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이 낯설진 않습니다. 비정기적으로 여는 팝업 스토어를 제외하고 다섯 가지 종류의 오프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문을 연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amazon books)’를 필두로, 무인 결제 상점인 ‘아마존 고(amazon go)’, 아마존고의 식료품 특화 매장인 ‘아마존 고 그로서리(amazon go grocery)’, 신선 식품 전문점 홀푸드(Whole Foods Market) 인수 후 론칭한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아마존닷컴에서 별점 4점 이상 받은 제품을 모아둔 ‘아마존 포스타(amazon 4-star)’입니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북미 전역 611곳, 해외 7곳에서
운영됐습니다. 오프라인 기반 기업이 온라인 전환에 사활을 거는 건 익숙해도 온라인 기반 기업이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은 다소 생소하죠. 더군다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라면 납득하기 더 힘든데, 지난해 기준 아마존 온라인 스토어 매출이 1630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51퍼센트를 차지하는 동안,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겨우 170억 달러로 1퍼센트
수준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마존에 오프라인은 일종의 실험 무대였습니다.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온라인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려는 거였죠. 가령 온라인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제품을 중심으로 매대를 설계하고,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픽업하게 하며, 온라인으로 수집한 수요 데이터를 오프라인 매장에 반영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의 실험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도 읽을 수 있는데요, 2018년도에 그는 아마존의 마일스톤 중 하나로 아마존 고를 꼽았습니다.
리테일 4.0과 옴니채널
아마존의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 실험은 옴니 채널 구축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옴니 채널이란 ‘모든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옴니(Omni)와 제품의 유통 경로를 뜻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로,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유통망을 뜻합니다. 소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한 리테일 3.0시대에서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이 각자의 한계를 상호 보완하는 이른바
리테일 4.0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실험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공간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들의 제품,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진화하는 셈입니다. 옴니 쇼핑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요,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은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제품과 고객 동선을 추적하고, 이미지 센서로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들었다 놓았는지 또 구매했는지 추적하며, 가상의 쇼핑 카트와 자동결제 기술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으로 계산대에서의 기다림을 없앴죠.
이러한 새로운 오프라인 경험은 실제 매출로도 연결되는데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옴니 채널 고객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단일 채널만 이용하는 고객보다 오프라인에서는 4퍼센트, 온라인에서는 10퍼센트 더 많이 지출합니다. 또 옴니 채널에서는 단일 채널 대비 재구매 확률도 23퍼센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존은 여기에 오프라인을 유통 거점 삼아 유료 회원들에게 당일 무료 배송, 회원 전용 할인 등을 제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더 많이 유치했죠.
여전히 강력한 오프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