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된 표현의 자유: 콩플랑 생토노린 지역 부아돈 중학교의 사뮈엘 파티 역사·지리 교사는 지난 5일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해 그린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 줬다.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다는 취지였다.
- 《샤를리 에브도》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잇달아 무함마드 만평을 싣고 과격 이슬람교도를 풍자했다. 2015년에는 이슬람 급진주의자 2명이 편집국에 쳐들어가 총기를 난사해 편집국장을 비롯한 12명이 사망했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굴하지 않고 있다.
- 사뮈엘 파티 교사는 해당 만평이 이슬람교 학생들에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리고, “교실 밖으로 나가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가 학교에 거세게 항의했고, 교사 신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사뮈엘 파티 교사도 명예 훼손으로 맞섰다.
- 해당 교사는 결국 지난 16일 오후 대로변에서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용의자인 18살 압둘라 안초로브는 경찰 추격에 흉기로 맞서다 총격에 사살됐다.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이슬람교도인 그는 범행 직후 SNS에 시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무함마드 묘사는 금기: 무함마드는 610년경 알라의 계시를 받아 이슬람교를 만든 창시자이자 선지자로
추앙받는다.
- 이슬람교에선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거나 만드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한다. 무함마드의 얼굴을 보는 것 자체도 불경스러운 일로 여긴다. 이슬람교는 우상 숭배를 금기시하기 때문이다.
- 초기 이슬람 문헌에는 무함마드의 초상화가 그려지거나, 외형이 글로 적혀 있기도 하다. 이후 무함마드는 빛과 불꽃으로 표현되는 등 신성함을 더해, 묘사가 불가한 이슬람교의 절대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 이슬람교는 특히 다른 나라나 문화에서 종교에 대한 몰이해 속에 무함마드가 표현되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뉴욕 법원 옥상에 모세, 공자 같은 다른 선지자 9명과 함께 만들어진 무함마드의 조형도 1955년에 철거됐다.
서방과 이슬람 갈등 커지나: 프랑스 전역에서는 수만 명이 모여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SNS에는 ‘#나도 교사다(#JeSuisProf)’ 해시태그가 퍼져 나가고 있다. 정부도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21일 국가 추모식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프랑스 내 600만 명에 달하는 이슬람교도는 추모 물결에 반발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이 서방 국가와 이슬람 사회의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이 과격 이슬람교도를 ‘바보’로 폄하하고, 무함마드의 나체를 그리는 등 표현의 자유를 넘어 인종 혐오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