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사회
이재용, 실형의 이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열린 국정 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86억 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3년 만에 다시 수감 생활을 하게 됐다.

핵심 요약: 이 부회장 양형의 핵심 변수는 삼성의 불법적인 기업 활동을 감시하는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였다. 재판부는 삼성 준법위 활동의 실효성이 부족해 감형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준법위 체계로는 경영진의 뇌물 공여, 횡령 등의 범죄를 근절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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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정치
대통령의 용서
국정 농단 사건 등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 원의 형을 확정받았다. 최종 형량이 확정된 기결수는 현직 대통령이 결정하는 사면의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 사면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핵심 요약: 법원 선고의 효력을 없애고 형의 집행을 면제하는 제도인 사면은 헌법에 따른 현직 대통령의 권한이자 정치적 결단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 통합, 경제난 극복 등을 이유로 경제인, 정치인의 사면을 단행해 왔다.
사면의 정치학: 사법 제도에 의거한 판결을 선출된 권력이 무효화하는 사면은 삼권 분립의 예외로 인정되어 왔다. 국민 정서를 반영한 행정부의 사법부 견제 수단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 사면은 사전적으로는 ‘용서하고 풀어 준다’는 의미다. 법률적으로는 일반 사면과 특별 사면으로 나뉜다. 일반 사면은 특정 범죄를 저지른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주로 도로교통법 위반이나 생계형 범죄 등에 적용된다. 특별 사면은 특정인을 지목해 대통령이 결정하는데 기업인이나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 특정인의 법률적 처벌을 무효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원수의 권력을 상징하는 권한이기도 하다. 사면 제도가 기원전 7세기부터 시작됐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도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두 번째로 만들어진 법이 사면법이었다. ‘조국 광복의 기쁨을 같이하고 재생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라는 이유였다.
  • 1997년 김영삼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과 합의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한 것은 정치적으로 파장이 컸다. IMF 경제 위기 속 정권 교체가 이뤄진 상황에서 국민 통합을 목표로 단행된 결단이었다. 민주화 운동을 이끈 두 전직 대통령이 합의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정당성도 갖추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면의 조건: 사면의 전제 조건은 국민 여론이다.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는 사면을 단행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 새해 들어 사면론을 제기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직 대통령들의 사과를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그 고유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라고 말했다.
  •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응답자의 56.1퍼센트는 사면이 국민 통합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는 38.8퍼센트에 그쳤다.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 인사회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라고 언급했지만, 청와대는 사면론에 선을 긋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형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사면을 단행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아 있는 데다 두 전직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대선 등을 계기로 사면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1월 14일 사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
안전성 검증 없이 가습기 살균제를 판 대기업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명 피해를 낸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재판에서 법원은 해당 살균제 성분이 폐 질환이나 천식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다.

핵심 요약: 법원은 앞서 피해를 공식 인정한 환경부와는 정반대로 판단했다. 피해자들은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 증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대형 참사다. 지난달 말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7000여 명에 달한다. 참사가 드러난 지 10년이 됐지만 정확한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분이 가른 유무죄: 앞서 같은 혐의를 받은 옥시 전 대표는 2018년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SK와 애경에 무죄 판결을 내린 건 해당 살균제 성분과 질환 사이 인과 관계를 입증할 근거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 가습기 살균제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광고와 함께 1994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됐다. 하지만 당시 기업들이 유해성 검증을 하지 않고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2011년부터 영유아와 산모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폐 질환으로 사망했고, 가습기 살균제 흡입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 SK케미칼이 만들고 애경 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에는 독성 물질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해당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쓰고 폐 질환 등을 앓게 된 사람들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한다. 검찰은 가습기메이트를 쓴 12명이 죽고 87명이 다쳤다며 전·현직 임원들을 기소했다. 다른 독성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이 들어간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관련 업체 임원들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 법원은 옥시싹싹과 달리 가습기메이트의 성분은 폐 질환을 일으킬 만큼 유해하지 않다고 봤다. CMIT·MIT가 천식 등을 유발한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동물 실험 결과 등을 고려했다. 또 유해성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에, 기업이 유해성을 일부러 숨겼는지는 따질 필요조차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법원이 동물 실험 결과와 인체 피해의 차이점을 간과했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조직화된 무책임: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사회적 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 모두 책임을 회피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 가습기메이트 성분 원료는 공업용임에도 생활 용품으로 사용될 때까지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피해 의심 사례가 접수된 뒤에도 8개월 가까이 정부와 기업이 입증 책임을 미뤘다. 환경부 공무원이 애경산업으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고 기밀 자료를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 처벌받은 공무원은 없다.
  • 피해자들은 정확한 피해 규모나 제품 개발 및 판매 과정 등에 관한 기초적인 사실도 정리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피해자들이 쓴 제품과 살균제 성분 등에 관한 국가 통계도 없어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국회 사회적참사특별위원회의 진상 조사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 9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95만 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2만 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제라도 정부가 노출 경험자와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참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1월 8일 사회
근로자의 죽음은 경영자의 책임
근로자의 사망 사고에 대한 경영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법안은 안전 조치 위반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대표 이사나 안전 담당 이사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핵심 요약: 중대재해법은 법인과 경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강력하게 처벌해 사고 발생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제정된다. 그러나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처벌로 경영자를 범죄자화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법안 제정을 촉구해 온 노동계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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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 사회
낙태죄가 사라진 자리
2021년 1월 1일부로 낙태죄 처벌 조항이 폐지됐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내린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관련 형법 조항이 효력을 상실해서다. 헌재가 주문했던 대체 입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부, 여야 등이 발의한 6개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핵심 요약: 낙태죄는 사실상 폐지됐지만, 안전한 임신 중단과 개인의 재생산 권리 보장은 이제 시작 단계다. 헌법재판소가 명시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현실화하려면 공백을 메울 제도가 필요하다.
‘기한 만료’로 충분할까: 헌법재판소 결정대로라면 2020년 안에 대체 법안을 마련해야 했지만, 국회는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안전한 임신 중단을 보장할 제도도 아직이다.
  • 처벌 조항은 폐지됐지만, 자유롭게 임신 중단 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병원에 따라 시술을 거부할 수도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해 말 임신 10주(초음파 검사상 태아 크기 기준) 미만에만 조건 없는 임신 중단 시술을 시행한다는 지침을 내놨다.
  • 원칙적으로는 약물을 이용한 임신 중단도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은 업체가 없어 미프진 등 임신 중단 약물을 국내에서 구매할 수는 없다. 식약처는 수입 업체가 허가 신청을 하면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낙태죄 폐지로 개정돼야 하는 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처벌을 규정한 형법, 임신 중단의 세부 절차 등을 규정하는 모자보건법이다. 두 가지 모두 개정에 실패했다. 안전한 임신 중단 보장에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이 개정돼야 임신 중단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안전한 시술을 위한 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 있다.

국가가 아닌 나를 위한 권리: 임신과 출산은 더 이상 국가의 인구 정책 수단이 아니다. 개인의 선택과 권리다.
  • 지금의 모자보건법은 출산 권리가 아니라 모성, 즉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능력을 보호한다. 국가 인구 관리 차원에서 1973년 도입됐다. 산아 제한이 화두였던 당시에는 오히려 임신 중단의 허용 범위를 넓히는 법이었다. 형법상 전면 불법이었던 임신 중단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규정을 담았다.
  • 낙태죄 폐지를 말하는 여성들은 ‘재생산권’을 주장해 왔다. 인구 정책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권리로서 임신과 출산을 보장받겠다는 것이다. 재생산 권리는 1994년 카이로 국제인구개발회의에서 인권으로 규정됐다. 성관계, 임신과 출산 여부와 시기, 자녀의 수에 대해 자유롭고 책임 있는 결정을 할 권리다.
  • 재생산권이 보장되면 국가가 규정하던 범위 밖에서도 출산을 선택하고, 보장받을 수 있다. 결혼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씨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모자보건법은 부부가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만 난임으로 규정하고, 난임일 경우에만 보조 생식 기술을 허용한다. 사유리 씨가 일본에서 정자 기증을 받은 이유다.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이유로 들었다. 태아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22주 내외까지는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진정한 의미의 ‘자기 결정’을 하려면 임신 중단의 안전성과 함께 사회 경제적 환경에 상관없이 임신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되어야 한다.

관련 주제 읽기: 정부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
2020년 12월 30일 사회
76년의 기다림
76년 전 일본으로 끌려가 고된 노동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이 최소한의 금전적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강제 노역 피해 배상을 외면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에 대해 법원이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적 효력이 30일부로 발생했다.

핵심 요약: 일본은 패색이 짙던 1944년 우리나라 10대 소녀들을 미쓰비시중공업 군용 항공기 공장에 강제 동원했다. 피해자들은 1999년부터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법정 공방을 벌여, 2018년에 대법원의 최종 피해 배상 판결을 받아 냈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피해자들을 계속 외면했고, 결국 법원은 공시 송달을 통해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을 강제 매각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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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 정치
‘윤석열 딜레마’에 빠진 여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59.7퍼센트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같은 날 발표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1위를 차지했다.

핵심 요약: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이후 여권의 고민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윤 총장 탄핵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은 하락세고, 야당의 공격은 이어진다. 반면 윤 총장의 인기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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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8일 사회
새해부터 경찰이 달라진다
내년 1월 1일부터 경찰 조직이 크게 달라진다. 국가 경찰과 자치 경찰, 수사 경찰로 분리된다. 경찰청장은 보안·외사·경비 등 국가 경찰 사무를 관리한다. 수사 경찰은 국가수사본부가, 민생 치안을 맡는 자치 경찰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이끈다.

핵심 요약: 경찰 창설 이후 이어져 온 국가 경찰 단일 체계가 76년 만에 바뀐 것이다. 내년부터 경찰은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고 3년 뒤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까지 넘겨받는다. 비대해지는 경찰 권력을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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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4일 사회
“특별한 법 말고 노동법”
정부가 내년 3월까지 플랫폼 종사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법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종사자는 플랫폼을 이용해 노동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을 포괄한다. “보호하겠다”는 법인데, 노동계는 오히려 반발한다.
 
핵심 요약: 플랫폼 종사자를 개인 사업자로 볼지 아니면 노동자로 인정할지가 쟁점이다. 플랫폼 종사자는 대부분의 경우, 전통적인 노동자보다 회사에 덜 종속돼 있다는 이유로 노동법의 보호 밖에 있다. 기술 혁신 시대가 맞닥뜨린 또 다른 과제다.
첫 보호 대책: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한다.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는 플랫폼 종사자라도 최소한의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 플랫폼 종사자는 179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취업자의 7.4퍼센트다. 정부는 다만, 플랫폼이 일을 배정하는 등 적극적 역할을 하는 곳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22만 명으로 추산했다. 22만 명 중에는 배달 기사가 52퍼센트로 가장 많다.
  • 정부는 새 법에 플랫폼 종사자도 단체를 만들어 노조와 비슷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으려고 한다. 보수 지급 기준 등을 놓고 기업과 협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 배정 기준, 고객 평점 같은 중요 정보를 기업이 종사자에게 제공할 의무도 포함할 계획이다. 
  • 배달업 등록제 도입도 검토한다. 누구나 배달업체를 설립할 수 있어 기사 보호가 더 어렵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플랫폼 종사자가 일을 그만둘 때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공제 조합 설립과 재정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도 추진하기로 했다.

“차별적 보호”: 경제 구조가 바뀌고 코로나19로 플랫폼 종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첫 대책이지만, 노동계는 곧장 반발했다. 실질적인 노동권을 보호하지 않는 “차별적 보호”라고 주장한다.
  • 플랫폼 종사자를 개인 사업자로 볼 것인지 아니면 노동자로 인정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플랫폼 종사자는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배달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따라서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 그러나 배달 기사만 하더라도 플랫폼 업체가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일을 배정받는 경우가 있다. 고객 만족도는 기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이용된다. 개인 사업자라기보다는 근로자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노동계는 “별도의 법을 적용하면,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 3권은 더욱 후퇴할 것”이라고 반발한다. 그래서 “기존 노동법을 적용하라”고 요구한다. 특별한 법이 플랫폼 종사자를 보호하기보다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낙인찍는 데 악용될 수 있어서다.

기술 혁신 시대의 노동: 다른 나라에서도 이 문제는 논란이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플랫폼 종사자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하지만 1년이 채 안 돼, 다시 사업자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인건비 폭탄을 우려한 플랫폼 기업들이 발의를 주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 배달 플랫폼 업계 노사가 최초로 자율 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번에 정부가 나섰다. 플랫폼 종사자 수는 2018년 추산치보다 3배 넘게 늘었다.

관련 주제 읽기: 배달은 어떻게 세계를 바꾸는가우리 사장님이 AI?
2020년 12월 18일 정치
법원의 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처분을 재가했다. 윤 총장은 2개월간 직무가 정지된다. 앞서 이날 새벽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 총장의 판사 사찰,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가지 혐의를 인정하고 징계를 결정했다. 

핵심 요약: 윤석열 검찰총장은 징계 절차가 위법했고 징계 사유도 실체가 없다고 주장한다. 윤 총장은 정직 첫날인 17일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징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 정지 신청을 냈다. 다시 법원의 시간이 돌아왔다.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청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을 재가했다. 내년 7월 임기가 끝나는 윤 총장은 17일부터 2개월간 직무가 정지된다.
  •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밤샘 심의 끝에 16일 오전 4시경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윤 총장의 판사 사찰,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가지 혐의를 인정하고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 검사 중징계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대통령이 재가해야 확정된다. 이날 오후 5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안을 제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했다. 추 장관은 제청한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8시 추 장관의 사의 표명과 관계없이 징계 불복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정직 첫날인 17일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 정지 신청을 냈다.

정치의 사법화: 이제 법원의 시간이다.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 정지 신청은 법원 접수 후 이르면 일주일 내로 결과가 나온다.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가 부당한지 아닌지 행정법원 판사가 가리게 된다.
  • 국가의 주요한 정치, 사회 문제를 법원이 해결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치 영역과 민주적 공론장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들이 선출되지 않은 소수의 엘리트 법관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 그동안 법원은 수도 이전, 정당 해산, 파병 결정, 낙태죄와 국가보안법 폐지, 5·18 과거 청산 같은 국가 의제와 사회 규범을 판단해 왔다. 정치의 사법화는 법원의 의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정치다.
  •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쟁점이 사법부로 향한다. 정치가 책임을 회피하고 정부 구조도 과거에 비해 복잡해지면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강해졌다. 사법의 정치화마저 우려된다.

위탁하는 정치: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사법부는 행정부에 예속돼 있었다. 정치의 사법화는 삼권 분립이 정착됐기에 가능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법의 판단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지금, 정치는 없고 판결만 있다. 청와대와 법무부, 대검찰청, 여당과 야당은 서울행정법원만 바라보고 있다.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일주일 내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