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한나의 시도가 다 성공한 건 아닙니다. 리한나는 LVMH와 함께 2019년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펜티’를 론칭했습니다. 리한나가 창업자, CE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동시에 맡았습니다. 리한나가 지분 49.99퍼센트, LVMH가 50.01퍼센트를 보유하면서 시작한 야심찬 프로젝트였죠. 리한나는 LVMH 그룹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첫 유색인종 여성이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펜티는 2021년 운영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론칭 이후 판데믹으로 고급 기성복 소비가 줄은 데다, 리한나가 영향력을 미치는 팬들의 소비 여력이 가격대가 높은 럭셔리 의류엔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펜티 뷰티나 새비지 X 펜티처럼 명확한 가치를 제시하지 못한 거죠.
게다가 리한나는 2016년
마지막 앨범을 낸 뒤로 아직까지 앨범을 발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브랜드에 진짜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담고 참여하는 게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는 주효했지만, 이런 일을 음악 활동과 병행하지는 못한 거죠. ‘배드걸 리리(
@badgalriri)’라는 아이디의 리한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팝스타보다는 CEO에 가까워 보입니다. 가장 최근 게시물은 펜티 뷰티에서 출시한 향수가 매진된 날 아침으로 캐비어를 먹고 있는
모습이죠.
물론 그래미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고 빌보드 핫 100 1위에 11개의 노래를 올린 팝스타로서의 입지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리한나가 갖고 있고,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있는 영향력은 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가로서 성과를 내야 할수록 더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죠.
기업으로서 겪는 문제가 셀러브리티로서의 리한나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비지 X 펜티는 2020년 ‘기만적인 마케팅 방식’으로 비영리 기업으로부터 지적을
받았습니다. 웹사이트에서 속옷을 구매할 때 중요한 약관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월 50달러 상당의 속옷 구독 서비스에 등록시킨다는 겁니다. 브랜드 측은 쇼핑 경험 전반에서 구매 조건을 여러 번 공개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런 식의 문제 제기가 더 심화하거나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리한나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겠죠. 팝스타로서 구축해 온 이미지를 활용해 브랜드를 운영하는 만큼 이미지에 변화나 타격이 생기면 셀러브리티로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셀러브리티든 인플루언서든 개인의 영향력을 발전시키고 사업화하는 방법은 점점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리한나를 비롯한 셀러브리티들이 더 이상 기업의 광고 모델이나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에 머물지 않고 있는 이유죠. 영향력을 브랜드화하는 효과적인 방식과 그에 따르는 리스크는 꼭 셀러브리티가 아니라도 개인에서 출발하는 일이나 사업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고민해볼 만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