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 ‘IPO 챌린지’

5월 12일 - FORECAST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더우인’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드디어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현지시간 5월 6일, 핵심 법인인 홍콩 지주회사 ‘바이트댄스홍콩’의 사명을 ‘더우인그룹홍콩’으로 변경했다. 이뿐 아니라 이름에 ‘바이트댄스’가 포함된 중국 내 계열사들도 해당 단어를 더우인으로 교체 중이다. 과연 이번엔 상장할 수 있을까? 바이트댄스의 상장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있나?
WHY _ 지금 바이트댄스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미국에 ‘MAAMA’가 있다면 중국엔 ‘BAT’가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다. 이미 바이트댄스가 바이두를 대신할 B로 여겨지곤 했다. 만약 바이트댄스가 상장한다면 요컨대 중국 내에서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IPO다. 틱톡은 메타와 유튜브를 위협하는 최강의 난적이자 세계 최대의 유니콘으로 평가된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소셜 미디어의 판도가 공식적으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바이트댄스의 상장 기대감에는 중국의 복잡한 셈법도 얽혀있다.
DEFINITION _ 펑쾅인차오지

‘더우인(Douyin, 抖音)’은 틱톡의 중국식 훈독으로 ‘흔들리는 소리’라는 의미다. 우리가 아는 틱톡은 글로벌 서버다. 중국에선 자국 검열 규정 때문에 더우인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중국 서버를 통해 서비스된다. 중국발 규제의 무서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두 앱은 느낌이 사뭇 다르다. 틱톡은 댄스, 필터 콘텐츠, 밈이 주를 이룬다면 더우인은 왕훙(網紅, 인플루언서)의 마케팅이 주를 이룬다. 하단 메뉴 바의 검색 기능도 다르다. 틱톡에선 인스타그램의 ‘돋보기’에 해당한다면 더우인에선 인스타그램의 ‘숍’에 해당한다. 인근의 사용자 및 지역 기반 쇼핑 정보가 제공된다. 틱톡과 더우인을 합치면 19억 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자랑한다. 2020년 기준 광고 매출로 1500억을 기록해 텐센트를 앞질렀지만 더우인의 O2O 능력까지 고려하면 잠재력이 더 큰 셈이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70퍼센트가량 상승했다. 일부 중국 매체는 바이트댄스를 두고 ‘펑쾅인차오지(瘋狂印鈔機·미친 돈 찍는 기계)’라고 부를 정도다.
NUMBER _ 25

글로벌 앱 분석 업체인 데이터에이아이(data.ai, 구 앱애니)는 지난 2021년 9월까지 1인당 평균 앱 사용 시간과 참여 지수에서 틱톡이 유튜브를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여기에서 중국의 더우인은 제외했으며 해외의 중국인 틱톡 사용자도 포함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만 포함된 수치다. 2021년 4월에 틱톡은 미국에서 유튜브를 제쳤으며 영국에선 이미 2020년 6월부터 틱톡이 1위였다. 한 달 기준 미국 사용자들은 평균 25시간을 틱톡에서 보냈고 유튜브에선 23시간을 보냈다. 영국은 같은 기준으로 틱톡 26시간, 유튜브 16시간이다. 유튜브에 비해 평균 영상 길이가 훨씬 짧은 틱톡의 대기록이다.
MONEY _ 116억 4000만 달러

틱톡의 급성장은 경쟁자인 메타, 유튜브, 트위터, 스냅 등을 뒤흔든다. 기존 소셜 미디어의 BM은 광고 매출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메타는 95퍼센트, 트위터는 90퍼센트, 스냅은 99퍼센트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타격도 심했다. 메타의 전년 대비 올 1분기 광고 매출 성장률은 6.1퍼센트로 1년 전 45.9퍼센트에 비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유튜브는 같은 기준으로 3분의 1, 스냅과 트위터도 각각 절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소셜 미디어가 전면 철수했고, 애플의 개인정보 정책인 ATT(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 크롬의 서드 파티 쿠키 지원 중단에 따라 개인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진 탓도 있다. 파이는 작아졌는데 밥그릇은 틱톡에게 모두 뺏길 기세다. 틱톡의 올해 광고 매출은 작년 38억 8000만 달러에서 3배 성장한 116억 4000만 달러로 전망된다. 상장은 기업 가치를 더 높이고 자금 조달을 쉽게 한다. 이들에게 틱톡은 종말을 예고하는 불쾌한 초침 소리다.
KEYMAN _ 줄리 가오

바이트댄스 상장에 대한 시그널은 줄리 가오(Julie Gao, 가오준·高准) 영입이다. 그는 세계적인 로펌 스캐든(Skadden)에서 자본 시장 및 기업 전문 변호사였다. 회사의 중국 영업 책임자이며 중국 대형 기술 스타트업 상장 관련 자문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현지시간 지난 4월 25일 바이트댄스는 그를 새로운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했다. 2016년에 이미 바이트댄스와 연이 있었다. 가입자 2억 4000만 명을 자랑하는 중국의 립싱크 앱인 뮤지컬리(Musical.ly)를 두고 바이트댄스가 콰이서우(快手)와 경쟁할 때 인수전을 바이트댄스 쪽으로 성공시켰다. 지난 2021년 11월에 물러난 이전 CFO 쇼우지 츄(周受资)가 CFO가 된 이후 약 2개월 후 틱톡 CEO에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줄리 가오의 향후 역할은 CFO 이상일 수 있다.
CONFLICT _ 빅테크 때리기

틱톡의 성장은 놀랍지만 바이트댄스의 길은 험난했다. 지난 2021년 8월 5일, 웨이보에는 바이트댄스의 에듀테크 자회사 ‘다리교육(大力敎育)’의 대규모 해고 소식이 올라왔다. 중국 정부의 사교육 규제에 따른 것이었다. 다리교육은 바이트댄스의 창립자이자 전 CEO 장이밍(張一鳴)의 꿈이였다. 그는 공동 창업자인 친구 량루보(梁汝波)에게 CEO 자리를 넘겨주고 2021년 1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바이트댄스의 증시 상장 계획 역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1년 내 미국 혹은 홍콩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과의 면담 이후 이를 무기한 연기해왔다. 이용자 정보가 넘어갈 것 등을 우려한 것이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 틱톡을 스파이앱 취급했고, 자국 정부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금융 규제 비판 이후 ‘빅테크 때리기’에 몰두해왔다. 설 곳 없던 바이트댄스는 중공 아래 ‘룰 테이커’가 될 수밖에 없었다.
REFERENCE _ 디디추싱

증시 상장으로 규제 당국의 철퇴를 맞은 대표적 사례가 디디추싱(滴滴出行, DIDI)이다. 차량 호출 서비스로 중국의 우버로 불린다. 디디추싱은 2021년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나, CAC는 같은 해 7월 2일에 국가보안법, 사이버보안법 등에 따라 디디추싱에 대한 네트워크 안전 심사를 시행했고 이틀 뒤 디디추싱 앱 다운로드를 금지했다. 같은 달 7일에는 중국 위챗과 함게 알리페이의 미니 프로그램에서 삭제했다. 결국 지난 3월, 디디추싱의 주가는 44퍼센트 폭락했다. 뉴욕 증시 상장 폐지와 함께 홍콩 증시 상장 계획을 세웠지만 이 역시 중국 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미달해 불발됐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은 이번 달 5월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자진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CAC가 구체적인 상장 폐지 계획을 세우라며 압박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CAC의 눈 밖에 났던 바이트댄스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RECIPE _ 홍콩증권거래소

바이트댄스는 IPO 재도전에 대해 말을 아끼지만 진행하게 된다면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할 가능성이 크다. 홍콩 증시는 중국 장내 시장인 상해거래소나 선전거래소와 다르게 외국인 매매가 자유로운 거래소다. 중국 내수 시장에 외자가 오고 갈 수 있는 단 하나의 통로이기도 하다. 통상 뉴욕 증시에 대한 상장이 막히면 우회 상장 루트로 자주 사용된다. 홍콩 국가보안법 등으로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홍콩은 중국에 있어 중요한 경제·금융 권역이다. 2017년 3월 리커창 총리가 전대에서 발표한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 Great Bay Area)’가 그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들을 경제 공동체로 만들어 아시아의 중심 금융 허브로 만들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이지만 중공 앞에서는 ‘도광양회(韬光养晦)’가 필요하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역시 홍콩에 상장하려다 마윈의 발언으로 인해 상장이 돌연 취소됐고 디디추싱 역시 중공의 역린을 건드려 홍콩증권거래소의 징을 치지 못했다.
RISK _ 마모씨 사건

상장을 위해 CAC의 지침을 까다롭게 맞췄더라도 숨겨진 위험은 존재한다. 최근 홍콩 증시의 알리바바 주가가 장중 10퍼센트 가까이 폭락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 CCTV가 지난 5월 3일, “항저우시 국가안전국이 인터넷을 이용해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친 ‘마모’씨를 체포했다”는 보도를 낸 것이다. ‘마윈 체포설’로 오인되었지만 헤프닝으로 끝났다. 다만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가볍지 않다. 최근 상하이 장기 봉쇄로 증시가 폭락하고 공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사이버 시위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보를 중심으로 퍼지는 일련의 움직임은 ‘밈’화 되어있고, 연일 이어지고 있다. 격리 중인 퉁지(同濟)대학교 학생들의 충격적인 보급 식단이 최근 웨이보를 가득 매우기도 했다. 마모씨 사건은 겉잡을 수 없는 온라인 시위에 대한 중공의 경고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는 바이트댄스의 더우인도 예외일 수 없다. 더군다나 틱톡은 여타 소셜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음란물 등 유해한 콘텐츠 논란도 있었다. 중공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규제할 수 빌미가 있는 셈이다.
INSIGHT _ 중공의 백기

틱톡은 장이밍의 천재적 작품이다. 여타 소셜 미디어를 넘어 현재 가장 콘텐츠 가치가 높은 ‘숏폼’을 정의하고 유행시켰으며 결국 미국 최대의 기술 기업들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발목을 잡은 건 오히려 중공이었다. 그런 점에서 바이트댄스는 비운의 기업이다. 바이트댄스의 행보는 과거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편입하기 위해 점진적 개혁개방을 추구했던 덩샤오핑 시기와 닮아있다. 중공과 글로벌 시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바짝 엎드렸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월 29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경제 대책 회의에서 “플랫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고자 구체적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공급망 악화, 미국의 새로운 대전략인 ‘신뢰 가치 사슬(TVC)’에 따른 중국 경제 악화로 일종의 백기를 든 것이다. 해당 보도 이후 중국의 기술주가 일제히 오르기도 했다. 바이트댄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상장에 대한 기대감은 곧 ‘공동부유’ 전략의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FORESIGHT _ 대숏폼시대

향후 바이트댄스가 홍콩 증시에 안착할 경우 틱톡은 세계 소셜 미디어의 새로운 최강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 연령 분포가 상대적으로 Z세대 이후 저연령층에 편중되어 있지만 시장이 보는 것은 전망이다.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법인 GDPR과 빅테크 규제법인 DMA 발효는 기존 소셜 미디어의 힘을 크게 약화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도 예외는 아니지만 더우인은 이미 중국 내 반독점 정책에 단련을 거듭해왔다. 숏폼 역시 콘텐츠화되는 각종 커머스 산업의 핵심축이지만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는 틱톡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바이트댄스에 달릴지도 모르는 날개는 대 숏폼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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