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1일 사회
누가 먼저 맞아야 할까

미국 제약 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퍼센트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일반 독감 백신이 감염 위험을 40~60퍼센트 낮춰 주는 것과 비교하면 그만큼 효과가 강력하다는 뜻이다.

핵심 요약: 화이자는 11월 셋째 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결정되는 데는 2~4주가 걸린다. 코로나19 감염은 인종과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백신 사용 허가가 떨어진다면 누구부터 백신을 맞아야 할까?

마침내 빛이 보인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개발 진전 소식에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화이자 CEO는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 이번 발표는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4만 3538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확진자 94명을 분석한 결과다. 효과가 완벽히 검증된 상태는 아니지만, 예방 효과가 90퍼센트가 넘을 만큼 강력해 기대를 받는다.
  • 두 회사는 백신 관련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 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의 안정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누가 먼저 맞아야 할까: 백신이 완성돼도 문제는 남는다. 백신을 누가 먼저 맞을지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인당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하는데, 세계 모든 인구가 맞을 만큼 충분한 물량이 조기에 공급되기는 어렵다. 세계 각국이 제시하는 접종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다.
  • 세계보건기구(WHO): WHO의 연구진은 한 달 전 언론 인터뷰에서 보건 종사자 등 감염의 최전선에 있는 노동자나 고령층이 먼저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 속도를 감안할 때 젊고 건강한 사람이 백신을 맞으려면 빨라도 2022년은 돼야 한다고 전망한다.
  •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이 내놓은 접종 순서는 이렇다. 의료계 종사자 → 기저 질환자, 65세 이상, 교도소 등 밀집 시설 생활자 → 교사와 보육 종사자 → 숙박업, 공장 등 대중 접촉이 잦은 환경의 근로자, 18~30세 청년과 어린이 → 나머지 사람 순서다.
  • 독일: 의료진과 고령자가 백신을 우선 맞아야 한다는 윤리위원회 권고안이 9일 나왔다. 다음은 경찰, 소방관, 교사다. 노숙자와 난민처럼 집단 수용 시설에 있는 사람들이 그다음이다.
  • 한국: 접종 전략이 곧 발표된다. 정부는 국민 60퍼센트가 맞을 수 있는 백신을 우선 확보하기로 했다.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완벽히 검증되지 않아 신중한 입장이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실제 접종은 내년 2분기를 목표로 한다. 최우선 순위는 의료진이 될 것이다.

의료 자원 분배의 윤리: 사회적 효용을 고려할 때 의료진이 가장 먼저 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다음 순위다. 치명률이 높은 고령자, 활동 반경이 넓고 전파력이 큰 젊은 층, 집단 감염 위험이 높은 수감자 등 접종 순서에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선진국이 개발한 백신을 선진국에 먼저 공급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물음도 있다.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단순히 의료 자원을 분배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믿고 따르는 가치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과 다름없다.
2020년 11월 4일 사회
프랑스, 라이시테의 딜레마
프랑스에서 종교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0월 29일 니스에서 발생한 성당 흉기 테러로 3명이 숨졌다. 31일 리옹에서는 그리스 정교회의 사제가 총격 테러를 당해 중태에 빠졌다.

핵심 요약: 지난달 16일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으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교사가 잔혹하게 참수 당한 사건을 시작으로 프랑스와 이슬람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내 갈등을 넘어 국가 간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가 종교 테러의 집중 타깃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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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6일 사회
산호초의 절반이 사라졌다
산호가 죽어 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락인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가 기후 변화로 1995년 대비 절반이 파괴됐다. 지구 온도가 1.5도 더 올라가면 전 세계 산호의 90퍼센트가 사라질 수 있다.

핵심 요약: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해수 온도도 올랐다. 수온이 30도가 넘으면 산호 내부에 공생하던 조류가 빠져나가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데, 이를 ‘백화 현상’이라고 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산호는 죽는다.
바다의 열대 우림: 산호초의 면적은 지구 전체 바다 면적의 0.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해양 생물의 25퍼센트가 산호초를 서식지로 삼고 있다.
  • 호주 동북 해안에 위치한 그레이트배리어리프(Great Barrier Reef)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락이다. 길이가 2300킬로미터가 넘는다. 과학적, 생태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1981년 세계 자연 유산에 지정됐다.
  • 산호는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사는 동물이다. 산호 군락의 분비물이나 골격인 탄산 칼슘이 쌓여 형성된 암초를 산호초라 한다. 산호초에 서식하는 물고기 종류만 1500종이다. 바다의 열대 우림이라 불리는 이유다.
  • 나뭇가지처럼 생긴 산호 곳곳에 조류들이 서식한다.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와 영양분을 산호에게 공급한다. 조류들의 서식지인 산호가 지구 온난화를 막고 있는 것이다.

바다의 사막: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해수 온도가 상승하자, 산호 내부에 공생하던 조류가 사라지고 산호가 죽어 가고 있다. 바다의 열대 우림이 사막화되고 있다.
  • 산호의 수명은 수백 년이 넘지만,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해수 온도 20~28도가 산호 생장에 가장 좋다. 수온이 30도가 넘어가면 산호는 내부에 공생하던 조류를 내보낸다.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조류가 없으면 산호도 위험해진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산호의 화려한 색은 사실 산호를 덮은 조류의 색이다. 해수 온도가 올라 조류가 사라지고 나면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데, 이를 ‘백화 현상’이라고 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산호는 결국 죽는다.
  • 호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산호초 면적은 1995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또 3분의 2가 넘는 산호초에서 죽음의 전조인 백화 현상이 관측됐다.

죽음의 전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해수 온도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면 산호초도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회복에는 수십 년이 걸린다. 국제 연합(UN)은 금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가 1.5도 오르면 전 세계 산호의 90퍼센트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백화 현상은 산호 죽음의 전조만이 아니다.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다.
2020년 3월 27일 사회
코로나는 평등하지 않다
인구 13억 명이 넘는 대국 인도가 3주간 전 국민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식료품 구입 등 불가피한 이유 없이 집 밖으로 나가면 최대 1년간 수감될 수 있다. 인도의 코로나 확진자는 5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의료 환경이 열악해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핵심 요약: 바이러스는 국가, 빈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가지만,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식은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바이러스마저 사회적 불평등의 벽은 넘지 못한다.
코로나와 사회적 불평등:
  • 아프리카 국가들은 서구보다 확진자가 훨씬 적지만 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물과 의료 시설이 부족하고 인구 밀도가 높고 영양실조가 만연한 상태에서 코로나가 퍼지면 서구에서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수단은 첫 번째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자 전국의 모든 학교를 폐쇄했다.
  • 부유한 개인들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요트를 띄우고 자가 격리를 실시한다. 전세 비행기를 타고 고립된 지역으로 피신하고, 24시간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의료 장비와 음식을 갖춘 홈 벙커도 등장했다.
  • 온라인 교육에도 격차가 있다. 미국 뉴욕시는 당분간 공립학교를 폐쇄하고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는데, 인터넷 접속 기기가 없는 학생이 30만 명이다. 뉴욕시는 아이패드를 대여할 방침이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물량은 2만 5000대다.
  •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시기에는 기업들이 고용을 줄인다. 이때 시간제와 임시 일용직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 저임금 노동자와 여성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로 최대 2470만 명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고 예측한다.
  • 의료 부문의 성 불균형도 문제다. 전 세계 의료 부문 종사자의 70퍼센트가 여성이다. 다수가 간호사인데, 간호사는 환자들의 피를 뽑고 검체를 수집하기 때문에 감염병 노출 수준이 의사보다 높다.
  • 투자금도 크고 견고한 회사로 집중된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초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시드 투자 금액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2퍼센트 감소할 전망이다.

결론: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에 이렇게 썼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바이러스는 모두에게 평등하지만, 어떤 계층은 다른 계층들보다 더 평등해 보인다.
2020년 3월 25일 사회
2021에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을 연기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전화 회담을 가진 뒤 IOC는 임시 이사회를 열어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다.

핵심 요약: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인 동시에 거대 기업들의 비즈니스 무대다.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는 IOC와 개최국의 뜻대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타임라인: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도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고집하던 아베 총리가 결국 ‘1년 연기’로 물러섰다. 앞서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년 연기 방안을 제시했고, 22일에는 캐나다와 호주가 연내 개최 시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 사회는 물론이고 일본 국내 여론마저 연기로 기울자 아베 총리도 더는 명분이 없었다.

전망: 아베 총리는 늦어도 내년 여름 전에는 올림픽 개최를 희망한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다. 여름까지만 개최하면 임기 내 폐막식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걸림돌이 적지 않다. 일본 정부 예산만 126억 달러(15조 6700억 원)가 투입된 지상 최대의 게임을 연기하려면 경기장 밖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 우선 내년 여름에는 큼직한 스포츠 행사들이 연이어 열릴 예정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6~7월), 남미축구선수권대회(6~7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7~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가 차례로 열린다. 대회마다 주관 방송사와 스폰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다.
  •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의 NBC가 난관이다. NBC는 IOC에 올림픽 중계권료로 14억 5000만 달러(1조 8000억 원)를 지불했다. NBC가 중계하는 북미 지역의 주요 스포츠 이벤트와 시기가 겹쳐 NBC로서는 가을 개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 아파트 입주 문제도 풀어야 한다. 도쿄도에 23개 동, 5600가구 규모로 건립된 선수촌 아파트는 대회가 끝나면 주거용 아파트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미 분양을 마친 물건이 있다. 올림픽 연기로 입주 시기가 미뤄지면 분쟁이 생길 수 있다.
  • 한편 하계 올림픽은 이제까지 세 차례 취소됐다. 1916년 베를린, 1940년 도쿄, 1944년 런던올림픽이다. 모두 전쟁이 원인이었다. 연기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결론: 아베 총리는 일본이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승리했음을 증명하는” 주최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그날이 속히 오기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