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CEO)인 마크 베니오프는 일찍이 천재 프로그래머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미 15세에 게임 회사를 설립해 게임 판매 수익으로 학자금을 마련했습니다. 대학 재학 중에는 애플 매킨토시 사업부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스티브 잡스의 신임을 얻었고, 졸업 후에는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에 스카우트돼 입사 3년 만에 무려 최연소 부사장 타이틀까지 얻었습니다.
13년간 오라클의 성장을 주도한 그는 1999년 독립해 샌프란시스코의 한 원룸에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지금의 세일즈포스닷컴입니다. 그의 사업 아이디어는 당시에도 확고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빌려준다.’ 이전까지만 해도 기존 MS, 오라클, SAP 등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3.5인치 플로피 디스켓이나 CD 같은 실물 장치에 담아 라이선스를 파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설치 과정이 복잡하고 관리가 어려우며 가격까지 비싸 일부 대기업에서만 사용했죠.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기업의 전산화가 이뤄질 것이라 내다본 베니오프는 월간 사용료 65달러짜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Software as a Service)를 선보입니다. 한 번에 많은 돈을 내고 소프트웨어 장치를 사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정해진 요금을 내고 사용 권한을 부여받는 구독형 서비스의 시초격입니다. 업데이트,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 훨씬 더 유리하다고 자신한 그는 기존의 낡은 방식을 꼬집어 “No Software(소프트웨어는 끝났다)”라는 구호를 전면에
걸었습니다.
멀티 클라우드 전략
이러한 도전적인 선언에 기존 업체들은 반기를 들고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베니오프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시장에서 빠르게 저변을 넓혀 200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무려 28퍼센트에 달하며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CRM 분야 7년 연속 매출 1위를
달성했습니다. 22년이라는 짧지 않은 업력을 가진 성숙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꾸준히 저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현재 세일즈포스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도요타, 필립스 등 전 세계 15만 개가 넘는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포천(Fortune)》이 선정한 글로벌 100대 기업의 96퍼센트, 500대 기업의 87퍼센트가 세일즈포스의 고객사입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쿠팡 등 600개 넘는 우리나라 기업도 세일즈포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작년 기준 세일즈포스의 CRM 시장 점유율은 19.8퍼센트인데요, 2위 기업 오라클의 5.3퍼센트와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높은 시장 지배력 비결로 끊임없는 혁신을 드는데요, 방법론적으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이 꼽힙니다. 2006년부터 세일즈포스는 크고 작은 기업 60여 개를 사들였습니다. 이른바 ‘멀티 클라우드’ 전략으로, 서비스 영역을 다각화해 잠재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인수 기업으로는 데이터 통합 전문 업체 뮬소프트(65억 달러, 7조 4000억 원), 데이터 시각화 전문 기업 태블로(157억 달러, 18조 원)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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