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8일 사회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산업 재해를 기업의 범죄로 규정하고 강하게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6일 방호복을 입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지난달 말 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 동의 청원이 국회에 접수된 후 9만여 명이 동의했다.

핵심 요약: 이 법은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났을 경우 경영 책임자와 기업의 처벌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지난 2017년 처음 발의됐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이듬해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졌고, 10일 같은 곳에서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김용균 못 지키는 김용균 법: 고 김용균 씨의 사망 이후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법이 강화됐지만, 죽음은 반복되고 있다.
  • 10일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화물차 운전사가 석탄 하역 기계를 혼자 묶다가 기계에 깔려 숨졌다. 같은 장소에서 고 김용균 씨는 안전장치도 없이 혼자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사망했다. 이후 김용균 씨의 이름을 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핵심인 ‘위험 작업 2인 1조’는 빠졌다. 원청 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조항에서는 정작 사고가 많은 굴착기·크레인·덤프트럭 등의 장비가 제외됐다.
  • 김용균 법의 대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나왔다.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위반해 사람이 사망한 경우 3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에 손해액의 3배 이상 10배 이하의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 이 법은 고 노회찬 의원이 2017년 발의했지만, 당시 논의 한 번 못 하고 폐기됐다. 보수 야권에서는 ‘기업 경영 위축’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여당은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교섭 단체 대표 연설에서 “해마다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희생되는 불행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 1명의 목숨값, 450만 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산업 재해율 1위다. 산재 사망 노동자 한 명당 책임자가 내는 평균 벌금 액수는 450만원이다.
  • 지난 10년간 산업 안전 보건법 위반 사범의 재범률은 무려 97퍼센트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징역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0.56퍼센트에 그친다. 2008년 40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이천 냉동 창고 사고에서 해당 기업은 2000만 원의 벌금을 냈다. 전문가들은 산재 사망을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한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영국과 호주 등에서는 벌금의 상한선이 없는 ‘기업 살인법’이 있다. 경제적 압박과 사회적 낙인을 통해 기업의 근로자 안전 보장을 의무화하자는 취지다. 2011년 영국에서는 노동자 1명이 사망해 15억 4000만 원의 벌금을 문 기업도 있다. 영국의 산재 사망률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 쇳물’ 챌린지: SNS에서는 10년 전 이맘때 충남에서 숨진 청년 노동자를 기리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가수 하림이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시에 멜로디를 입힌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이제는 쇳물의 비극을 멈추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0년 8월 14일 사회
28년 만의 휴가
택배 기사들이 28년 만에 첫 휴가를 받았다. 우체국과 씨제이(CJ)대한통운·한진·롯데 등 주요 택배사가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하고 공식 휴무를 선언했다. 이날까지 신선식품 등 상하기 쉬운 소포는 접수가 중지되고, 일부 택배는 접수를 받더라도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

핵심 요약: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택배업은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 뒤에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견뎌야 하는 택배 노동자들이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7명이 과로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숫자로도 남지 못한 죽음: 주 52시간 근무 시대,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고 월평균 25.6일을 일한다.
  • 택배 노동자들은 계약 형태상 ‘사장님’이다. 사업주로부터 일을 받지만 근로 계약을 맺지 않은 일종의 프리랜서, 특수 고용직이다. 요즘 말로 플랫폼 노동자다. 이들은 주 52시간제를 포함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 배달 물량에 따라 받는 수수료는 십수 년째 동결이다. 한 건당 평균 800원으로 1분 30초에 한 곳씩 수백 군데를 거쳐야 퇴근할 수 있다.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7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졌다. 산업 재해로 인정된 경우만 포함됐다. 전체 택배 기사 5만 명 가운데 7000명 정도만 산재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입률이 낮다 보니 대부분 단순 사고사로 기록된다. 고용 노동부도 과로사 관련 통계를 공개한 적 없다.
  • SNS에 ‘#늦어도괜찮아’ 등의 해시태그를 단 응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은 연휴가 끝난 뒤 물량이 급증하는 것을 우려해 13일을 ‘주문 안 하는 날’로 정했다.

미안해요, 리키: 영국 택배 기사의 삶을 다룬 영화 〈미안해요, 리키〉는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플랫폼 노동의 허울 좋은 민낯을 잘 보여 준다.
  • “서명하면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겁니다”. 일한 만큼 번다는 말에 두 아이의 아빠 리키는 택배 기사 계약을 맺는다. 첫날, 동료가 리키에게 빈 페트병을 건넨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으니 페트병에 소변을 보라는 것이다. 리키는 가족을 위해 매일 쉴 틈 없이 일하지만,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없어 두 아이는 방치되고 비뚤어진다. 상사는 “네가 배송하는 물건에만 관심이 있을 뿐, 너에게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 영화의 원제인 ‘Sorry, We Missed You’는 택배 노동자가 받는 사람이 부재중일 때 남기는 메모다. 영화를 만든 켄 로치 감독은 “현대 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형태의 착취를 만들었다”고 인터뷰했다. 고객이 택배 물건의 동선을 실시간 확인하고 예상 도착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상황이 택배 기사를 극한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제목은 진짜 우리가 놓쳐 버리고, 미안해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묻는다.

이벤트를 넘어서: 14일 하루를 쉬더라도 택배 노동자들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 않다. 휴가 기간에 쌓인 택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 업계는 이런 휴일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노동권과 건강권, 휴식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 5일 근무 도입과 공식 휴무일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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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8일 사회
80까지 일할 수 있다면
일본에서 정년을 80세로 늘린 기업이 나왔다. 26일 《니혼자이게이》는 가전 판매점 ‘노지마’가 3000여 명 전체 직원의 정년을 65세에서 80세로 15년 늘린다고 보도했다.

핵심 요약: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 사회는 지속적인 정년 연장을 추진해 왔다. 내년부터 일본 기업은 종업원의 정년을 70세까지로 연장해야 한다. 지난해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8.4퍼센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니어노믹스: 노지마는 시니어 사원이 오랜 세월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 노지마는 현재 정년인 65세부터 건강과 근무 태도를 평가해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한다. 건강과 의욕만 뒷받침되면, 80세를 넘어서도 일할 수 있다.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노지마는 시니어 사원의 수많은 인맥, 경험, 상품 지식이 핵심 자산이다. 회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시니어 인재를 활용할 것이라며 직종 구분 없이 정년을 연장했다.
  • 일본은 지난 2월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해 내년 4월부터 기업 정년을 70세로 연장한다. 고용을 연장하지 않는 기업은 직원의 다른 회사로의 재취업 또는 창업 지원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니혼자이게이》는 “시니어 인재의 활용은 기업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 이 같은 고용 연장 흐름은 어린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는 고령화 현상 때문이다. 일본 전체 인구에서 70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에 이미 20퍼센트를 넘어섰다. 일본은 시니어의 활발한 경제 참여를 고령화 문제 해법으로 보고 있다. 부족한 생산 가능 인구를 노인 근로자로 채우고, 이들이 기업에서 임금을 받게 함으로써 공적 연금 개시 연령을 늦추려는 의도가 있다.

‘노인’을 재정의하다: 노인은 언제까지 부양 대상이어야 할까. 고령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눈앞에 닥친 과제다.
  • 2015년 4월 유엔은 인간의 생애 주기를 다섯 단계로 정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청년은 18세~65세, 중년은 66세~79세, 노년은 80세~99세다. 유엔은 이미 2009년 평균 수명이 100세를 넘는 신인류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 한국은 일본보다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45년 세계 1위가 될 거라는 전망이다. 2060년에는 생산 가능 인구가 올해의 절반으로 줄고, 1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 수가 0.22명에서 0.98명으로 늘어나 미래 세대 부담이 4배 이상 늘어날 거라는 전망도 있다.
  • 정부는 2월 고용 연장을 본격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는 기업의 반발, 일자리를 놓고 청년과의 세대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연차가 쌓이면서 임금도 올라가는 지금의 임금 체계에서 정년이 연장되면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선결 조건: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과제지만, 기업의 ‘생산성 향상’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호봉제가 아닌 직무급제로의 임금 체계 개편, 임금 피크제 확대, 노동 시장 유연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55세에서 60세로 정년을 늘리는 데도 20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늦기 전에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2020년 7월 15일 경제
오른 듯 안 오른 듯
내년도 시간당 최저 임금이 올해보다 130원 오른 8720원으로 14일 결정됐다. 인상률은 1.5퍼센트로 1988년 최저 임금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다.

핵심 요약: 최저 임금 인상률은 1998년 IMF 외환 위기 때의 인상률 2.7퍼센트보다도 낮다.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결정이 나온 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때문이다.
1만 원 vs. 8410원: 지난달 11일 첫 회의를 한 후 이어진 노사 간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한 달여 만에 끝났다.
  • 최저 임금의 목적은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 임금 1만 원 달성’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시간당 최저 임금은 8590원이다.
  • 최저 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다음 해 최저 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근로자, 사용자, 공익 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최저 임금 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 당초 노동계는 1만 원, 경영계는 8410원을 주장했다. 노동계는 최저 임금은 경제 논리가 아닌,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권리에 대한 문제라고 말한다. 삭감이나 동결은 최저 임금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중소·영세 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인상은 큰 부담이라고 맞받는다. 반복되는 파행 끝에 양측은 결국 공익 위원들에게 결정을 떠넘겼다.
  • 공익 위원들은 사실상 경영계 손을 들어줬다. 최저 임금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을 때, 노동자 생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다. 최저 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 임금의 두 얼굴: 최저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저소득 노동자의 삶이 팍팍해지고, 오르면 최저 임금도 못 받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
  • 지난해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최저 임금 미만 근로자 비율은 16.5퍼센트로 최근 19년간 가장 높았다. 노동자 338만 명이 최저 임금도 못 받고 일했다는 것이다.
  • 최저 임금 인상으로 지난해 임금 하위 10~20퍼센트 노동자들의 시급이 올라 소득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월급으로 비교하면 최하위 계층의 임금 수준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최저 임금이 오르자 고용주들이 노동 시간을 줄이는 ‘노동 시간 쪼개기’ 꼼수를 쓰면서, 주당 15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솔로몬은 없다: 이번 결정에 대해 노동계는 ‘최저 임금 사망 선고’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경영계도 최소한 동결했어야 한다며 불만이다. 매번 깎겠다는 경영계, 큰 폭으로 올리자는 노동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답은 없다. 코로나19가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한 지금은 기 싸움이 아니라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때다.
2020년 5월 13일 사회
경비원이 경비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행, 욕설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지난 10일 발생했다.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의 ‘갑질’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핵심 요약: 세상을 떠난 경비원은 주차 관리 문제로 한 주민과 갈등을 빚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경비업법상 경비원은 경비 업무 외 다른 일을 하면 안 되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경비원이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 택배 보관 등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반복되는 갑질: 경비 노동자에 대한 ‘갑질’ 사건은 반복되어 왔다. 2015~2019년 6월 아파트 경비원 등 관리 직원에 대한 폭언·폭행은 2923건 발생했다.
  • 2014년에는 서울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입주민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2018년에는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당해 목숨을 잃었다. 2019년에는 주차장 입구 차단기를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 경비원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2019년 서울시 조사 결과 냉난방기가 설치된 경비실은 전체의 64퍼센트에 불과했다. 매년 여름에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두고 갈등이 반복된다.

한국의 경비원: 경비원 등 시급 노동의 경험을 다룬 《임계장 이야기》의 저자 조정진씨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고르기도 쉽고, 다루기도 쉽고, 자르기도 너무 쉬워서 ‘고다자’로 불린다”고 말한다.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이다.
  • 한국의 아파트 거주 가구는 전체 가구의 50.1퍼센트다. 전국의 아파트 경비 노동자는 16만 명에 달한다. 그중 간접 고용 형태로 고용된 이들이 84퍼센트를 차지한다. 경비 노동자는 일평균 16시간 54분 노동한다.
  • 2019년 조사에 따르면 경비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은 66.2세, 현재 일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근속한 평균 기간은 2.9년이었다. 조사 참여자의 30퍼센트는 3개월 혹은 6개월짜리 단기 계약을 매번 새로 체결하는 형태로 일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입주민이나 관리 사무소와 갈등이 있는 경비 노동자들은 계약 만료를 이유로 해고된다.

경비원이 하는 일: 경비원들의 노동 조건은 경비 업무의 특성에 맞춰져 있는 반면, 실제 하는 일은 경비에 그치지 않는다.
  • 경비 노동자들이 최저 임금을 보장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경비 업무 등 감시·단속적 근로는 2007년 최저 임금의 70퍼센트를 적용받기 시작해 2015년에야 100퍼센트가 적용됐다.
  • 경비 노동자 대부분은 24시간 일하고 하루를 쉬는 격일제 방식으로 일한다. 24시간 중 약 10시간은 휴게 시간으로 임금에 포함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유로운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 시간, 휴게와 휴일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현행 경비업법상 아파트 경비원은 경비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대다수 경비원이 택배 보관,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 청소, 조경 관리 등을 전담하고 있다.

전망: 경찰은 내년 1월부터 경비업법 위반을 단속할 예정이다. 2018년 관련 유죄 판결이 나온 후로 올해 6월부터 단속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계도 기간을 연장했다. 경비원은 아파트 주거가 과반을 차지하는 한국에 없어서는 안 되는 노동자다. 실질적인 노동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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