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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야 산다 인텔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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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코노미스트(전리오 譯)
에디터 신기주
발행일 2021.09.15
리딩타임 6분
가격
전자책 2,4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윈텔 카르텔은 붕괴됐다. 
MS는 창문을 개방해서 살아남았다. 인텔도 대문을 열 수 있을까. 


지난 2월 대표에 취임한 겔싱어는 인텔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제 겨우 세 번째의 CEO이다. 그는 인텔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하다가 2009년에 쫓겨났다. 이후 그는 소프트웨어업체인 브이엠웨어(VMware)의 대표가 되었는데, 그는 이 기간을 두고 “반도체 산업을 떠나서 10년  동안의 휴가”를 즐겼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그는 불과 몇 주 만에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할 수 있었다. 일부 기업사냥꾼들이 원하는 대로 인텔을 파운드리 부문과 칩 설계 부문으로 분할하는 대신, 그는 “IDM 2.0”이라는 전략을 통해서 통합을 위한 노력을 배가했다. 겔싱어는 이를 인텔의 경쟁우위로 보고 있다. 지난 7월엔 겔싱어는 인텔이 최고급 칩 제조 역량에 있어서 TSMC와 한국의 삼성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야심찬 계획은 더욱 작은 트랜지스터와 더 빠른 회로를 가진 최고급 프로세서를 매년 최소한 1개씩은 출시한다는 것이다. 인텔은 2025년까지 다시 업계의 선두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연 인텔은 다시 한번 편집광이 될 수 있을까? 겔싱어는 제2의 그로브가 될 수 있을까? 

* 6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인텔의 개방전략과 반도체 산업의 미래
MS는 했는데 인텔은 못한 것 
겔싱어는 그로브의 후예가 될 수 있을까 

에디터의 밑줄

“한때 “윈텔(Wintel)”이라는 말이 있었다. 윈도우 운영체제와 인텔의 칩으로 동작하는 개인용 컴퓨터가 전 세계를 장악하며 생긴 표현으로, 그 만큼 두 회사 사이에는 강력한 협업관계가 존재했다. 이제 그 중에서 다른 반쪽도 그 문호를 개방하려 한다. 미국의 반도체 거대기업인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가 OS를 지켜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사의 핵심 비즈니스인 칩 제조 부문을 오랫동안 빈틈없이 수호해왔다.”

“만약 겔싱어의 전략이 성공한다면, 이는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60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더 나은 방향으로 재편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인하여 자동차에서부터 데이터 센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제조업체들의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텔이 점점 더 경쟁업체들에게 추월을 당하면서, 그렇잖아도 이미 안락한 환경인 칩 제조 시장에서의 집중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리고 반도체 산업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지배력을 강화시켜서, 온갖 종류의 지정학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겔싱어가 “그로브적 문화”라고 부르는 것에 다시 불을 붙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로브적 문화란 이 회사의 전설적인 공동창업자인 앤디 그로브(Andy Grove)가 재직하던 시절의 분위기를 가리키는데, 그로브는 “오직 편집증적인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신념을 가졌던 것으로 아주 잘 알려져 있다.”

“겔싱어의 개방 전략이 어떤 운명을 맞을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들은 단지 서방의 정부들만이 아니다. 현재의 기술계 대기업들도 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인텔이 어려움에 빠졌던 주된 이유는 그들이 자사의 핵심 제품을 과도하게 보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곤경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선제적으로 개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코멘트
윈텔 카르텔은 PC시절 세계 컴퓨팅 시장을 지배했다. MS는 윈도우OS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독점했다. 인텔은 X86시리즈 반도체를 통해 인텔 인사이드가 컴퓨터 하드웨어 브랜드보다 유명하게 만들었다. 모바일 시대로 전환되면서 MS는 OS시장의 주도권을 구글와 애플한테 내줬다. 인텔 역시 퀄컴에게 모바일 칩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진짜 인텔의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인텔 경영진은 더 이상 편집광들이 아니었다. 반도체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었지만 서버 시장 전투의 작은 승리로 충분히 만족했다.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설계와 생산을 분업하는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가 인텔의 IDM, 즉 통합반도체제조사 모델을 대체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인텔은 그로브를 보지 못했다. 그로브는 숲이란 뜻이다. 인텔의 전설적인 CEO 엔디 그로브의 패밀리 네임이다. 그로브는 생전에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고 외쳤다. 편집광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텔의 경영진은 인텔을 사지로 내몰았다. 인텔의 신임 CEO인 팻 갤싱어는 인텔에서 그로브 정신을 되살리려고 한다. 갤싱어의 핵심 전략은 개방이다. 갤싱어는 통합반도체제조사로서 쌓아온 반도체 제조사로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텔을 파운드리 회사로 탈바꿈시키려고 한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는 결국 TSMC를 겨냥하고 있다. 국가안보차원에서 반도체 주도권을 아시아 대륙에 고스란히 넘겨줘선 안된다고 믿는 미국 정부의 지원도 인텔한텐 유리한 부분이다. 문제는 선택이다. 갤싱어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해서 개방적 반도체 생태계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걸 인정한다. 동시에 IDM2.0모델을 고집하면서 인텔의 기존 강점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개방모델과 폐쇄모델을 동시에 가져가는 그림이다. 팹리스 기업들은 인텔의 이런 이중성이 이해충돌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고 의심한다. 게다가 팹리스들한텐 TSMC라는 훌륭한 대체제가 이미 있다. 반도체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 정부의 지원도 기회이면서 함정이다. 아시아에 팹을 짓기보단 미국 내에 짓기를 선택한다면 파운드리 특유의 경제성을 획득하기가 어려워진다. 갤싱어는 인텔의 문을 열면서도 닫고 경제성을 고려하면서도 무시해야 하는 패러독스를 해결해야만 한다. MS는 윈도우를 개방해서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는데 성공했다. 사티아 나델라는 윈도우의 창문을 열어서 MS를 새로고침한 리파운더로 평가 받는다. 갤싱어는 과거 인텔 카르텔의 파트너였던 MS처럼 인텔의 대문을 열 수 있을 것인가. 갤싱어는 인텔의 리파운더가 될 수 있을까. 
북저널리즘 에디터 신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