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7일 정치
각 당이 꿈꾸는 대한민국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각 정당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상공인 지원, 미래통합당은 경제 살리기, 정의당은 n번방 가해자 처벌, 국민의당은 일하는 정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 민생당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핵심 요약: 코로나 사태, 경기 침체, n번방 사건 등 핵심 이슈들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을 공식 브리핑과 정책 공약집을 토대로 정리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 구체적인 액수와 지원 대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현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든 정당이 공감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 미래통합당은 전 국민 1인당 50만 원, 민생당은 전 국민 4인 가구 기준 200만 원, 정의당은 전 국민 1인당 100만 원 지급을 주장한다.
  • 국민의당은 금액을 언급하지 않고 지급 시기를 4월 중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 침체 대응: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요 정당들은 모두 기업 지원, 규제 개혁을 제안하고 있으나 대상과 방향은 다르다.
  • 더불어민주당은 제조업 혁신을 강조하면서 벤처 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출 자금 지원 등이 골자다.
  • 미래통합당은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개정해 기업 규제 기준을 완화하고 법인세를 인하하겠다고 공약했다.
  • 민생당은 정부 인력을 30퍼센트 감축해 공공 부문을 개혁하고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정의당은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을 40퍼센트로 높이는 등의 ‘그린 뉴딜’을 통해 경제 구조를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최저 임금 동결, 근로 시간 재조정 등을 공약했다.

n번방 처벌: 모든 정당이 처벌 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정의당은 n번방 해결 촉구 집중 유세를 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은 아동 청소년 성범죄 공소 시효 폐지, 처벌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 미래통합당은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고 연루된 인사의 정계 퇴출을 공언했다.
  • 민생당은 성 착취물을 소비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 정의당은 여야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관련 법안을 당장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국민의당은 성 착취물 제작·유포·소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성 착취물을 삭제·차단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약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국민의당
2020년 4월 6일 정치
긴급재난지원금, 나도 받을 수 있나?
정부가 올해 3월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퍼센트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1인 가구이며 직장에 다니는 사람 기준으로 지난 3월 납부한 건강보험료가 8만 8344원 이하면 40만 원을 지원받는다.

핵심 요약: 이번 지원금에 소요되는 예산은 9조 원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4월 말까지 국회를 통과시키고, 5월 중에 지원금 지급을 마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지원 대상과 금액, 재원 마련 방안 등 주요 쟁점이 남아 있다.
상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소득 하위 70퍼센트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3일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TF’ 회의를 열어 지원금 대상자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 대상: 직장 가입자는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가 1인 가구 8만 8344원, 2인 15만 25원, 3인 19만 5200원, 4인 23만 7652원 이하면 지원금을 받는다. 지역 가입자도 기준이 비슷한데, 4인 가구의 경우 25만 4909원 이하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 금액: 1인 가구는 40만 원, 2인 가구는 60만 원, 3인 가구는 80만 원, 4인 가구 이상은 100만 원을 지원받는다.
  • 시기: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와 여당은 4월 15일 총선 이후 심의에 착수해 4월 말까지 국회 통과를 마치고, 5월 중 지원금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재원: 정부가 80퍼센트, 지방자치단체가 20퍼센트를 부담한다. 서울시처럼 재정 자립도가 높은 지자체는 더 많이 부담할 수 있다.

쟁점: 소득 하위 70퍼센트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 것인지, 형평성의 문제는 없는지, 지방 정부의 재원 분담이 합당한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 맞벌이 가구는 부부의 건강보험료를 합산하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맞벌이에 나섰는데 열심히 일한 대가로 기준선을 넘게 돼 역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는 건강보험료 납부액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퍼센트에 해당하더라도 고액 자산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긴급 지원임을 감안할 때 당장 파악 가능한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자(공시가 9억 원 이상 주택 소유자)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현금, 예금 등 금융 자산은 반영되지 않아 ‘현금 부자’에게 유리하다.
  • 지역 가입자는 재작년(2018년)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재작년에 돈을 잘 벌었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소득이 급감한 지역 가입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정부는 소득 급감을 증빙하면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  9조 원이 소요되는 정책의 비용 부담도 문제다. 정부는 정부가 80퍼센트, 지방자지단체가 20퍼센트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일부 지자체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정부 부담 100퍼센트를 요구하고 있다.

결론: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정부·여당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일회성 정책이라며 비판하면서도 ‘소득 하위 70퍼센트’ 기준에 대해 “줘야 한다면 차라리 편 가르지 말고 다 주는 게 낫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240조 원 규모의 패키지 지원책을 제시했다. 여야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아 추경안의 국회 통과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020년 4월 3일 정치
이번 선거에도, 그가 나타났다
4월 15일 총선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정치 뉴스에 ‘김종인’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그는 ‘해결사’, ‘여의도 차르’ 등의 수식어와 함께 선거 판세를 좌우할 주요 인물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핵심 요약: 김종인 위원장의 선거 지휘 경력은 화려하다. 2016년에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었고,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그러나 수차례 당적을 옮겨 온 노정객의 전략이 이번에도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의 멘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김종인 위원장이 멘토 역할을 했던 거물 정치인들이다. 소속 정당이 모두 다른 대통령 두 사람과 대선 후보 한 사람의 스승이었던 그에게는 ‘철새’라는 비판과 ‘선거의 왕’이라는 찬사가 동시에 따라붙는다.
  •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는 김종인 위원장의 구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차였던 2013년 “경제 민주화가 될 것처럼 얘기해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밝히고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결별했다.
  • 2016년 총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대표의 권유를 받고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2순위로 입후보했다. 이해찬 현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킬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으로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당의 경제 민주화 의지를 비판하며 입당 1년 2개월 만인 2017년 3월 탈당하면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했다.
  • 2017년 5월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장을 맡아 안철수 후보를 도왔다. 두 사람은 2011년에도 멘토-멘티 관계로 알려졌으나 안철수 대표 측이 부인하면서 결별했던 적이 있다.

정치 인생 40년: 김종인 위원장의 정치 이력은 올해 햇수로 40년을 맞는다. 비례대표로만 다섯 차례나 의원직에 올랐다. 1981년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11대 국회에 입성한 이래, 12대, 14대, 17대, 20대 국회에서도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 김 위원장은 단 한 차례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988년 총선에서 여당 민정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어 패했다. 김 위원장은 3선에 도전하는 49세의 중견 정치인이었고, 이 대표는 당시 서른여섯의 청년 정치인이었다.
  • 박정희 정부 시절, 의료 보험 제도 도입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보건사회부 장관, 청와대 경제 수석을 지냈다.     
  • 노태우 정부 경제 수석 시절 동화은행에서 2억 1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993년 구속됐다가 집행 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두 번의 승리, 두 번의 실패: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 이렇게 썼다. “나는 국민 앞에 두 번 사과해야 한다. 하나는 박근혜 정부가 태어날 수 있도록 했던 일이고,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부가 태어날 수 있도록 했던 일이다.” 그의 두 번의 선택은 승리였으나 실패였던 모양이다.
2020년 4월 1일 정치
지키자 vs. 바꾸자 - 총선 슬로건 전쟁
4월 2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 운동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슬로건을 발표했다. 주요 정당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를 위로하고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보여 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미래통합당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를, 정의당은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선거 로고송으로는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이 모두 이 곡을 로고송으로 선정했다.

핵심 요약: 선거 슬로건은 정당의 정책 방향성과 가치관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전략의 핵심이다. 선거의 목적, 투표의 기준을 제시하며 구도를 수립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 선거 슬로건을 통해 여당은 정부의 성과와 안정성을, 야당은 정권 심판과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 당의 슬로건을 소개합니다: 4월 15일 총선의 핵심 의제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책이다. 일상이 마비되고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주요 정당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슬로건을 내놓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 -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합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국회를 국회답게, 일하는 민주당’이라는 슬로건을 검토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 등을 반영해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래통합당: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 - 새로운 미래 새로운 통합’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와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김종인 총괄 선거 대책 위원장은 29일 당 합류 후 첫 공식 행사였던 기자 회견에서 “‘못살겠다. 갈아 보자!’가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 정의당: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 - 대한민국을 진보하게 하는 힘, 정의당/ 양당 정치 견제할 대안 정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연합 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지역구, 비례대표 의원 후보를 모두 내놓은 정의당은 ‘원칙을 지킨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이번 선거에서 위성 비례 정당을 만든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한 것이다.
  • 국민의당: ‘늘, 국민 곁에 있겠습니다. 언행일치, 안철수! - #비례는 #국민의당 #국민과_함께’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냈다. 중앙당에서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고공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지명도가 높은 당 대표의 이름과 해시태그를 선거 슬로건으로 제시한 것은 온라인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슬로건의 정치학: 잘 만든 슬로건은 권력의 지형을 바꿔 놓는다. 전문가들은 좋은 슬로건의 요건으로 ①시대정신 ②간결함 ③쉬운 표현을 든다.
  • 슬로건은 스코틀랜드어의 슬로곤(slogorn)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인(slaugh)과 함성(gaimm)의 합성어인 슬로곤은 전투를 앞둔 군인들이 지르는 함성을 의미한다.
  • ‘못살겠다 갈아 보자’는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직관적인 슬로건으로 꼽힌다. 1956년 3대 대선 때 야당인 민주당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겨냥해 내걸었던 정권 교체 구호다.
  • 미국에서는 1992년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활용한 로널드 레이건의 1980년 선거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Let's make America great again)’ 등이 성공한 슬로건으로 평가받는다.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로고송은 부동층을 공략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는 개그맨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캐릭터 유산슬의 히트곡 〈사랑의 재개발〉이 가장 많이 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이 로고송으로 선정한 이 곡은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 로고송 시장에서 트로트는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멜로디가 강점으로 꼽힌다. 송가인의 〈가인이어라〉(민생당), 박상철의 〈무조건〉(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등이 대표적이다.
  •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분위기를 감안한 로고송 네 곡을 활용할 계획이다. 1998년 IMF 위기 당시 스타 가수들이 함께 불렀던 곡 〈하나되어〉,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이승기의 〈스마일보이〉, 윤상의 〈달리기〉다.

결론: 각 정당의 이번 총선 슬로건은 ‘지키자’, ‘바꾸자’, ‘갈아엎자’는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 슬로건이 제시해야 할 메시지 중 하나인 정책의 방향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책 경쟁보다 구도 대결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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