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이 AR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 밝혔다. 아마존, 네이버를 비롯한 각종 커머스 시장 또한 AR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AR 기술은 커머스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 올까?
WHY_ 지금 커머스의 증강 현실을 읽어야 하는 이유
공룡 기업들이 증강 현실에 뛰어들고 있다. 페이스북(현 메타)은 VR 제작사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가상 공간 선점을 꿈꾼다. 애플과 구글은 AR 헤드셋 출시를 목표로 한다. 아마존은 증강 현실을 이용한 쇼핑 기능 ‘AR View’를 비롯해 다년간 AR 분야에 투자해 왔다. IT 시장 성장세 둔화는 현실이다. 증강 현실은 차기 성장 동력의 유력한 후보다. 증강 현실 도입 단계에 있는 커머스 시장의 흐름을 읽을 때 IT 업계는 새로운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
MONEY_ 2300억 원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최근 2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의 인터뷰에서 주목할 부분은 AR 서비스다. 웹사이트에 올라온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을 소비자가 직접 공간에 배치해 볼 수 있는 증강 현실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 밝혔다. “실내 장식을 넘어 사람들의 생활 전반을 다루는 슈퍼 앱으로 성장”하겠다는 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테리어 서비스가 AR 기술을 도입한 건 버킷플레이스가 처음은 아니다. 미국 인테리어 플랫폼 하우즈(Houzz)는 팀원 대부분이 비디오 게임 산업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NUMBER_ 40퍼센트
AR을 통한 시착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제품의 불필요한 생산과 소비와 운송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쇼핑몰 사이트 쇼피파이의 분석에 따르면 3D와 AR 서비스를 선보인 제품의 경우 반품률이 최대 40퍼센트 감소했다. 고객 전환율은 97퍼센트 증가했다.
RECIPE_ B2B
커머스에 AR 도입이 활성화되면 브랜드는 더이상 B2C에 머무르지 않는다. 스노우(SNOW)[1]는 뷰티 효과 카메라 앱이다. 립스틱, 블러셔를 비롯해 관자놀이 줄이기, 아랫입술 키우기 등의 각종 보정 기술을 선보여 왔다. 주목할 것은 브랜드 협업이다. 최근 휠라(FILA)는 스노우의 한 크리에이터로 입점했다. 소비자가 카메라로 발을 비추면 휠라 운동화가 가상 이미지로 등장한다. 내 발에 맞는 사이즈와 모양으로 맞춰진다. 반스, 콜럼비아를 비롯해 유명 패션 브랜드가 크리에이터로 입점하고 있다. 증강 현실은 플랫폼과 브랜드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기술이다.
REFERENCE_ 스냅챗
브랜드의 AR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스냅챗이다. 미국의 메신저 스냅챗은 한때 페이스북을 제치고 승승장구했으나 인스타그램의 등장, 혹은 표절로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메신저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후 스냅챗이 전향한 곳은 AR을 활용한 쇼핑 커뮤니티다. 푸마 운동화부터 프라다 갤러리아백까지 착용해 볼 수 있는 AR 피팅룸을 운영해 왔다. 지난 4월 28일 진행한 〈스냅 파트너 서밋 22〉에서 에반 슈피겔 스냅챗 CEO는 앱 내 신설될 ‘Dress Up’ 카테고리를 쇼핑몰의 미래로 칭했다. 증강 현실 기반 크리에이터-소비자간 소통이 바로 에반 슈피겔이 꿈꾸는 소셜 커머스의 미래다.
RISK_ 데이터
단일화된 서비스는 편리와 동시에 불안을 선사한다. 구매자-판매자의 관계에 소셜라이징이라는 요소는 누군가에겐 당황스러운 불청객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지역 기반 커뮤니티로 확장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와 같다. 나의 구매 내역은 나의 취향 및 니즈와 동어 반복이다. 여러 유형의 데이터가 한곳으로 축적되는 플랫폼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FORESIGHT_ 웃음의 DT
아마존은 자사의 증강 현실 앱(Amazon Augmented Reality, AAR)이 “포장재는 적게, 웃음은 많이(Less Packaging, More Smiles)”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강조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택배 상자에 더 적은 자원을 소모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아마존의 진정성에 대한 논의와는 별개로, 화려한 재질과 커다란 부피의 포장에서 쇼핑의 기쁨을 얻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쇼핑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쇼핑의 재미 또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