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하는 의사 타투가 합법화되지 못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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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명신
에디터 이다혜
발행일 2022.02.07
리딩타임 6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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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중요한 안건이 많은데 한가한 얘기를..."

취향인가 혐오인가? 30년째 공전 중인 타투 합법화 논란,
현직 의사 겸 타투이스트가 답한다.


여름날 몸에 타투가 있는 사람을 마주하는 풍경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홍대와 이태원 등 젊은 층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더 그렇다. 그러나 현실은 냉담하다. 한국에서 의사가 아닌 일반 타투이스트의 시술은 모두 불법이다. 법은 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나? 30년 전 대법원 판결의 그늘 아래, 오늘날 타투 산업은 공연한 비밀이자 불편한 진실로 자리잡았다.
정치권과 언론의 휘발적인 이슈 몰이 너머를 살폈다. 몸에 영구적인 그림을 새기는 사람들의 사연은 무엇인가. 타투엔 어떤 위험이 숨어 있고, 왜 여전히 불법일까. 지난 20년간 현장에서 타투 합법화 논쟁을 지켜봐 온 한 의사 겸 타투이스트가 그 본질을 살피고자 한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 타투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심리일지 궁금했던 분
  • 타투에 관심은 있지만 주변 시선 때문에 망설였던 분
  • 모든 다양성을 지지하지만 타투만큼은 부담스러운 이야기로 느껴졌던 분
저자 소개
조명신은 1999년부터 타투 전문 클리닉 빈센트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의과 대학 졸업 후 성형외과를 개원, 타투 제거 시술을 하다 우연한 계기로 타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타투를 배우고 한국에 돌아와 의사 겸 타투이스트로 활동 중이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바 있다. 2019년 국회 ‘제2차 반영구 화장 합법화 정책 간담회’, 2021년 〈KBS 열린토론〉 등에 참여해 일반인의 타투 시술 합법화에 앞장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 왜 지금 타투인가

2화. 나는 타투이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기술자에서 예술가로
아무도 없다면 나라도
영구적인 화장이 필요한 사람들

3화. 타투는 위험한가
타투는 몸에 안 좋을까
타투는 한국인에게만 안 좋을까
타투가 정말 위험할 때는

4화. 취향과 혐오 사이
백해무익의 아이콘
되감을 수 없는 흑역사
한가한 사람들의 이야기

5화. 타투가 합법화되지 못한 진짜 이유
블루 오션에 관심 없는 사람들
믿을 만한 통계는 한 번도 없었다
그들은 왜 시간을 끄는가

6화. 낡은 법과 불필요한 걱정들 
국회만이 답인가
모든 상처를 병원에서 치료할 순 없다
정이 많은 민족

7화. 에필로그 ; 몸에 타투 있으세요?

8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내일 당장 타투가 합법화된다면

에디터의 밑줄

“수천 건의 성형 수술을 한 의사로서 타투는 기계적 행위에 머물러 있던 삶으로부터의 일탈이었다. 무언가를 창작해 내는 예술가의 체취를 풍길 수 있다는 생각은 나를 더욱 들뜨게 했다. 자로 재듯 정형화되어 있는 성형 수술과 달리 모든 시술이 새로운 작품이 되는 타투의 세계는 순간마다 경이로웠다.”

“의료인만이 타투 및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난 1992년은 군사 정권의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던 시기다. 사회적으로, 특히 의료계는 보수적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1990년대의 논리가 현재까지 유령처럼 사회를 지배한 결과 타투 업계 전체의 수요와 공급은 불행하게도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백반증은 아프지 않다. 가렵지도 않다. 그러나 남에게 드러날 때 사회적 제약이 따르는 질환이다. 전염성이 없음에도 사람들이 환자 가까이 가는 것조차 꺼린다. 그래서 환자들은 몸보다 마음의 상처가 크다. 타투는 이런 환자들에게 치료가 아닌 영구적인 화장을 시도한다.”

“침습적인 시술 행위, 주입하는 잉크의 위험성 등에도 불구하고 타투 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경험적 인식이 이미 대중들 사이에 폭넓게 쌓여 있다. 그래서 관성이 생긴다. 하던 것을 계속하는 관성은 정부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길을 돌릴 수는 있어도 막을 수 없고, 언젠가는 넘쳐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을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인류에게 의학은 경험의 학문이고 많은 시행과 오류를 거쳐 오늘날 과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지금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상대로 각종 의학적 시도와 실패가 반복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질병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타투도 마찬가지다. 타투의 위험성은 관리 가능한 반면, 우리 사회에선 그 위험에 대한 과학적 연구 대신 추측과 불신만이 오랜 세월 몸집을 키워 왔다.”

“좋은 곡식을 얻기 위해서는 단지 좋은 토지와 종자만 필요한 게 아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와 병충해로부터 작물을 보호해 주는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야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풍요로운 수확물을 얻을 수 있다. 타투도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시술자라도 불법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시술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투명한 환경을 만들어 줄 때야 비로소 더 섬세하고 안전한 결과물이 나온다.”

“상처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오늘 없다고 해도 내일 생길 수도 있다. 말과 행동에서 수많은 상처에 노출되는 게 일상인 현대 사회에선 더욱 그렇다. 그 상처를 모두 현대 의학으로 가릴 수는 없다. 타투를 바라보는 편견은, 이제 빛바랜 사진첩처럼 과거에 묻어 두었으면 한다.”
코멘트
이 책은 타투업 양성화 추진을 위한 행동 강령이 아니다. 다만 타투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질문을 던진다. 나와 다른 것들에 대한 불만과 차별을 걱정이란 미명으로 어디까지 합리화할 수 있을까. 찬반이 아닌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목소리에 주목할 때 우리는 2020년대식에 가까워질 수 있다. 비단 타투만이 아닌, 모든 다름에 관한 이야기다.
북저널리즘 이다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