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게임의 디렉터는 출시부터 쭉 금강선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팬들로부터 ‘빛강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요, 제작 발표회나 유저와의 간담회 등에서 매번 준비된 그럴듯한 말만 하는 여타 게임사의 디렉터와는 달리, 금강선 디렉터는 개발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거나 유저가 크게 불편을 느낀 사항에 대해서 명료하게 발언합니다. “저희 설계 미스입니다.” 심지어 금강선 디렉터는 자신이 직접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며 유저들이 불편을 겪는 부분을 동일하게 경험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간담회를 이끌어갑니다. 또한 무작정 유저 요구만 맞추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당당히 양해를 구합니다.
진솔함은 간단합니다. 최고의 영업 이익을 위해 유저를 시스템에 길들이고, 불건전한 게임 이용 문화를 만들고,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 보다 간혹 이러한 진솔함이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는 법이지요. 로스트아크는 한동안 리니지 이탈 유저와 메이플 스토리 이탈 유저로 인해 접속 대기열이 생기기도 했는데요, 위에 첨부한 사진처럼, 과금에 익숙해진 타 게임 유저들의 모습을 보고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게임 내 시세 변동으로 인해 홍역을 앓기도 했죠.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리니지M 형제의 BM은 어느 게임사라도 따라하고 싶을 정도의 성공적인 케이스였으나, 이젠 유저들이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는 엔씨만의 문제도, 그렇게 과금을 하는 고래 유저들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 증시를 이끄는 게임 분야의 성공에 어울리게, 게임·IT 강국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게, 유저와 게임사는 서로를 이해하며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저를
게임의 늪에 빠지게 해선 게이머도 게임사도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흔히 과금 유도 논란은 늘 소비자에 대한 손가락질로 갈무리되어 왔습니다. “돈을 쓴 사람이 바보지”, “무과금으로 진행이 어려운 게임이면 안 하면 되잖아”라는 말은 당연하게도 틀린 말이 아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기 어렵게 합니다. 산업 분야에 따라서 기업 윤리를 크게 저버린 사측이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유독 게임사에만 싫으면 접으란 말이 강조되죠. 게임사는 유저가 돈을 낸 만큼 정성스러운 서비스로 보답하고, 유저 역시 과몰입을 경계하며 게임을 생산적으로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문화가 보편화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