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의 일
5화

유튜버로 성공하기

관심 경쟁을 돌파하라


유튜버들은 기존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들처럼 새롭고 획기적인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기존 제작자들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창의성이 필요하다. 유튜브 플랫폼과 시청자들의 특성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다.

유튜버의 콘텐츠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소비된다.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버스나 지하철 등을 타고 이동하는 틈새 시간에도 감상할 수 있다. 스낵 컬처(snack culture)[1]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매체 특성 때문에 시청자들은 짧고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한다. 유튜브 콘텐츠는 기존 미디어 콘텐츠들에 비해 길이가 매우 짧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길이가 1시간 이상인 영화, 드라마, TV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짧게는 1~2분, 길게는 15~20분가량의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유튜버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특히 유튜브의 추천 기능은 시청자들이 언제든지 다른 콘텐츠로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든다. 시청자가 현재 시청하고 있는 영상과 유사하거나 관련 있는 영상을 모바일에서는 화면 하단에, 웹에서는 화면 우측에 나열해 주기 때문이다. 시청하고 있는 영상이 조금이라도 지루할 때, 혹은 더 자극적이거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유사 영상이 추천되는 경우 시청자들은 너무도 쉽게 다른 유튜버의 채널로 이탈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이목을 자신에게 집중시켜야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튜버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환경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튜버는 짧은 동영상 시청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른 콘텐츠에게 빼앗기지 않고, 본인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유튜브에 적합한 스낵 컬처 스타일의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연애흥신소: (유튜버가 발휘하는 창의력이) 에디슨 같은 창의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콘텐츠를 재창조할 수 있는 창의력도 필요하다 생각해요. 매체의 특성에 맞게 창의할 수 있는 능력, 리크리에이트(recreate)? 아예 새로운 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편집하는 방법을 ‘다다다다다’ 쉼 없이 가는 편집 기법을 사용하는 것 같은 거예요. 텔레비전 콘텐츠는 채널을 고정해 놓고 보는 건데, 유튜브는 내 마음대로 넘겨 볼 수 있고, 나가 버릴 수도 있고 자유도가 높잖아요? 그런 데서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텀이 있으면 안 되는 거죠. 그런 환경에 맞는 연출을 잘하는 것도 창의적인 연출이라고 생각해요.

연애흥신소 팀이 언급한 ‘다다다다다’식의 편집은 스낵 컬처 창의성의 대표적인 예다. 말과 말 사이에 숨을 쉬는 구간까지 편집으로 잘라 내어 쉬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가게 만드는 유튜버 특유의 편집 방식이다. 심지어는 긴 문장 대신 핵심 단어들을 말하는 유튜버의 모습을 중간중간 편집해 넣어, 짧고 굵게 의미만 전달하기도 한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콘텐츠의 길이도 줄일 수 있고, 시청자 이탈률도 낮출 수 있다. 이는 기존 미디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창의적인 편집 방식이며, 효과적으로 시청자의 이목과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튜버에게는 필수적인 전략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쉽지 않다. 유튜브 환경에서는 매 순간 새로운 콘텐츠들이 빠르게 업데이트된다. 너무도 쉽게 나의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에 묻히거나 잊힐 수 있다. 따라서 유튜버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쉽게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정한 상태로부터 쉽게 자유로워질 수 없다. 앞으로도 더 심화할 관심 경쟁 속에서 유튜버들은 계속적으로 스낵 컬처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불안정함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아마추어 전문가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전문성을 먼저 겸비한 후 활동을 시작하는 유튜버는 많지 않다. 유튜버들은 대체로 아마추어 상태에서 유튜브를 시작한 후에 경력이 쌓이고, 활동을 계속하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과정을 거쳐 스스로 전문성을 습득한다. 수백 개에 달하는 영상을 오랜 시간 동안 업로드해 온 유명 유튜버들도 채널 설립 초창기에는 영상 제작에 서투른 아마추어였다.
 
코코넛 채널: 저희 채널에 전문성은 없다고 생각해요. 편집이나 촬영 같은 거요. 제작자로서 전문성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콘텐츠 전문성도 그렇게 많진 않고……. 저희 채널의 취지가 서로의 문화를 배운다는 것이거든요.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이 댓글로 이것도 해봐라, 저것도 해달라고 달면 걔네들이 해보라는 걸 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문화를 배워 나갈 수 있다가 우리의 모토예요.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는 유튜브의 낮은 진입 장벽 때문에, 자신이 다루는 소재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채널 운영을 시작하는 유튜버들도 많다. 인터뷰이 중에서도 음악가가 본업이며, 음악 콘텐츠를 제작하는 연애흥신소 팀을 제외하고는 모두 콘텐츠 제작자로서도, 자신이 콘텐츠에서 다루는 소재에 있어서도 아마추어였다. 예를 들어 A의 경우, 남성 뷰티에 관심이 많을 뿐, 남성 뷰티와 전혀 관련 없는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하지만 A는 채널을 운영해 나가면서 조금씩 남성 뷰티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해 가고 있었다.
 
A: 원래는 맨즈 뷰티(men’s beauty)에 대한 관심만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점점 전문성을 가지게 된 건 유튜브를 하면서예요. 사람들이 자꾸 댓글로 궁금한 걸 물어보거든요. 답변을 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공부를 하는 거죠. 회사 근처에 백화점이 있어요. 점심시간마다 나가서 남성 화장품 코너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해요.

유튜버의 전문성은 채널을 운영하면서 스스로 배우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전문성이 유튜브 진입의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유튜버들은 시청자들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전문성을 만들어 나간다.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단순 관심사였던 맨즈 뷰티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A처럼, 더 많은 정보와 재미를 전달하려 노력하는 유튜버들은 콘텐츠 제작 전문가로 변모하는 과정에 있다. 콘텐츠 제작과 소재에 관한 전문성 외에도, 직업 유튜버로 활동하기 위해 모두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전문성도 있다.
 
C: 우리가 어느 기업에 취직하면, 그 기업을 알고 취직하죠? 그것처럼 유튜버로 활동하려면 유튜브가 어떤 플랫폼인지, 무엇을 우리에게 요구하는지 알고 있어야 해요.

즉, 직업 유튜버는 유튜브 플랫폼의 전문가가 되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유튜브의 정책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C는 이것이 의외로 많은 유튜버들이 놓치고,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원이 소속 회사의 정책을 어기면 그에 따른 징계를 받는 것처럼, 유튜브에도 사용 가이드라인이 있고, 그것을 어길 경우 해당 영상의 수익 창출 정지부터 계정 삭제까지 그에 따른 징계를 받게 된다. 유튜브는 저작권 위반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 저작권 위반으로 경고를 받으면 수익 창출 자격이 박탈될 수 있으며, 이러한 경고가 3회 쌓이게 되면 계정 및 계정과 연결된 모든 채널이 해지될 수 있고, 계정에 업로드된 모든 동영상이 삭제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C: 사람들이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것조차 몰라요. 그런데 유튜브는 그걸 되게 강조하거든요. 가이드라인 지켜서 올리라고. 근데 유튜브 가입할 때, 정책 읽어 보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내가 앞으로 일할 회사인데, 회사에 대해서 알지 못한 채로 일한다는 것은 얼마든지 잘릴 수 있다는 뜻인 거예요.

유튜브 정책[2]을 알아야 규칙을 어겼을 때 받게 되는 치명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정책의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유튜버로 성공한다고 해도 정책 위반으로 채널이 사라지거나 여태 제작한 동영상이 모두 삭제된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직업 유튜버로서 장기적인 채널 운영을 원한다면 정책을 이해해야 한다.

유튜버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그때그때 파악해서 자신의 채널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만난 유튜버들도 이미 공개되어 있는 기본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유튜브 아카데미(Youtube Academy)라는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제공되는 교육 영상을 시청하거나, 관련 서적과 뉴스를 찾아 읽어 파악하고 있었다. 유튜브 관계자와 직접 대화하면서 새로운 유튜브 기능이나 알고리즘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김메주: 유튜브가 새로운 기능을 내잖아요? 그럼 그 기능을 많이 활용하는 유튜버들에게 좋은 점수를 줘요. 예를 들어서 유튜브가 실시간 스트리밍을 처음으로 내세웠다면, 아마 최근 내세웠던 기능 중에 유튜브가 제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기능일 거거든요? 그래서 실시간 스트리밍을 했던 유튜버들한테 알고리즘이 한동안 유리하게 작용했었어요. 그래서 저도 실시간 스트리밍을 사용하면서부터 갑자기 (구독자가) 팍팍 늘었었거든요. 여기저기 추천도 많이 되고요. 유튜브 행사나 뉴스 같은 걸 많이 보고 어떤 기능이 도입됐다 하면 그 기능을 적극적으로 써보는 게 좋아요.
공식 행사 갔을 때 (유튜브 관계자가) 대놓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실시간 스트리밍 한번 써보세요. 알고리즘이 아마 좋게 적용될 거예요~” 이렇게. “신기술이 나오면 꼭 써보세요.” 그러더라고요. 저는 실시간 생방송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그 말 듣고, ‘그래?’ 하면서 해봤다가 지금은 아예 일주일마다 정기적으로 하고 있어요.
 
코코넛 채널: 예전에 유튜브에서 주관하는 크리에이터 모임에 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한 유튜버분이 72시간 안에 특정 조회 수와 댓글 수를 넘으면, 메인에 올라갈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영상을 올리자마자 첫 3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유튜버들이 모이는 행사는 알고리즘과 관련한 팁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대체로 유명 유튜버들이 멘토로 참석하기 때문에 팁을 전수받을 수도 있고, 유튜브 관계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행사에 참석한 다른 유튜버들과도 채널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조언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행사가 열릴 때마다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튜버들이 행사 참여를 위해 모여든다.

유튜브에서 주관하는 행사들은 정기적으로 열리지는 않는다. C는 지역 콘텐츠 진흥원이나 문화 재단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관련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참석해 타 유튜버들과 네트워킹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경우 관련 홍보물을 잘 확인해야 참석할 수 있다. 유명 유튜버들의 강의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더 많은 구독자를 모으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유튜버들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알고리즘뿐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숙지하고, 수시로 변화하고 업데이트되는 알고리즘의 발전 방향을 따라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유튜버들과의 네트워크는 성공의 필요조건이었다.

 

나를 관리하는 기술


직장인에게는 정해진 근무 시간과 장소가 있지만, 유튜버에게는 없다. 원하는 시간이 곧 근무 시간이 되고, 어디든 가서 일해도 무관하며, 얼마든지 쉬어도 된다. 실제로 박담채는 2주 동안 유튜브 활동을 쉰 적이 있다고 했다.
 
박담채: 개인적인 건데……. 원래 좀 그런 거 있잖아요. 노잼 시기라고……. 제가 우울해지는 시기가 많아요. 한 다섯 달에 한 번꼴로. 또 웃긴 게 이게 정해져 있어요. 그냥 저는 한 2~3주 동안 너무 우울한 거예요. 의욕도 없고……. 제가 만약에 회사를 다녔다 하면은 아무리 우울하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회사에 가야 했을 거 아니에요? 이건 제가 제 개인적인 심리 상태를 핑계로 2주 동안 푹 쉰 거였거든요.

유튜버의 근무 환경은 개인적인 사정뿐 아니라 기분에 따라서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유튜버라는 직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유튜버도 있었다.
 
D: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솔직히 일이 없을 때도 있잖아요? 그래도 퇴근 시간까지는 자리에 앉아 있긴 앉아 있어야 해요. 저는 그게 너무 스트레스 받거든요. 그런데 유튜브는 일이 끝나면 진짜 끝이 나잖아요. 영상 업로드 끝나면 더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필요도 없고, 나가 놀아도 되고? 또 그렇게 일하는 시간마저 제가 정하는 거죠. 누가 나보고 일하라 해서 억지로 일하는 게 아니라, 제 스스로 일을 좀 해야겠다고 느껴서 제일 일하기 편한 시간에 편집도 하고 그러니까 마음도 편하고 의욕도 생기는 것 같아요. 제일 큰 장점이에요.

누구도 일을 하라는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채찍질해 가며 일해야 한다. 시청자들로부터 잊히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의 주기를 지켜 가며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시청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튜버는 꾸준히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위해 주어진 자유를 스스로 통제한다. 업로드 주기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박담채: 오늘 너무 피곤하고 당장 자고 싶은데 내일 영상을 올려야 해. 그럼 막 좀비처럼 편집해야 하잖아요? 무조건 해야 하니까. 거기서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시청자랑 약속한 일정이 있는 거예요?)
아니요. 제 스스로 약속한 거죠. 제가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일주일에 세 개는 올려야지’ 하는 거예요.

유튜버들은 일주일에 업로드할 영상 개수를 스스로 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자기를 통제하고 있었다. 이유는 영상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에 영상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D: 저희가 그렇게 큰 채널도 아닌데, 저 바쁘다고 영상 안 올리면 꼭 댓글이 달려요. 막 ‘요즘 바쁘신가 봐요~’ ‘다음 영상은 언제 올라와요?’ 이런 식으로요. 지켜보면서 기다리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막 조급증이 생겨요. 빨리 편집 마무리해서 내일은 무조건 올려야겠다 싶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편집해서 올리죠. 근데 그러면 너무 힘들잖아요. 그래서 평소에 좀 미리미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퇴근하고 집 와서 30분은 편집하기’ 이런 식으로 정해 놓기도 하고요.

유튜버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근무 환경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지만, 주어진 자유를 포기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며 열심히 일한다.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콘텐츠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기 위해서다. 이들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매일의 업무 시간을 정해 자기를 통제하며 일한다. 특히 겸업 유튜버들은 본업 외의 시간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더 강한 자기 통제 아래 때로는 무리하게 일하고 있었다.
 
오!마주: 제가 3일 뒤에 4일 동안 출장을 가거든요? 그래서 가기 전에 영상을 찍어 두고, 다행히 노트북이 있어서 출장 가서 그걸로 밤에 편집해서 올리려고 하고 있어요.

유튜버들이 각자의 목표와 작업 시간을 정하고 이를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이고, 동시에 그들과 자주 만나면서 인지도를 올리고 유튜버로서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런 점에서 A는 유튜버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성실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유로운 일정을 각자의 방법으로 잘 조율해 시청자들과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A: 유튜버는 작업 시간이나 방식이 패턴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게 좋다 나쁘다 할 순 없어요. 그래서 유튜버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성실함이에요.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거죠. 어떤 콘텐츠가 성공하고, 어떤 콘텐츠가 실패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요. 계속 시청자들 눈에 보이는 게 중요한 거예요. 보통 일반 브랜드들도 별거 없이 계속 노출만 시켜서 마케팅 효과를 얻기도 하잖아요? 사람들이 들고 다닐 쇼핑백에 브랜드 로고를 크게 박아 넣는 것도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이런 브랜드가 있다는 걸 알리는 거잖아요. 유튜버도 자신이라는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계속 인지시키는 것 자체가 중요해요. 그래서 꾸준히 올려야 하죠. 뭐가 언제 어떻게 걸려서 채널이 커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유튜버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아도 되는, 업무 자율성이 매우 높은 꿈의 직업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압박감을 견뎌 내야 직업 유튜버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커뮤니티가 만드는 자유직업


유튜브의 가장 큰 특징은 유튜버를 중심으로 팬덤의 성격을 가지는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들과 유튜버가 차별화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블로거를 비롯해 유사한 활동을 하는 크리에이터들과 유튜버가 구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A: 블로그는 내가 원하는 정보만 얻으면 나온단 말이죠. 이 글을 쓴 작성자가 누군지에 대한 생각은 잘 안 해요.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들어가는 순간 사람의 얼굴이 나온단 말이에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팬덤이 형성되는 거죠. 흔히 블로거들은 얼굴을 잘 노출시키지 않잖아요?

시청자들은 유튜버의 지식 외에도 유튜버가 제공하는 정보나 특유의 매력에 이끌려 채널로 모이고, 구독자가 되어 하나의 집단을 형성한다. 유튜버들은 자신의 채널 구독자에게 애칭을 지어 집단에 이름을 붙이고, 정체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뷰티 유튜버 윤짜미는 채널 구독자들에게 ‘쨔미의 식구들’을 줄여 ‘쨔식들’이라는 애칭을 붙여 부르고, 구독자 수 76만 명의 라이프 스타일 유튜버 연두콩은 구독자들을 ‘연두부’라고 부른다. 유튜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특징은 곧 유튜버만의 경쟁력이다. 이를 포착한 유튜브에서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사진이나 글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했다.

유튜버에게 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수익 창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팬덤이 강한 유튜버는 별도의 사업을 시작해 수익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스스로를 스타화하고 연계된 커머스(commerce)를 시작하는 것이다. 단순 시청자라면 유튜버의 콘텐츠만 시청하겠지만, 팬이라면 종류와 상관없이 유튜버의 커머스 상품을 소비하게 된다.
 
C: 나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야 해요. 내가 간판인 거죠. 채널 콘셉트가 명확해야 해요. 재미있고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사람들이 몰리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돈은 안 돼요. 광고도 봐줘야 돈이 되잖아요? 재미만 추구하는 사람들은 ‘스킵(skip)’을 눌러요. 그런데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 ‘우리 형님 광고 한번 봐주자’ 이런 식으로 말이 나오기 시작해요.

C의 설명처럼 유튜버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팬들은 유튜버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유튜브 알고리즘에 맞춰 움직여 주기도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상 시청자들이 광고를 건너뛰지 않고 끝까지 시청하거나 클릭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익이 발생한다. 팬들은 이러한 수익 구조를 인지하고 일부러 광고를 끝까지 시청하거나, 배너 광고를 일부러 클릭해 주는 방식으로 유튜버를 수익 측면에서 서포트한다.

이 외에도 실시간 방송에 참여해 일종의 후원금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 챗을 보내기도 하고, 영상 업로드 알람을 설정해 두고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되면 바로 채널에 찾아와 영상을 시청해 초기 조회 수를 확보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팬덤은 우리가 상상하는 가장 이상적인 유튜버의 모습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팬덤이 형성되어야 유튜버의 일에 자율성이 생기고, 꿈의 자유직업[3]에 가까워질 수 있다.
 
박담채: 왜 그런 말들 하잖아요?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준다고……. 그런 것처럼 사실상 유명하면 뭘 하든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새로운 걸 시도하면 ‘어? 얘 이런 것도 하네?’ 하면서 신기해하고, 또 그걸 좋아해 줘요. 그런데 반대로 유명하지도 않고, 사람들이 관심도 없는 애가 이것저것 하면 거기서 망하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도 지금은 이것저것 하지 않고 좀 일관성 있게 콘텐츠를 하려고 노력 중이고요. 구독자가 한 100만 명 넘어가는 사람들은 뭘 해도……. 오히려 그땐 여러 가지 하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 유튜버들의 채널을 살펴보면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업로드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뷰티 유튜버라 하더라도 뷰티 관련 콘텐츠뿐만 아니라 본인의 일상을 공유하는 일상 콘텐츠, 구독자들과 수다를 떨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대화 콘텐츠 등, 형식과 소재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생산하고 있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콘텐츠건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버가 제작한 영상이라면 시청할 의향이 있는 충성 구독자인 팬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D: 시청자는 콘텐츠 하나 보고 나를 떠나가지만, 팬은 내가 콘텐츠를 올릴 때까지 기다려 줘요. 한 유튜버가 이사 때문에 한 2~3주간은 영상을 못 올리게 됐다고 공지 영상을 올린 걸 봤어요. 저같이 작은 채널은 그렇게 오래 쉬면 채널이 정체되어 버리는데, 그 유튜버는 팬이 워낙에 많다 보니까 구독자들이 이사 잘하라고 댓글도 남겨 주고, 다시 유튜버가 돌아왔을 때 바로 정상적으로 채널이 돌아가더라고요. 구독자들이 그 유튜버가 돌아오길 기다려 준 거죠.

일반 시청자라면 유튜버의 공백기를 참지 못하고 채널을 떠나가지만, 팬들은 유튜버의 상황을 이해하고 응원하며, 돌아오길 기다린다. 팬을 보유한 유튜버는 언제든지 타 유튜버에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도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다.

유튜버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어 내고, 자신을 봐주는 시청자들을 팬으로 만드는 연예인과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유튜버에게 팬덤은 자신의 수익 영역 범위를 확장할 수 있게 하는 힘이자, 일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꿈의 직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1]
과자를 먹는 것처럼 5~15분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뜻한다. 웹툰이나 웹 드라마처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예로 들 수 있다.
[2]
[3]
고용 관계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의 능력이나 기술에 따라서 돈을 벌어 생활할 수 있는 직업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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