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쟁에서 애플이 패한다면 이제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도 다양한 경로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앱을 설치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애플이 이번 판결의 승자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통상 반독점 소송에서는 시장의 범위를 정의하는 데 어려움이 크고, 이 때문에 원고가 이긴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재판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와 별개로, 개발사 및 주요국 경쟁 당국의 반독점 압박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픽은 지난해 9월 스포티파이, 틴더, 타일 등 다수의 개발사와 ‘앱 공정성 연합(The Coalition for App Fairness)’을 결성했습니다.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또 지난달 EU 경쟁 당국은 애플뮤직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애플의 자사 우대 행위를 근거로 공소장 격인 심사 보고서를 보냈고, 11일 영국에서는 애플이 지배력을 남용한 과도한 수수료 정책으로 경쟁법을 위반했다며 15억 파운드(2.4조 원) 규모의 집단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에픽의 제소 이후 궁지에 몰린 애플은 올해부터 연간 앱 수익 100만 달러(11억 2400만 원) 이하 개발사의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췄습니다. 그런데도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비난이 나옵니다. 전체 개발사의 98퍼센트가 혜택 대상이지만 이들의 앱스토어 매출 비중은 5퍼센트 미만으로, 애플 수익에 큰 영향이 없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공정 거래가 테크 업계의 주요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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