400대를 크게 제치긴 했지만 여전히 모델3는 강력한 상대였다. 하이바오는 이런 배경 속에서 모델3를 견제할 또 하나의 차량으로서 출시됐다. 하이바오의 챔피언 버전은 19~28만 위안(3506~5167만 원) 사이로 엔트리 가격대가 상당히 좋다. 최대 주행 거리는 550~700킬로미터, 제로백은 3.8~7.5초 사이다. 다른 비야디 순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30퍼센트에서 80퍼센트까지 급속 충전 시 30분이 소요되며 배터리 용량은 61.4~82.5킬로와트시(kWh)이다. 전체적으로 한과 스펙의 차이가 크진 않지만 일단은 해양 계열의 새로운 라인이라는 점, 이제껏 아우디의 냄새가 풍기는 드래곤 페이스를 탈피했다는 점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비야디 대표 모델인 한과 하이바오 기본 트림의 최대 주행 거리 평균값은 528킬로미터로 한국 현대, 기아차의 평균값인 610킬로미터보다 약 13퍼센트 정도 짧다. 상기한 대로 CLTC 기준과 한국 환경부 기준의 격차를 보수적으로 30퍼센트만 뒀기에 실제 운행 시는 현대, 기아차의 주력 차종이 13퍼센트보다 더 길게 주행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비야디는 전체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동급 모델의 최하위 트림으로 비교하면 약 30퍼센트가량 저렴하다.

테슬라의 네 가지 주력 모델의 최대 주행 가능 거리, 가격 등의 스펙은 다음 표와 같다.
 
고급형 세단 모델S의 가격은 69.89~82.89만 위안(1억 2897만 원~1억 5296만 원) 사이고 최고 시속은 250~322킬로미터이며, 제로백은 2.1~3.2초다. 최대 주행 거리는 CLTC 기준 672~715킬로미터 사이다. 2023년 9월에 모델S 역시 기본 트림은 11만 위안, 상위 트림은 20만 위안 인하됐다. 부분 변경이 된 모델3 외에는 모든 모델이 전체적으로 가격이 인하됐다.

중국에서 시판하는 테슬라 보급형 세단인 모델3와 현대·기아차를 비교하면 최대 주행 거리는 현대 아이오닉5가 우위에 있다. 참고로 이는 한국에서 시판 중인 모델3와 현대· 기아차 주력 모델과 비교할 때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기본 트림 기준으로 모델3의 최대 주행 거리는 403킬로미터(한국 환경부 기준)이고 현대 아이오닉5의 최대 주행 거리는 485킬로미터다. 그러나 테슬라 중국 시판 가격대는 모델3 기본 트림 기준으로 4500만 원대로 오히려 현대·기아차보다 더 저렴하다. 2024년 3월 기준으로 모델3의 한국 시판 가격은 확인할 수 없으나, 모델 Y의 한국 시판 가격이 5499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는 비야디 등과의 경쟁으로 확연하게 저렴히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델3의 한국 시판 가격대가 6000만 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는 비야디 등과의 경쟁으로 확연하게 저렴히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테슬라 모델3의 제로백은 6.1초대로 비야디 한(7.9초대)과 하이바오(7.5초대)보다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여 준다.

결론적으로 테슬라는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 주행 성능과 더 긴 최대 주행 거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비야디에 비해 약 20퍼센트밖에 높지 않은 가격대로 기본 모델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포지셔닝와 관련 스펙은 테슬라가 확실히 뛰어나지만 노후화된 연식, 선택 가능한 차종의 제약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등의 이유로 인해 2023년 상반기 기준 비야디의 신에너지차량 판매량이 115만 5000대로 테슬라의 29만 4000대보다 약 네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과연 비야디는 테슬라에 비해서 어떤 점이 뛰어나서 그런 판매량을 기록했을까?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하드웨어 강자, 비야디


전기차 제조 원가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배터리 기술력에 대해 비야디가 어떤 면모를 보여 주고 있는지 이미 앞서 살펴본 바 있다. 배터리 외에도 비야디는 전기차 하드웨어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비야디의 첫 번째 장점으로 전기차 핵심 부품의 제조 능력과 공급망 관리가 잘 돼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들은 자동차 제조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 유리와 타이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 부품을 인하우스로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의 삼대 핵심 요소인 파워트레인(구동계), 플랫폼, 배터리를 중국 내에서 자체 제작이 가능하므로 미중 갈등과 같은 국제 정세에 따라 생산이 중단될 위험이 적다.

물론 테슬라도 수직 계열화로 유명하다. 여타 내연 기관 자동차 기업에 비하면 기가팩토리(Gigafactory)를 통한 공정 효율화가 잘돼 있고 대형 캐스팅 장비와 독자적 배터리 기술을 갖추기도 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본사가 있는 미국 외에 중국 상하이를 비롯한 해외 생산 기지가 많으므로 외부 요인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비야디는 원래 배터리 기업이었으므로 배터리는 제외하고 그들의 파워트레인과 차량 플랫폼을 살펴보자.

비야디는 오랜 투자와 연구 개발을 거쳐 파워트레인의 핵심인 모터와 인버터 기술까지 상당히 발전시켰다. 물론 차량용 반도체는 종류가 다양하고 독일 인피니언Infineon 같은 반도체 전문 기업의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치나 비야디는 IGBT(Insulated Gate Bipolar Transistor)라고 불리는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높여 가고 있다. 풀어 쓰면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로 단어는 어렵지만 원리는 쉽다. 전기차에서는 배터리의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바꾸어 모터에 공급해야 한다. 그 역할을 하는 인버터의 핵심 부품이 바로 IGBT이다. 즉, 전력 반도체는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전압과 전류를 변환하고 시스템 전체의 전력을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배터리 성능이 좋아도 파워트레인의 전력 반도체 성능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최대 출력, 최대 주행 거리 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비야디는 차량용 반도체인 IGBT 말고도 차량의 크고 작은 기능을 컨트롤하는 초소형 컴퓨터 MCU(Micro Controller Unit) 등을 주로 만들고 있다. 다만 아직은 비야디 자체 납품이 많다. 2021년 기준 중국 내 IGBT 시장 점유율 20퍼센트를 기록하며 독일 인피니언에 이은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선도 기업 수준 기술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010년 비야디는 처음으로 자사에서 연구·개발한 IGBT 1.0을 출시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2018년 IGBT 4.0을 공개했다. 비야디는 이를 통해 전기차 출력을 경쟁사 대비 15퍼센트 향상, 에너지 소모를 20퍼센트 이상 절감했고 수명도 10배 이상 향상했다고 밝혔다. 비야디의 IGBT 4.0 발표 자료를 보면 비야디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데 자신들을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IGBT의 전체 공급망을 보유한 자동차 기업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원자재 연구·개발-칩셋 설계-웨이퍼 제조–모듈 설계 및 제조-IGBT 차량 탑재’까지 모두 다 비야디 자체적으로 한다는 의미다. 2021년 5월, 업그레이드된 버전인 IGBT 6.0을 공개한 비야디 측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100만 대 이상의 차량에 자사의 IGBT를 탑재했으며 해당 차들의 주행 거리는 총 100만 킬로미터를 초과했다.

무엇보다 차량 기업의 핵심은 생산력일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플랫폼이다. 비야디의 전기차 플랫폼은 ‘e플랫폼 1.0’에서부터 3.0까지 많은 발전을 해왔다. 1.0은 내연 기관 플랫폼을 일부 개조한 것으로 2012년 E6 모델이 이 플랫폼에서 생산된 대표 차량이다. 2.0은 처음부터 내연 기관, 전기차 겸용으로 개발됐고 2018년의 탕(唐)과 2020년의 한(汉)이 대표 차량이다. 3.0은 드디어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2022년에 발표한 해양 계열의 하이바오가 대표 모델이다.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되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셀투바디(CTB) 기술로 차체 효율을 높였다. 또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길어진 축거(휠베이스, 앞뒤 바퀴의 거리)로 같은 세그먼트의 차량에서 훨씬 더 큰 실내 공간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반해 테슬라는 처음부터 아무리 당시 글로벌 최고 수준의 플랫폼 및 설계를 채택했다지만 모델S가 2012년에 발표된 지 어언 11년이 지났고 모델3도 2017년 발표돼 햇수로 벌써 6년이 넘었다. 테슬라는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난 원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차량의 운영 버전을 손쉽게 최신으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푹 익은 사골 느낌의 차량 디자인 및 하드웨어가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나마 최근 발표된 모델Y도 어차피 모델3와 70퍼센트 이상의 제품을 공유하므로 두 모델도 하드웨어 상의 큰 차이는 없다. 만약 테슬라 모델S를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당장 신차를 사도 10년 이상 된 동일 모델의 중고차와 외관상 단번에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기존 구매 고객은 계속 신차를 타는 기분이 들 수도 있으나 신규 고객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비야디는 테슬라에 비해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10만 위안(1845만 원) 미만의 저가 차량부터 100만 위안(1억 8454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모든 가격대에 제품이 포진해 있으며 경차, 준중형, 중형 세단, SUV, 스포츠카 등의 여러 차종을 아우르고 있다. 비록 지금까지 비야디는 중저가 차량에서 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어서 고가 차량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일단 저렴한 차량에서 가성비를 희망하는 소비자부터 럭셔리 차량 구매자까지 모두 다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다양한 모델에 이어 비야디는 구동계(파워트레인)에서도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 신에너지 차량으로 분류되는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바로 그것이다. 즉, 전기차만 제조하는 테슬라보다 한 가지 옵션이 더 있는 것이다. 2020년대 들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전기차로 기울고 있고 제조사 및 소비자도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학습이 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순수 전기차보다는 내연 기관이 포함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상당히 많다. 여기엔 전기차가 아직 완벽하게 극복하지는 못한 최대 주행 거리와 충전 편의성에 대한 우려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게다가 2023년부터 지급이 중단된 전기차 보조금은 1만 2600위안(232만 원)이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보조금은 4800위안(88만 원)이므로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이 부분도 최근 테슬라 가격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줬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국내 이동 시에도 전기차의 최대 주행 거리를 넘어서는 1000킬로미터 이상의 장거리 주행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중국 남부에 있는 선전을 기준으로 수도 베이징까지는 2000킬로미터가 넘고, 상하이도 약 150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같은 광둥성 내의 지근 거리라고 하는 광저우도 13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이런 장거리를 자주 뛰어야 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아직까지 순수 전기차는 꺼리게 되는 옵션이다. 급속 충전 시설을 이용해도 20퍼센트에서 80퍼센트까지 충전하는 데 최소 15분 이상 소요된다. 또한 중국 북부에 소재한 동북 3성(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롱쟝성)처럼 동절기가 긴 지역에서 전기차의 최대 주행 거리가 제조사에서 명시한 스펙보다 훨씬 짧게 나오는 동시에 배터리 충전 소요 시간이 더 길어지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홍콩처럼 언덕이 많고 가파른 지역에서도 전기차의 최대 주행 거리는 확연하게 줄어든다. 따라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같이 내연 기관과 전기 모터를 같이 사용하는 걸 선호하는 소비 집단은 엄연히 존재한다. 게다가 비야디 PHEV 차량의 연비는 최소 리터당 20킬로미터 이상이므로 하이브리드 원조이자 최강자인 도요타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세 번째로 비야디는 아직까지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만한 공간이 테슬라에 비해 큰 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테슬라는 이미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비야디는 대부분의 매출이 아직까지 중국 내수에서만 일어났기 때문이다. 2022년 비야디가 판매한 약 180만 대 차량 중 수출은 5만 5000여 대에 불과하다. 2022년 중국이 수출한 차량은 311만 대이며 그중 신에너지 차량이 약 68만 대다. 비야디의 중국 시장 점유율에 비하면 비야디의 수출 비중은 적은 편이므로 지금까지는 중국 시장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비야디가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게 된다면 판매량이 증가할 여지가 충분하다. 차량 제조는 양산 규모의 게임이다. 100만 대 생산 시 한 대당 제조 원가와 10만 대 생산 시 한 대당 제조 원가는 차원이 다르다. 판매량이 많아진다는 것은 규모의 경제에 따라 제조 원가가 절감돼 영업 이익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모든 완성차 기업들은 항상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네 번째로 비야디는 자신들의 주력 시장인 중국 안방에서 확실히 소비자에게 매우 긍정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비야디의 중국 내 판매량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테슬라는 높은 영업 이익률을 바탕으로 2022년부터 가격 인하 전쟁을 벌였음에도 비야디의 독주를 막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말 약 3개월간 한국과 중국 등에서 무려 네 차례에 걸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비야디를 견제하고 연말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시도였다. 그럼에도 전 세계 신에너지 차량 판매량 1위는 결국 테슬라가 아닌 비야디가 차지했다. 심지어 2023년 1월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의 후륜 구동 모델의 가격을 각각 3만 6000위안, 2만 9000위안을 추가 인하했고 비야디는 역으로 차량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판매량에서 여전히 비야디가 테슬라를 앞질렀다.

이런 뛰어난 판매 상황에 힘입어 2023년 1분기 비야디 순이익은 41억 3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10.9퍼센트 급증했다. 비야디의 2020년과 2021년의 연간 누적 순이익을 보면 각각 42억 3400만 위안과 30억 4500만 위안으로 2023년 1분기에 올린 순이익만으로 이미 과거 1년 전체의 순이익만큼 수익을 창출했다. 엄청난 성장세다.

마지막으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중국 정부는 철저히 비야디 편에서 서 있다는 사실이 비야디에는 큰 힘이다. 그 전에 짚어 봐야 할 것은 중국이 외견상 테슬라를 위해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지분 100퍼센트를 테슬라가 가져가도록 승인해준 것이 그 시작이다. 중국에서 현지 기업과 지분을 나누지 않고 공장을 설립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테슬라가 유일하다. 또한 상하이 정부는 테슬라에 법인세 25퍼센트를 15퍼센트로 감면해 줬다. 게다가 착공 1년 만에 가동을 개시할 정도로 중국 정부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프로젝트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런 파격적 지원은 테슬라가 특별히 대우했다기보다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육성의 큰 그림이었다. 테슬라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중국 신에너지 차량 시장도 커졌기 때문이다.

테슬라에 대한 지원 이전에 중국 정부는 자국 관련 기업의 육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었으며 그 대표적인 수혜자가 비야디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전기차 관련 보조금을 받은 것도 비야디이며, 선전시뿐 아니라 많은 도시가 택시나 버스를 교체할 때 비야디를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결국 테슬라가 나서서 키운 신에너지 차량 시장의 파이를 이제 비야디와 중국 기업들이 나눠 먹고 있는 실정이다. 비야디는 중국 역대 왕조의 이름을 따서 모델을 명명했고 차내 편의 장비에 오직 한자만을 적용하여 중국 정부의 방향에 충실하게 발맞춰 중화사상을 고취했다. 전체적인 품질, 성능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테슬라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은 중국 소비자들도 당연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내수 시장에서 테슬라보다 월등한 판매량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은 숫자나 이성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감성’의 영역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비야디는 이를 영리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물론 이것들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는 또 다른 문제다. 비야디도 이런 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향후 수출 증대를 위해 제삼자가 보기에 중화사상이 다소 과하게 녹아있는 왕조 시리즈 이후 최근 몇 년간 해양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출시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내연 차량에서 전기차로 가는 길목의 전반부에서 비야디는 확실히 잘 대처하고 있다고 총평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 모빌리티의 끝은 전기차가 아니다. 미래 모빌리티의 전장이 진정한 스마트카로 바뀌는 후반부에서 비야디가 자율 주행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싸움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순간 전세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라이징 스타 비야디에 맞서는 테슬라의 장점은 무엇일까?

 

전기차의 원조이자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


우선 테슬라는 비야디와는 같은 선상에서 놓고 비교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고급스럽고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테슬라가 지나온 길이 바로 전기차의 역사였으며 전기차 산업 전체를 선도하는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은 글로벌 시장보다는 중국 내 선호도만 비교적 높은 비야디와는 큰 차이점이다.

애플, 맥도날드, 메타, 스타벅스, 코카콜라, 나이키, 넷플릭스 등은 이미 자기 분야에서 확고한 글로벌 선도 기업의 위치를 지니고 있다. 테슬라 역시 현재 미국, 독일, 중국 지역에서 전기차를 제조 및 판매하면서 점점 더 자신만의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심어 주고 있다. 비록 비야디가 중국 내에서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아직은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이 크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시장보다 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비야디가 전기차 분야에서 위에 나열한 글로벌 선도 브랜드의 반열에 오르려면 가격, 품질 및 성능은 기본이고 브랜드 이미지와 마케팅 방향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져야 한다. 사실 이는 비야디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중국 브랜드는 분야를 불문하고 아직까지 내수 시장에 집중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따로 가는 경향이 있다. 미중 갈등 격화로 중국을 향한 디커플링(decoupling), 디리스킹(de-risking) 등이 부각되며 중국의 갈라파고스화는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 중국 브랜드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틱톡이 최초로 동영상 쇼트폼 플랫폼이라는 신규 분야를 개척하면서 글로벌 선도 브랜드로 올라선 바 있다.

두 번째로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서비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이를 영리하게 이용하여 차량 판매 이외의 이익을 거두고 있다. 우선 테슬라는 비야디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기업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의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이 기술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테슬라는 ‘완전 자율 주행(Full Self Driving·FSD)’이라는 서비스를 테슬라 차량 소유주로부터 별도의 구독료를 받고 제공하고 있다.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다는 인식을 주는 서비스 명칭이라는 논란은 있지만 그만큼 테슬라의 자신감이 반영된 이름이기도 하다. 2022년 기준으로 완전 자율 주행 기능을 일시불로 구입하는 것은 1만 2000달러이고 일시불이 부담될 시 월간 199달러를 내야 한다. 모건스탠리는 아직까지 FSD 등의 구독 서비스는 테슬라의 영업 이익에 기여도가 크진 않지만 향후 그 비율이 25퍼센트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은 구독 서비스 종류가 많지 않지만 향후 자율 주행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차에서 사람이 직접 운전할 필요성이 사라지면 관련 구독 서비스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테슬라는 외연 확장을 위해 동종 업계 최초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테슬라가 빅데이터 기업을 넘어 빅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데이터 센터 구축, 즉 CPU·GPU 등의 하드웨어를 준비해 놓겠다는 것은 소프트웨어 중심인 클라우드 산업(SaaS·Software as a Service)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므로 기존 클라우드 분야의 과점 사업자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은 경계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물론 테슬라가 이들에게서 점유율을 뺏어 클라우드 사업자로의 변신을 꿈꾸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테슬라의 데이터 센터는 향후 자체 설계한 자율 주행 전용 AI 전용 반도체인 ‘도조(DOJO)’의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추후 다른 자동차 기업에서 차만 가져오면 자율 주행 플랫폼인 FSD과 관련된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까지 모두 구축해서 탑재해 주겠다는 비즈니스 계획이 실려있을 수도 있다. 비단 자율 주행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이미 에너지 저장 장치(ESS) 및 차내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광범위하게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즉, 클라우드 구축은 일련의 다양한 산업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원동력인 셈이다. 자율 주행 기술이 발달할수록 차량은 하나의 이동 플랫폼이 되고 콘텐츠 등 부가 서비스의 중요도가 올라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테슬라의 선제적 투자는 비야디와의 향후 격차에 큰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테슬라에 비해 비야디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특히 비야디는 다른 기업에 비해서 자율 주행 방면에서는 비교적 낙후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내부 인사의 발언 등에서도 이유를 쉽게 유추해볼 수 있다. 2023년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비야디 브랜드의 대변인 리윈페이(李云飞)는 사람과 완전히 분리된 자율 주행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대변인 차원의 인식이 아니라 최고 경영자인 왕촨푸의 인식이기도 하다. 왕촨푸 역시 완전 자율 주행은 어렵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힌 적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야디가 아예 자율 주행에서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비야디는 중국 내 가장 선진적인 자율 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두와의 협업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차량에는 가급적 다양한 운전 보조 시스템을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출시된 하이바오 모델에는 드디어 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차량의 각 하드웨어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야 테슬라가 진즉부터 하고 있던 선진적인 업그레이드 방식을 따르게 된 것이다. 다만 여전히 테슬라와 같은 각종 자율 주행 관련 구독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차량 판매 이후 별도의 지속적인 수익은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 번째로 테슬라는 2022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16.2퍼센트의 영업 이익률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은 비단 비야디보다 높은 것이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나 2023년부터 시작된 가격 인하 경쟁으로 영업 이익율이 대폭 감소했다. 업계에서 다른 기업보다 높은 영업 이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어느 한 가지만 잘해서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영업 이익률은 기업의 종합 평가 점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조 기업은 최대한 높은 가격에 최대한 많은 제품을 판매해야 하며 제조 원가를 최소로 낮춰야 한다. 하나씩 따져 보면 생각해 보면 테슬라는 비야디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높은 영업 이익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냉정하게 위계를 구분하자면 앞서 이야기한 브랜드 포지셔닝와 자율 주행 등의 구독 서비스로 얻는 수익도 높은 영업 이익률에 기여하는 일부분일 뿐이다.
테슬라와 비야디 양 사의 영업 이익률을 보자. 2023년 기준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은 9.2퍼센트로 2022년 16.2퍼센트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에 따르면 테슬라의 순이익률은 여전히 약 15.5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비야디는 2023년 영업 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5퍼센트 내외를 기록했다. 비록 판매량 급증에 힘입어 2022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테슬라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다.
차 한 대 팔아서 남기는 돈도 비야디가 테슬라에 한참 밀린다. 영국 로이터통신에서 분석한 2022년 3분기 기준 기업별 차량 한 대당 순이익에서 테슬라는 9574달러, 비야디는 1575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여전히 높은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현대자동차의 대당 순이익은 927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영업 이익이 높은 게 만사는 아니다. 그러나 영업 이익이 높으면 최근 전기차 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치킨 게임(chicken game)’에 유리하다. 실제로 2023년부터 테슬라는 자사의 높은 영업 이익률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런 영업 이익률의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우선 가격 측면을 보면 테슬라는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했었다. 2022년 기준 국가별로 상이하나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은 약 5~6만 달러 이상으로 비야디의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인 17만 위안의 두 배가 넘는다. 판매 수량도 2022년 기준 130만 대를 기록해 180만 대를 판매한 비야디보다는 밀렸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외하고 순수 전기차만 놓고 보면 비야디보다 약 40만 대 이상을 더 팔았다.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많은 차량을 팔았으므로 남다른 영업 이익률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이 완성됐다.

제조 원가 부분을 보면 더욱더 테슬라의 강점이 드러난다. 앞서 비야디와 테슬라의 주력 차량 모델을 살펴본 것처럼 비야디는 여러 차종을 갖추고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많은 차종을 생산하는 것은 그만큼 큰 비용이 든다는 뜻이다. 비록 차량 플랫폼은 차량 세그먼트별로 일부 공유할 수 있지만 차량 모델별로 당연히 각종 부품이 다르게 제작되고 조립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고스란히 제조 원가 상승에 반영된다. 10만 위안(1845만원)대의 경차부터 100만 위안(1억 8545만 원)대의 럭셔리 카까지 다양한 모델을 갖춘 비야디에 비해서 테슬라는 단출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테슬라 차량은 네 종 중 모델X, 모델S 2종은 고급 라인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매우 적은 편이다. 2022년 모델X, S는 총 6만 6000대 정도 판매됐다. 보급형인 모델3과 모델Y가 124만 7000대가량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약 95퍼센트를 차지한 셈이다. 모델3, Y의 플랫폼은 당연히 공유되며 그 외 전체적으로 70퍼센트 이상의 부품이 두 가지 차종에 공통으로 쓰인다. 모델 3, Y의 부품 공유율이 매우 높으므로 약간 과장을 보태면 테슬라는 딱 한 가지 차종으로 무려 연간 약 120만 대 이상을 팔아치우고 있는 괴물인 셈이다. 적은 차종으로 소비자의 선택 폭이 제한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차량이 팔리기만 한다면, 다른 기업은 단출한 모델 구성으로 제조 원가를 극단으로 줄여 버린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을 쫓아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다만 최근 들어서 비야디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테슬라가 이를 저지하고자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한 결과 비야디의 2023년 2분기 영업 이익률은 18.7퍼센트에 달했고 테슬라는 9.6퍼센트에 그쳤다. 이는 테슬라가 영업 이익률보다는 시장 점유율 확보에 더 큰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가격 인하로 테슬라의 판매량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테슬라의 주가가 전년대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테슬라는 비야디에 비해 수직 계열화 수준이 낮다. 다만 비야디에 비해서 낮다는 것이지 테슬라의 수직 계열화 혹은 내재화 비율도 낮은 편은 아니다. 테슬라 전용 충전기인 슈퍼차저, 자율 주행 및 각종 콘트롤 소프트웨어, 반도체 설계, 카시트까지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비야디와의 차이점이라면 아직까진 배터리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의 배터리 전문 기업에 맡기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내재화율이 낮다면 예상 밖의 외부 공급망 충격이나 국제 정세 변화에 취약할 수 있지만 반대로 공급망이 안정적일 때는 원가 절감 측면에서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특정 부품에 대한 아웃소싱을 맡은 기업은 대부분 해당 분야의 전문 기업이므로 원가 절감, 품질 및 성능 측면에서 완성차 제조사보다 뛰어난 경향을 보인다. 비야디도 최근 과도한 수직 계열화로 인한 비효율성이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테슬라가 제조 원가를 줄이는 방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테슬라 고유의 기가팩토리다. 10억을 뜻하는 기가(giga)에서 알 수 있듯이 테슬라의 공장은 엄청난 규모의 대형 생산 기지다. 일단 지붕은 전부 태양광 패널로 덮어서 공장에서 필요한 많은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 및 소비한다. 중요한 건 기가팩토리에서 사용하는 기가프레스 공법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일반적인 자동차 제조사는 수십 개에 달하는 작은 패널들을 용접해서 차량 프레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테슬라는 2020년 말 모델Y를 생산하면서부터 거대한 메가캐스팅 설비를 사용하여 별도 용접이 필요 없이 단 하나의 부품으로 찍어 내기 시작했다. 용접 공정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불량률을 최소화했다. 이런 대형 캐스팅 공정으로 생산 단가를 최대 40퍼센트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었다. 그에 맞는 새로운 설비가 필요했으므로 테슬라는 제조 설비 자체를 스스로 만들어야 했다. 즉, 테슬라의 진정한 경쟁력은 모델3이나 모델Y가 아닌 해당 차량을 만들 수 있는 제조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완제품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생산 기술이 강점인 셈이다. 이런 차원에서 일론 머스크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제조 공장)가 테슬라의 진정한 어려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공장 전체가 하나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조 설비 자체를 아웃소싱하지 않고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따라 하기 어렵지만 중국 완성차 업체인 지커极氪는 이미 기가프레스 공법을 도입했고 현대차, 도요타도 기가프레스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끝으로 테슬라의 슈퍼차저 충전 방식이 미국 내에서 빠르게 충전 표준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도 테슬라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충전 표준은 스마트폰의 충전 단자를 생각하면 쉽다. 애플의 아이폰은 그간 라이트닝 포트를 써왔다. 유럽 의회의 규제로 아이폰15부터는 USB-C 규격 단자를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그간 충전 단자가 다르니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같은 충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테슬라와 다른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테슬라는 산업 표준 격인 ‘DC콤보(CCS·Combined Charging System)’ 방식 대신 고유의 방식인 ‘NACS(북미 충전 표준·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를 채택하고 있다. 현대, 기아차를 비롯한 한국과 폭스바겐, BMW 등의 유럽은 급속 충전 방식으로 DC콤보를 사용하고 있다. 충전 단자가 다른 차들은 같은 충전소를 이용할 수 없었다.

전기차 산업에서 충전은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표준화된 충전 방식은 전기차 산업 전체 인프라 확대와 효율성 증가에 필수적이다. 문제는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약 60퍼센트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슈퍼차저 충전소를 4만 5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선 테슬라의 폐쇄적인 슈퍼차저 운영은 전기차 산업 확대의 걸림돌이 된다. 이 때문에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프로그램(NEVI·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Program)’에 따른 전기차 충전소 건설 보조금 75억 달러의 지급 조건으로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를 개방을 요구했다. DC콤보 방식을 쓰는 타사 차량도 NACS 방식의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2023년 5~6월에 걸쳐 테슬라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리비안, 볼보, 폴스타 등의 미국 완성차 업체와 미국 내 1만 2000개 가량의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합의하고 충전 기술 공개와 동시에 충전소를 개방했다. 폭스바겐도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호환성을 위해 ‘매직독Magic Dock’이라는 호환 기기가 출시됐다. DC콤보를 쓰는 차들도 매직독을 이용하면 슈퍼차저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다른 업체가 이 같은 방식에 동의한 건 열악한 자신들의 충전 인프라를 극복하고 테슬라의 방대한 충전소 네트워크에 편승하기 위함이다.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보다 테슬라의 충전 방식을 따르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충전소 운영 업체, 충전소 제조 업체 등도 테슬라의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2023년 1분기 기준 테슬라, 포드, GM을 합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의 약 75퍼센트에 육박하므로 충전 관련 업체의 뒤따름은 필연적인 행보다. 표준이 아예 바뀌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테슬라가 사실상 미국 전기차 충전 표준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DC콤보를 이용하는 현대·기아차 등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과 BMW, 폭스바겐 등은 테슬라의 방식을 따라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충전 편의성 때문에 테슬라를 선택하며 결국 NACS로 통일될 것이라고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2023년 12월 19일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자동차공학회(SAEI)는 북미 지역에서 전기자동차 충전 표준 규격을 테슬라의 충전 단자로 확정했다. 테슬라 충전 방식이 미국 표준이 된 것이다. 따라서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2024년까지 호환 어댑터를 제공할 계획이며, 2025년부터는 공식적으로 NACS 충전 단자로 전환하는 것을 밝혔다. 해당 발표와 동시에 아직 NACS 충전 단자를 채택하지 않았던 폭스바겐도 테슬라 표준을 따르겠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2023년 10월, 현대차그룹은 이미 2024년 4분기부터 NACS 충전 단자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슬라가 미국에서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므로 전기차는 물론 충전 방식에 있어서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향후 전기차와 충전 시설 관련 생태계 조성을 테슬라의 입맛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자사의 충전 시설을 내세워 경쟁사에서는 불가능한 여러 혜택을 추가할 수 있다. 테슬라 충전 시설의 요금은 지역, 시간대, 테슬라 차량인지 아닌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만약 자사 차량에 슈퍼차저 무료 충전 혹은 반값 충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게다가 타 전기차의 사용자도 차량 충전을 위해 테슬라 앱 혹은 웹사이트를 이용해 플랫폼에 가입해야 하므로 테슬라는 모든 전기차 사용자의 정보와 충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충전 고객도 늘리고, 충전 관련 매출도 다각화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 더해 테슬라 차량의 마케팅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기회인 셈이다. 투자 회사 파이퍼 샌들러는 테슬라가 충전 서비스 개방으로 2032년까지 약 52억 달러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에 관심 없던 사용자들은 직간접적으로 테슬라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테슬라를 경험하게 돼 사용자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렇게 장밋빛이기만 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타사 차량도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오히려 경쟁사의 전기차 판매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 기존 테슬라 사용자들은 충전소에 충전 대기 차량이 많아져서 불편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왕좌의 열쇠, 자율 주행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성능


이상으로 비야디와 테슬라의 장단점을 살펴보았다. 섣불리 향후 비야디 혹은 테슬라가 전기차 전쟁에서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각자 가진 장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의 시대가 이제 막 열렸고 지금까지를 경기의 전반전이라고 봤을 때 전기차 관련 하드웨어와 충전 인프라 등이 중요 경쟁 포인트라고 볼 수 있었다. 즉,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 주행 성능, 최대 주행 거리 및 충전 편의성 등이 내연 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넘어오게 만든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판매량이 증명해 주듯이 전기차 시대의 전반전을 비야디와 테슬라가 뛰어난 하드웨어적 성능으로 선두주자로서 치고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의 후반전에서는 이런 하드웨어적 성능은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가 될 수밖에 없다. 비야디와 테슬라, 그리고 현대·기아차까지 살펴봐도 이미 스펙상으로는 누가 누구를 압살할 정도의 압도적인 경쟁력은 갖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브랜드 이미지, 디자인, 가성비 및 개인 취향 등을 고려해서 전기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컸다.

전기차에서 스마트카로 넘어가는 길목의 핵심은 자율 주행을 비롯한 소프트웨어적 성능이다. 이런 차원에서 테슬라 혹은 그 어떤 기업이라도 자율 주행의 성능을 자타공인 상용화 수준으로 올린다면 바로 그 기업이 스마트카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다.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수준의 자율 주행 차량이라면 차량의 개념이 아예 뒤집히게 되기 때문이다.

자율 주행이 완벽하게 적용된 차량의 내부 공간은 무한한 변신이 가능하다. 운전석이 필요 없어지므로 기존 차량의 디자인은 송두리째 변경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차량은 하나의 움직이는 방처럼 기능할 것이다. 또한 더 이상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필요할 때만 차량을 호출해서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 즉 차량은 소유의 대상이라는 개념보다는 오히려 사용이나 렌탈의 개념으로 진화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차량이 등장한다면 브랜드 이미지, 디자인, 가성비 혹은 개인적 취향을 뛰어넘어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2G 통신시대에 글로벌 1위의 노키아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한순간에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자율 주행이 적용된 스마트카가 등장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지금의 판매량 1~2위 기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는 자율 주행 차량이 완전히 개발됐다는 전제이므로 그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어느 기업이 자율 주행 차량을 완성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다만 지금까지 완성차 기업 중에서는 테슬라 자율 주행의 완성도가 가장 높은 편이므로 테슬라의 전망이 밝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비야디는 지금까지는 완벽한 자율 주행 기술에 대해서 어느 정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비야디의 협업 파트너인 중국 바이두에서 테슬라보다 먼저 자율 주행을 상용화해서 비야디 차량에 탑재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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