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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창업할 것인가 - 완결
4년 전
파트너를 찾아라 유럽의 미래학자인 피터 힌센(Peter Hinssen)은 오늘날의 경영 환경을 VUCA라고 명명한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높은 환경이라는 의미다.[1] 조직 심리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VUCA 환경에서는 개인보다 집단이 다양한 기술, 전문성, 경험을 골고루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2] 실제 기업 사례를 보아도 팀 단위 창업이 1인 창업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표 1〉은 시가 총액 기준 글로벌 10대 기업의 창업자 목록이다. 현재의 창업 환경과 다른 1900년...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 11화
6년 전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한다.” 2006년 11월 16일 김포공항을 통해 11개월 만에 귀국한 이승엽의 한마디다. 당시 일본 프로 야구 리그에서 뛰고 있었던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요미우리 자이언츠 잔류를 선택한 소회를 털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바 롯데 소속으로 일본 무대에 데뷔한 이승엽은 2004년의 저조한 성적, 2005년의 절반의 성공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한 2006년, 일본 진출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메이저리그 진출은 힘들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말했다. “상황에 따라 안 될 수도 있지만 절대 포기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라는 팬들에...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 완결
5년 전
스위스의 크립토밸리 스위스 취리히에서 남쪽으로 기차를 타고 30분쯤 가면 추크(Zug)라는 지역에 도착한다. 호수를 끼고 있는 목가적 분위기의 추크는 인구 12만 4000명의 작은 주(州)다. 조용한 시골 마을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 기술의 성지로 꼽히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본떠 ‘크립토밸리(Crypto Valley)’라는 별칭도 붙었다. 각국의 3만 2000개 기업이 몰려 있는데,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만 400여 개에 달한다. 추크가 세계 블록체인의 중심지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4년 여름, 이더리움(Ethereum)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
베이컨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 - 완결
4년 전
수십 년 동안의 연구들이 베이컨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이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식품업계는 어떻게 우리를 안심시켜 왔을까? 내가 가끔 들르던 작은 카페에서 파는 베이컨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부드럽고 폭신한 하얀 빵 사이에 베이컨이 들어 있었다. 동네 정육점에서 두툼하게 잘라 온 베이컨의 식감은 바삭함과 쫄깃함의 중간쯤이었다.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작은 유리병에 담긴 케첩과 HP소스가 함께 나와서 원하는 만큼 뿌릴 수도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빵과 베이컨, 소스. 몇 주에 한 번씩 들러서 진한 커피와 함께 먹는 샌드위치는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샌드위치가 내...
불안한 사냥꾼의 사회 - 3화
5년 전
수치심 감소의 정치 수치심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생겨나는 사회적 감정이다. 타인과의 상호 작용 과정에서 자신이 하찮고 무력하며, 어리석고 거부당한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 그런데 남들과의 차이가 무조건 수치심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통 사회에서 가난은 단지 개인의 불운일 뿐이었다. 자본주의 사회로 넘어온 뒤에야 가난이 개인의 무능과 방종의 결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가난한 자는 실패자가 됐고, 부자는 빈자를 자선과 죄책감의 대상이 아니라 경멸의 대상으로 보게 됐다.[1] 빈자는 가난이 자신의 결함이라는 사회적 평가를 내면화하면서 수치심을 느낀다. 수치심은 타인이 자기에 대해 내린 부정적 평가를 인식한 결...
Why,
YC
- 8화
5년 전
합격률이 2퍼센트에 불과한 스타트업계의 하버드.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같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곳. 세계 기술 혁신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액셀러레이터.
YC
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어딘가 위압적이다. 그런
YC
에서 살아남은 기업가라면 재능을 타고난 천재나 냉철한 비즈니스맨일 것만 같다. 지난 9개월간
YC
를 졸업한 한국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나의 막연한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직접 만난
YC
졸업사 대표들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내는 천재라거나 일밖에 모르는 사업가는 아니었다. 작은 것에서 차이를 발견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노력파,...
삶을 바꾸는 식탁 - 4화
4년 전
베이컨이라는 발암 물질 내가 가끔 들르던 작은 카페에서 파는 베이컨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부드럽고 폭신한 하얀 빵 사이에 베이컨이 들어 있었다. 동네 정육점에서 두툼하게 잘라 온 베이컨의 식감은 바삭함과 쫄깃함의 중간쯤이었다.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작은 유리병에 담긴 케첩과 HP소스가 함께 나와서 원하는 만큼 뿌릴 수도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빵과 베이컨, 소스. 몇 주에 한 번씩 들러서 진한 커피와 함께 먹는 샌드위치는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샌드위치가 내게 위안을 주지 못하게 됐다. 2015년 10월의 몇 주 동안, 내 주변 절반 정도의 사람들이 베이컨을 먹으면 암에...
불안한 사냥꾼의 사회 - 4화
5년 전
행동하는 노인의 탄생 지하철 노인 전용 좌석을 두고 벌어지는 시비, 법원 앞 도로를 점령한 노인들의 태극기 집회, 퀴어 축제 현장에서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종교인의 피켓 시위, 세월호 유가족에 맞불을 놓는 애국 보수 단체,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남녀 간의 갈등까지. 생활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갈등으로 넘쳐나고 있다. 지금까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은 계급과 세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규칙으로 보였다. 부유층과 기성세대는 보수적이고, 빈곤층과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빈곤층이 강력하게 보수를 지지하고, 극우 청년이 등장하는 등 이념 갈등이 복잡하게 나타난다. 노인 세대...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 4화
6년 전
박정태는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두 평도 안 되는 집에서 살았는데, 그마저도 월세를 제대로 못 내는 바람에 이사를 자주 다녔다. 이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주소 이전 기록이 너무 많아 주민등록등본을 떼면 서류 한 뭉치가 될 정도였다. 솔직히 말하면,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으로 가득했다고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초등학교 때, 그때부터 어머니하고 둘이서 살아오는 그 환경들이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우리 가족들이 좀 많이 있는데, 저만 어머니하고 둘이 살았거든요. 그게 어린 저로서는 견디기 어려웠어요. 삶의 역경이 어렸을 때부터… 집안 형편이 그랬다는 거… 물론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배...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 5화
6년 전
김종모는 같은 동네에 살던 야구부 1년 선배를 통해 야구에 입문했다. 평소 김종모가 동네에서 야구하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야구부 선배가 그에게 야구부 입단을 권유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야구부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 수업을 빠지고 야구를 하려면 담임 선생님께 허락을 구해야 하는데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선배가 대신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린 덕분에 다행히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당장 야구부에 나오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또다시 망설여졌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이 걱정돼 야구부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입단 테스트라는 단 한 번의 경험이 야구에 대한 그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
시민의 확장 - 1화
6년 전
모든 인간은 탄생과 성장, 소멸이라는 자연 섭리에 따라 생애 주기(life c
yc
le)를 경험한다. 영아기, 유아기에서 시작해 노년기로 끝나는 생애 주기의 각 단계는 대부분 생물학적 연령을 기준으로 나뉜다. 공동체에서 법과 제도에 의해 합의된 특정 연령에 도달한 성인은 독립적인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만 19세부터 성인이 되어 선거권을 갖는다. 성인이 되지 못한, 아동·청소년기에 속한 20퍼센트의 대한민국 국민은 실질적 주권 행사가 유예된 집단으로 대우받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권은 19세 이상의 국민에게, 피선거권은 25세 이상의 국민에게 주어진다. 25세 미만의...
코로나는 기회다 - 1화
3년 전
두려움 속 변화의 가능성 재난은 갑자기 시작되고, 절대 완전히 끝나지 않는 법이다. 다가올 미래는 여러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코로나19 발병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제와 우선순위, 세상을 향한 인식은 올해 초와 다를 수밖에 없다. 구체적 면들을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GE와 포드(Ford) 같은 기업들은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개편했다. 사람들은 보호 장비를 차지하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북적이던 도시의 거리는 조용하고 텅 비었으며, 경제는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멈춰서면 안 됐던 것들이 멈췄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 가령 노동자 권리와 혜택이 늘어나고, 수감자가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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