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정치, 경제, 사회
이해충돌방지법, 8년 만에 처리될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국회가 이해충돌방지법 처리에 나섰다. 공직자 개인의 이익과 공익을 지켜야 할 책무가 충돌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법이다. 직무상 비밀 이용을 금지하고, 부당 이득을 전부 몰수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핵심 요약: 이 법은 2013년 처음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적용 범위가 너무 넓고, 자칫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방치됐다. 이 법이 제때 처리됐다면 LH 투기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2의 LH 사태를 막는 법: 이해충돌방지법은 공공 기관 직원, 공무원, 국회의원 등 모든 공직자의 사익 추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여당은 17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이달 안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이해 충돌은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공정한 직무 수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LH 직원 투기 의혹처럼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전형적인 사례다.
  •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자기 이해 관계가 걸린 업무를 맡게 된 경우 미리 신고하고 직무 회피를 신청하도록 한다. 또 직무상 얻은 비밀로 재산상 이익을 얻는 일을 금지한다.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별도로 부당 이득도 몰수한다.
  • 2013년 처음 발의된 이 법은 원래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적용 범위가 너무 넓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처리가 미뤄졌다. 이해 충돌이 예상되면 해당 직무를 회피해야 한다는 조항이 국회의원, 중앙 부처 공무원 등의 업무 수행을 사실상 마비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이를 두고 국회가 기득권을 지키려고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해 충돌의 ‘온상’: LH 투기 사태를 비판하는 국회 역시 이해 충돌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2019년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목포 도시 재생 사업을 미리 파악하고 이 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범행이라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 박덕흠 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당시 본인과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들이 국토교통부와 산하 기관 등으로부터 1000억 원 상당의 일감 등을 수주하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토부와 산하 기관은 국토위의 감독을 받는다.
  • 해외는 공직자의 이해 충돌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상원의원은 임기가 끝난 후 2년 안에 미 의회 의원, 공무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를 가지고 만나서는 안 된다. 영국은 공무 수행 중 부당한 이익을 취하면 몰수와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단순한 투기 문제가 아니다: LH 투기 사건은 공직 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부패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사회 공정·정의 시스템이 완벽히 망가졌다”며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권익위는 이해충돌방지법이 생기면 국가 청렴도 순위가 2020년 세계 20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주제 읽기: LH에 무슨 일이
 
3월 15일 사회
반려동물도 가족입니다
법무부가 반려동물을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을 추진한다. 법안이 개정되면 현행법상 물건으로 분류되는 반려동물의 지위가 크게 개선된다.

핵심 요약: 가족의 의미가 확장하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사람뿐만 아니라 이제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하게 됐다. 반려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도 강화될 전망이다.
가족이 달라진다: 전통적인 혈연 중심의 가족 개념이 변하고 있다. 정부는 1인 가구가 늘고 혼인이나 혈연 관계가 없는 새로운 가족이 늘고 있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해 관련 법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2019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614만 8000명으로 전체 가구의 30.2퍼센트를 차지한다. 법무부는 ‘사공일가(사회적 공존, 1인 가구)’ 태스크포스를 꾸려 가족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상속 제도 개선 및 주거 공유 지원, 가족관계등록법 개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무부 발표 내용
  • 이번 논의의 중점 과제 중 하나는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이다. 가족의 개념이 확대함에 따라 동물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는 1000만 마리가 넘고, 양육 인구수는 1500만 명을 웃돈다.

아직은 ‘물건’인 반려동물: 현행법상 반려동물은 물건으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동물들의 생명권과 동물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 1991년 처음 도입된 동물보호법은 그동안 여러 차례 수정, 보완됐음에도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잔인하게 동물을 학대한 행위에 대해 지난 2월부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를 강화하기 전까지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
  • 특히 반려동물의 경우, 동물보호법에 저촉돼도 민법상 물건으로 분류돼 처벌이 약했다. 타인이나 소유주가 반려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여도 재물손괴죄가 적용돼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게 고작이었고, 그나마도 처벌 사례가 많지 않았다.

반려동물은 자산이 아니다: 반려동물과 관련해 일반 물건과 구분하는 비물건화, 압류 금지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물건이 아닌 가족으로 분류되면 세부 조항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반려동물을 학대하면 재물손괴죄가 아닌 새로운 혐의를 적용하고, 이혼 가정을 고려해 반려동물 양육권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반려동물 압류 금지법’도 입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소유자가 채무를 불이행해 강제 집행이 이루어져도 반려동물은 압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 이미 많은 나라들이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닌 법률에 의해 보호받는 존재로 규정된다. 반려동물에 전용 세금이나 대중교통 요금을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

#관련 주제 읽기: 결혼해야 가족인가요
3월 5일 사회
변희수 하사가 남기고 간 꿈
성전환 수술 이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은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세상을 떠났다. 전역 취소 소송 첫 변론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변 전 하사는 여군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꿈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

핵심 요약: 전 세계적으로 9000여 명의 트랜스젠더들이 군 복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군대 내 성 소수자 문제를 다시 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군인으로 남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2월 ‘성별 정정 허가’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법적으로 여성이 됐다. 이후 군의 강제 전역 처분에 대해 인사 소청을 추진했지만 기각됐다.
  • 군은 성전환을 이유로 전역시킬 수 있는 규정이 없는 만큼 “성전환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성전환 수술로 인한 신체적 변화를 ‘심신장애’로 판단해 전역 조치를 강행했다. 군 의무 조사에서 변 전 하사는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 변 전 하사는 “성별 정체성을 떠나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성 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지난해 7월에는 21개 시민 사회 단체와 연대해 육군 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내고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차별금지법을 도입하라: 변 전 하사의 죽음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도입 논란에도 불을 붙였다.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차별금지법은 지난 2007년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발의됐지만 전부 폐기됐다.
  •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한 부분이 기독교계의 거친 항의를 받는 핵심 쟁점이다.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조장한다는 주장에 처리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성적 지향과 정체성은 유엔 등 국제 인권 기구에서 보호해야 할 차별 사유로 인정된다.
  •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적 대우는 성 소수자 앞에 놓인 큰 장애물이다. 국가인권위의 ‘트랜스젠더 혐오 차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 소수자들은 학교와 가족, 직장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성은 강하다: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은 2010년 상원 국방위에 출석해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동료 시민을 지키는 일에 복무하기 위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숨기도록 하는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를 계기로 군대 내 대표적 성 소수자 차별 정책이었던 ‘DADT(Don’t Ask, Don’t Tell)’는 폐기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 정권에서 금지했던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양성을 포용할 때 미국은 더 강해지며, 군대도 예외는 아니다.”
3월 4일 정치, 사회
중대 범죄를 수사할 권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을 걸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검찰총장을 비판하며 중수청 설립을 강행할 태세다.

핵심 요약: 부정부패나 경제 범죄 등을 전담할 중수청은 여권이 밀어붙이는 검찰 개혁의 마침표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출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까지 이뤘고, 중수청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한 검찰 조직이 완강히 저항하며 정치적인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검수완박’: 중대범죄수사청은 별도의 수사 기관이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검토됐고, 2017년 경찰이 조직 개편을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 설립 법안을 제출하며 급물살을 탔다. #법안 보기
  • 여당은 현재 검찰이 맡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 범죄와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에 대한 수사를 중수청에 넘길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전국에 지방청이 생기며, 수사청장은 추천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자는 취지다. 현재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민생 범죄는 일선 경찰이, 고위 공직자 범죄는 공수처가 맡은 상황이다.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까지 없어지면 검찰은 공소 유지와 기소, 영장 청구 기능만 갖게 된다.
  •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수사와 기소권의 분리는 검찰 개혁의 최종 목표다. 법안은 “선진국과 달리 검찰에 과도한 권한이 집중돼 부작용이 심하다”며 “권력 분립의 원칙으로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사와 기소는 한 몸: 중수청 설치가 가시권에 들자, 검찰은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사와 기소, 공소 유지는 재판을 향한 동일 선상에 있기에 뗄 수 없다는 논리다.
  • 윤석열 총장은 《국민일보》, 《중앙일보》와 잇따라 인터뷰를 하며 “100번이라도 직을 걸고 중수청 설립과 수사·기소권 분리를 막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권이 없어지면 기득권의 부정부패와 금융 범죄 등을 막지 못한다고도 강조했다. #국민일보 인터뷰, #중앙일보 인터뷰
  • 윤 총장은 또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검찰이 대형 부패 범죄를 수사한다”며 “검찰을 공안, 금융 등 분야별로 쪼개더라도 수사와 기소는 융합해야 한다”고 했다. 3일 대구고검을 방문해서는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고 했다.
  • 윤 총장이 앞장서자, 대검찰청을 비롯한 일선 검사들도 내부망 등에 “수사권 폐지는 검찰 폐지와 같다”며 “기소만 한다면 공안이 수사한 사안을 재판에 넘기는 중국 검찰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논쟁 확산: 정부·여당은 중수청 설립 강행 의지가 강하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특히 윤석열 총장 발언을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은 “부적절한 방식을 통한 발언을 하며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은 중수청이 “독재 국가의 앞잡이 수사 기관”이라고 반대한다. 일각에서는 수사 기관 난립이 국민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월 3일 사회
사실 말해도 명예 훼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을 공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 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 헌법 소원 심판에서 5대 4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형법상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가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 요약: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는 성폭력, 학교 폭력 피해에 대한 폭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헌재는 개인의 인격권 보호를 위해 사실이더라도 명예를 훼손한 표현을 처벌해야 한다고 봤다.

설문: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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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권 침해: 헌재는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규제해 인격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형법 307조와 310조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다만 공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처벌할 수 없다. 사실 적시 명예 훼손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헌법 소원 심판에서 헌재는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 헌재는 표현의 자유보다 개인의 명예와 인격권 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SNS 등 매체가 발달해 정보의 파급 효과가 커진 점을 들었다.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의 사회적 평가가 더 빠르게 저하되고, 명예의 완전한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적시가 사적 제재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 병력이나 성적 지향 등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

표현의 자유 침해: 헌재 재판관 4명은 개인의 명예보다 표현의 자유 보장이 더 중요하다며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가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 이들은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가치가 국가 및 공직자 감시와 비판에 있다고 봤다. 감시를 받아야 할 국가가 표현에 대한 형사 처벌의 주체가 되면 권력 감시와 비판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판관들은 자칫 “공익을 위한 사실조차 공적 토론의 장에서 사라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대다수 국가에는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가 없다. 독일은 허위 사실을 공개했을 때만 처벌할 수 있다. 일본은 피해 당사자가 신고할 때만 사실 적시 명예 훼손 혐의로 수사할 수 있다. 유엔은 2011년과 2015년 우리나라에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유일한 공통 의견: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도 사생활의 비밀을 적시한 데 대한 처벌은 합헌이라고 봤다.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 폐지를 주장해 온 시민 단체 오픈넷은 “공익적 목적 없이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공개할 때만 처벌하는 보완 입법을 통해 사실 적시 명예 훼손죄의 폐해를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3월 2일 사회
술 PPL 허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 시장 활성화 정책 방안’을 내놓으며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올해 6월부터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에서도 중간 광고가 허용될 예정이다. 특히 밤 시간대 TV 드라마와 예능에서 주류 PPL이 허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핵심 요약: 주류는 현재 방송 광고 시간제한 품목으로 오후 10시 이후 17도 미만인 경우만 광고할 수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같은 시간대에 PPL도 허용된다. 이번 결정이 방송 시장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는 의견과 청소년들에게 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질문: 주류에 대한 지상파 방송 PPL 허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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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제작 환경 개선: 방통위는 현행 방송법이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낡은 규제를 혁신해 미디어 생태계 전반의 활력을 높이겠다”라는 입장이다. 국내 방송 시장의 경영 위기가 방송의 공적 가치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 한국광고홍보학회는 PPL 규제 완화가 국내 방송 제작 시장의 재정적 여건을 개선하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수익 구조로 간접 광고 유치 외에 별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방송의 공공성보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 PPL에 대한 규제가 약한 편이다.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는 “PPL이 프로그램과 광고를 구분하는 데 혼동을 줄 수 있지만, 시청자를 속이고 과도한 소비를 일으키는 행위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규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류 PPL이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끼쳐도 결국 판단과 결정은 시청자의 몫이라는 해석이다.

음주 조장 우려: 술은 담배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군 발암 물질이다. 전문가들은 주류 광고나 미디어 속 음주 장면이 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광고라는 인식 없이 무의식중에 영향을 미치는 PPL은 폐해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 청소년들에게 끼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65퍼센트가 주류 광고에 노출돼 있고 12.6퍼센트는 광고를 본 뒤 음주 충동을 느꼈다. 전문가들도 미디어의 음주 장면에 자주 노출될수록 더 어린 나이에, 더 자주 술을 마시게 된다고 지적한다.
  • 주류 광고 규제 강화가 세계적 흐름이라는 주장도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주류 광고에 연예인 출연을 금지하고 핀란드에서는 소셜미디어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WHO는 주류 마케팅 전반에 대해 각국이 국가 차원의 규제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2월 26일 사회
신념도 병역 거부 사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종교뿐 아니라 개인의 신념도 병역 거부 사유로 인정된다는 결정이 나왔다. 병무청이 비폭력·평화주의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대체역 편입 신청자의 대체 복무를 허용했다. 해당 신청인이 오랫동안 평화 단체 활동을 이어 온 점과 주위의 평가를 반영했다.

핵심 요약: 양심적 병역 거부의 범위가 확대됐다. 종교 외에도 더 많은 양심적 판단이 인정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병무청 결정에 대해 높아진 인권 의식이 반영됐다는 환영의 입장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우려의 입장이 엇갈린다.

질문: 개인의 신념을 대체 복무의 사유로 인정하는 결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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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를 거부할 권리: 대체 복무는 현역병으로 군에 입대하지 않고, 공공 기관 등에서 병역 의무를 대신하는 제도다.
  • 우리나라에서 대체 복무제 도입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해 대법원이 대체 복무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종교적·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하면 안 된다고 판결하면서다. 이전까지 모든 병역 거부자는 형사 처벌을 받았다.
  • 복무 형태 및 기간에 대한 논쟁 끝에, 대체 복무자를 구치소 등 교정 시설에서 3년 동안 합숙 근무하도록 하는 법안이 2019년 국회에서 통과됐다. 지난해 10월 63명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됐다.

소수자, 다양성 보호해야: 그동안 대체 복무 사유의 확대를 주장해 온 사람들은 이번 결정을 높아진 인권 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하며 환영하고 있다.
  • 현재까지 대체 복무가 허용된 942명은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다. 비종교 신념이 병역 거부 사유로 받아들여진 건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개인 신념을 근거로 대체 복무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념을 사유로 대체 복무를 신청한 8명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 병무청의 이번 결정으로 대체 복무 사유로 인정되는 범위가 윤리, 도덕, 철학 등으로 확대됐다. 오동석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종교와 사상의 측면을 포괄하는 의미에서 헌법적 취지에 맞게 심사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방의 의무가 평화를 막나: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병무청 결정이 형평성 측면에서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 비폭력, 평화와 같은 모호한 가치를 무슨 기준으로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는 지적이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평화주의를 신념으로 보고 양심적 병역 거부로 인정하는 것은 오히려 군 복무를 평화에 반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 저출생으로 현역으로 입대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대체 복무자가 늘면 그만큼 병력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0월 모종화 병무청장은 “2032년부터는 필요한 현역 인원보다 병역 자원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2월 4일 사회
손과 표정으로 전하는 말
문화재청이 3일 제1회 ‘한국 수어의 날’을 맞아 1963년에 제작된 수어 교재 《수화》를 문화재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농인들이 자주 쓰는 수어를 모아 한글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와 희귀성이 높기 때문이다.

핵심 요약: 수어는 2016년 우리나라 정식 언어로 인정받았다. 코로나19 재난 방송으로 수어에 대한 국민 인식은 높아졌지만, 농인들의 실제 사용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수어가 언어로서 제 기능을 하려면 보다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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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사회
혐의 없음의 이유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이 유가족 사찰과 수사 외압 등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1년 2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유가족 측은 수사가 미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핵심 요약: 특수단은 유가족과 특별조사위원회가 제기한 의혹 17건 중 13건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무혐의 처분의 이유는 대부분 ‘사실은 인정하지만 고의성이나 불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수단이 발표한 A4 용지 31장 분량의 자료 중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주요 의혹의 세부 내용을 정리했다.
참사 인지 시간 조작(의혹): 청와대가 참사 발생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한 시간(오전 9시 19분)과 추후 작성한 문건의 기록(오전 9시 24분 전파)이 다르다.
  • (수사 결과) 문자 전파 시간은 오전 9시 19분으로 확인됐지만, 이는 컴퓨터 설정 시간으로 대한민국 표준시와 일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9시 19분에 언론을 통해 사고 사실을 접하고 24분에 전파했다는 문건 내용과 동일한 진술도 확보했다.

잠수 시간 조작: 목포 해경이 공문서에 122구조대의 최초 잠수 시간을 1시간 앞당겨 허위 기재했다.
  • 당시 상황 보고서 등에 해경이 실제보다 1시간 이른 시각을 기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허위 보고 지시나 논의가 없었고, 정확한 시간이 적힌 문서도 있다. 고의로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항공 구조 직무 유기: 초계기와 헬기 기장 등이 승객들의 구조 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를 키웠다.
  • 승객들의 퇴선을 유도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구조에 여념이 없던 상황이었다. 상부의 구조 지시를 넘어 퇴선을 유도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항적 조작: 사고 원인을 은폐하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AIS(자동 선박 식별 시스템) 항적 자료를 조작했을 수 있다.
  • 해수부의 원본 자료를 받아 비교·분석한 결과 민간, 해외 수집 23개 기지국의 데이터와 일치한다.

수사 외압: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게 혐의 재검토를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진상 규명을 방해했다.
  • 법무부의 의견 제시가 직권 남용에 해당하거나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 대검 1, 2과장의 진술이 엇갈려 법무부 지시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

감사 외압: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감사원 감사 중단과 축소를 위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
  • 감사원은 8~9매 분량의 질의서에 대해 청와대의 답변서 1장만 받고 감사를 종료했다. 청와대가 자료 협조를 거부한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부당한 압력과 지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유족 사찰: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와 국가정보원이 유가족의 개인 사항과 동태 등을 사찰했다.
  • 기무사와 국정원이 유가족 동향이 담긴 보고서를 제작해, 당시 대통령과 비서실장 등이 받아 본 사실은 인정됐다. 하지만 청와대의 지시나 공모 여부, 미행, 도·감청, 해킹 등 불법 사찰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17건 중 2건 기소: 특수단은 201명을 269차례 조사해, 17개 의혹 중 해경 지휘부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과 청와대, 해수부의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방해 등 2건에 대해서만 20명을 기소했다. 유족 측은 “면죄부를 주는 수사에 불과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월 21일 사회
아이는 고를 수 없습니다
정부가 아동 학대 방지 대책으로 입양 사전 위탁제 법제화를 추진한다. 입양 전 6개월 동안 예비 양부모와 입양 아동이 함께 생활하도록 하는 제도다. 앞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 취소·아동 교체’ 발언이 사전 위탁제를 보완하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핵심 요약: 사전 위탁제는 입양을 활성화하고, 입양아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자칫 아동들을 골라 입양하는 ‘아동 쇼핑’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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