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1일 사회
격리 참상 폭로한 우한 일기
우한의 참상을 담은 중국 작가 팡팡(方方)의 일기가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오면서 76일간 봉쇄되어 있던 중국 우한시의 일상을 담은 이 글은 6월 30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핵심 요약: 우한시는 1월 23일 예고 없는 봉쇄령을 내렸다. 우한에 고립된 팡팡은 이틀 후인 1월 25일 춘절부터 일기 형식으로 매일 일어난 일과 자신의 생각을 중국의 SNS 웨이보에 올려 왔다. 팡팡의 글을 둘러싸고 감춰진 진실을 밝히고 있다는 평가와 잘못된 정보로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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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0일 사회
2020 코로나 에이드
슈퍼스타 아티스트들의 초대형 콘서트가 세계 각국 팬들의 방 안에서 열렸다. 알리샤 키스, 안드레아 보첼리, 빌리 아일리시, 셀린 디온, 제니퍼 로페즈, 엘튼 존, 샘 스미스, 스티비 원더, 테일러 스위프트 등 113 팀의 스타들이 참여한 자선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One World : Together At Home)’이 19일 8시간 동안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핵심 요약: 이번 콘서트는 ‘21세기의 라이브 에이드’로 불린다.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 구호 기금 마련을 위해 열린 초대형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처럼 세계적인 재난 상황을 지원하는 이벤트인 데다 백여 명의 세계적인 스타들이 장시간 공연을 펼쳤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브 에이드가 웸블리 스타디움 같은 대형 공연장에서 열린 것과는 달리, 원 월드 콘서트는 공연자와 관객 모두 각자의 연습실이나 집에서 공연하고 관람한 온라인 콘서트였다.
역사적 공연: 라이브 에이드 이후 가장 화려한 공연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원 월드 콘서트는 기획 계기부터 참가 팀의 면면까지 주목받고 있다.
  • 원 월드 콘서트는 3월 16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투게더 앳 홈(#Together At Home)’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이고 인스타그램 라이브 공연을 한 것을 계기로 기획됐다.
  • 콘서트에는 가수뿐 아니라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 등 전 세계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배우 사무엘 엘 잭슨, 모델 하이디 클룸이 참여하고 미국의 3대 토크쇼 진행자인 지미 팰런, 지미 키멜, 스티븐 콜베어가 공동 사회를 맡았다. 라인업은 레이디 가가가 구성했다. 주최자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자선 단체 글로벌 시티즌이다.
  • 국내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7인조 그룹 슈퍼엠이 참여했다.

스테이 홈: 원 월드 콘서트는 기부를 통해 의료 종사자들을 지원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필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을 목표로 열렸다.
  • 팬들은 공연을 보는 동안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외부 활동을 자제했다. 원 월드 측은 홈페이지에서 팬들의 ‘스테이 홈 서약’도 받았다. 서약은 지구촌 시민으로서 WHO의 지침에 따라 집에 머무르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손을 자주 씻겠다는 내용이다.
  • 공연 기부금은 전 세계의 의료 종사자를 지원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쓰인다. 콘서트 중계에 참여하는 애플은 1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공연 기획에 참여한 레이디 가가는 68개 기업 CEO와 화상 통화를 하고 기부를 받았다. 콘서트가 열리기도 전에 이미 3500만 달러(426억 원)가 모였다.

위로의 예술: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은 집에서 공연을 생중계하면서 격리 상태의 팬들을 위로하고 있다.
  •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홈페이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쿠폰을 발행하고 세계적인 거장들이 지휘한 콘서트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첼리스트 요요마,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조성진 등은 집에서 연주하는 ‘홈 플레잉’ 영상을 SNS에 업로드했다.
  • 록밴드 U2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신곡을 페이스북으로 공개했다.

음악의 힘: 코로나19 이후 공연계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전 세계 아티스트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팬들은 삶의 기쁨을 잃었다. 하지만 음악은 격리의 시대에도 희망을 주고 있다. 물리적인 거리를 넘어 소통하고 위로하는 음악의 힘은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다.
2020년 4월 16일 사회
코로나보다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봉쇄령을 3주 연장했다. 13억 명이 넘는 인구가 다음 달 3일까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다. 모디 총리는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지만 국민의 생명에는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말했다.

핵심 요약: 수억 명에 달하는 인도의 비공식 노동자들에게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것은 굶주림이다. 이들은 3주 동안 집에 머물러 있을 경제적 여유가 없다. 결국 굶어 죽지 않기 위해 경찰의 눈을 피해 거리로 나선다.
거리로 나오면 맞는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3주간 전국을 봉쇄했다. 학교와 상점, 산업 시설이 문을 닫았고 대중교통도 운행을 멈췄다. 필수품 구입 시에만 외출을 허용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14일 봉쇄령을 3주 연장했다. 13억 인구가 다음 달 3일까지 집에 머물러야 한다.
  • 경찰은 봉쇄령을 어기고 거리로 나온 시민을 몽둥이로 때렸다. 땅바닥에 엎드리게 하거나,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게 하는 얼차려도 줬다(영상).

왜 때리나: 인도의 코로나 확진자는 1만 명, 사망자는 353명이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는 피해가 적지만, 강력한 봉쇄령을 실시하고 있다. 의료 시설이 부족하고 인구 밀집 지역이 많아 바이러스가 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보다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 수억 명의 인도인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는 굶주림을 의미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명령은 일하지 말고 먹지 말라는 말과 같다.
  • 인도 노동자 4억 6500만 명 중 90퍼센트가 노동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비공식 노동자다. 공장과 농장, 상점, 거리의 육체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전국이 봉쇄된 이후 인력거꾼은 손님을 태우지 못하고 있다.
  • 2011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노숙자는 170만 명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 전체가 폐쇄되면서 노숙자가 음식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경찰이 이들을 거리에서 내쫓고 있지만 갈 곳이 없다.
  • 정부 추산에 따르면 매년 4500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시골에서 도시로 온다. 일용직 이주 노동자들은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타향에 갇혔다. 상당수가 냄비와 담요를 배낭에 담고 고속 도로를 따라 걸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 ‘사회적 거리 두기’는 거리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 뭄바이의 다라비 빈민촌은 인구 밀도가 뉴욕의 28배다. 가로세로 1킬로미터의 면적에 28만 명이 거주한다. 수십 명이 방 몇 개에 모여 살고, 화장실 하나를 1440명이 같이 쓴다.

결론: 모디 총리는 “21일간 잘 대처하지 못하면 21년 뒤로 후퇴할 수 있다”며 “유일한 선택은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델리의 평범한 시민은 이렇게 반문한다. “여기서 사회적 거리를 어떻게 둡니까?”
2020년 4월 15일 사회
투표용 비닐장갑, 어디로 가나
4·15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에 사용되는 위생 비닐장갑 폐기물이 63빌딩 7개 높이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유권자 4400만 명이 모두 투표한다고 가정했을 때 사용되는 비닐장갑은 총 8800만 장이라고 밝혔다. 쌓았을 때 총 1743미터에 달하는 양이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투표에 참여하는 모든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제공하는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한 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나오면서 비닐장갑을 벗는다. 소각 처리되는 비닐장갑이 환경 오염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손 접촉 감염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며 철저한 비닐장갑 착용을 당부했다.
비닐장갑 사용법: 일각에서는 손 소독제로 충분히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개인 위생을 개별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위생 장갑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 개인 장갑 착용은 불가능하다. 감염자일 경우 개인 장갑으로 기표소 내부와 도구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비치되어 있는 새 비닐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 비닐장갑을 벗은 맨손이나 비닐장갑 위에 투표용 도장을 찍는 ‘투표 인증’은 위생상 부적절하다. 비닐장갑은 투표소에서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 하고, 나오는 즉시 벗어서 폐기해야 한다.

비닐장갑은 어디로: 비닐장갑은 원칙적으로 재활용 대상이지만, 이번 선거에 사용된 비닐장갑은 소각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 환경부 지침에 따르면 투표소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전량 소독한 뒤 종량제 봉투에 넣어 소각한다.
  • 비닐을 포함한 쓰레기를 태우면 1급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 등 유해 물질이 방출된다.

결론: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마스크, 비닐장갑 등 일회용품의 사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투표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 과정에서 환경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다시 건강을 해치게 되는 상황에는 분명 고민해야 할 지점이 있다. 자연 분해되는 비닐을 사용하는 등의 대안과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2020년 4월 9일 사회
우한 봉쇄령이 해제됐다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왔던 중국 우한시가 8일 도시 봉쇄 명령을 해제했다. 우한시는 1월 23일 예고 없는 봉쇄령을 내린 이후 76일간 진출입로를 전면 차단해 왔다.

핵심 요약: 중국 정부는 6일과 7일 우한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통계 등을 근거로 봉쇄 해제를 결정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는 중국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우려와 함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세: 봉쇄령이 내려진 1월 23일 당시 우한에는 수십만 명의 외지 방문객, 외국인이 있었다. 이들이 도시에서 빠져 나가면서 당장 중국 내부의 이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인구 11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 우한에는 그동안 900만 명이 갇혀 있었다. 우한에서는 중국 코로나19 사망자의 77퍼센트에 달하는 5만 8명이 감염돼 2571명이 숨졌다.
  • 중국의 여행 기업 씨트립에 따르면 우한에서 베이징, 상하이로 가는 기차표는 한 달 분이 매진됐다. 8일 기차 예약자만 5만 5000여 명, 비행기 예약자는 6000여 명에 달한다.
  • 봉쇄 해제 이후에도 완전히 자유로운 이동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근, 생필품 구입 등 분명한 목적이 없으면 아파트 단지 등 거주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외지인이 우한으로 들어갈 때에도 직장 복귀 명령서, 주거지 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건강 정보 애플리케이션의 이동 안전 등급인 녹색 코드를 받지 못하면 대중교통, 대형 건물 이용이 불가능하다.

전망: 우한의 봉쇄 해제가 향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중국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 중국 당국은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고 있지만, 우한에서는 5일에만 34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확인됐다. 중국 계면신문은 우한 내 무증상 감염자가 최대 2만 명에 달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을 보도했다.
  • 1월부터 3월 초까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기준을 일곱 차례 수정했다. 초기에는 수산 시장과 관련이 있고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현재의 기준으로 검사를 진행했다면 중국 당국 발표의 세 배에 가까운 23만 2000명의 확진자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 베이징, 저장성, 광둥성 등은 우한에서 온 사람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격리한다는 계획이다. 검사를 전후해 일주일 이상 격리 생활을 하게 되는 셈이어서 우한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의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0년 4월 7일 사회
코로나 치료제는 언제 나올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말라리아 치료제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미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구입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상 허가를 받았을 뿐인 약을 사용해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고 비판하고 있다.

핵심 요약: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제한적 응급 사용만 허가하고 있다.
치료제 후보: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약물에 주목하고 있다. 에볼라, 에이즈, 류머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들이다.
  •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 제조사 길리어드는 올해 100만 회 투약 가능한 분량을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 FDA, 유럽의약품청(EMA)이 렘데시비르의 보급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1700명 이상이 치료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Kaletra): 최근 중국 상하이보건임상센터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영국에서도 중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일부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였다.
  •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케브자라(Kevzara):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체 안전성이 검증된 약품이어서 안전성의 다음 단계인 약효 평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신 개발: 존슨앤존슨 등 거대 제약 기업부터 생명 공학 스타트업까지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1년 6개월 내로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 전망한다.
  • 존슨앤존슨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발표하고 9월까지 인체 임상 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까지 10억 회 투약이 가능한 분량의 백신을 준비한다는 목표다. 생명 공학 스타트업 모더나(Moderna)가 개발한 잠재적 백신 mRNA는 시애틀에서 임상 시험 단계에 돌입했다.
  • 임상 시험을 통과하더라도 대량 생산까지는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해 항체 형성 여부를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승인 과정까지 고려하면 4년까지 걸릴 수도 있다.
  • 현재까지 가장 빠르게 개발된 백신은 2015년 발병한 지카 바이러스 백신이었다. 제약 업계는 7개월 만에 임상 시험 준비를 마무리했으나 임상 시험 전에 유행이 종식되었다. 이처럼 백신 개발 산업에는 개발이 완료되는 단계에서 시장 자체가 사라질 위험이 상존한다.

전망: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만큼, 백신과 치료제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사회역학자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최단 기간에 답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코로나는 현재 소비력이 높은 국가에 퍼져 있다”며 “명백히 돈이 되는 일이라 과학 기술과 제약회사의 역량이 총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4월 2일 사회
코로나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지구가 깨끗해졌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2019년 말 공장 폐쇄와 격리 조치로 석탄 사용이 40퍼센트 줄면서 탄소 배출량이 25퍼센트 감소했다. 미국 뉴욕의 오염 수준은 50퍼센트 가까이 개선됐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가 속도를 내고 있었던 기후 변화 대응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기 침체 이후 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부양책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심 요약: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기후 변화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판데믹 사태를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의 계기로 삼지 않으면, 또 다른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코로나 효과: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개인의 소비와 여행 습관이 달라지고 있다. 이동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일어날 수 있다.
  • 항공 산업의 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2017년 미국에서 배출된 탄소 가운데 28.9퍼센트가 교통 수단으로 발생했다.
  • 격리 상태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다 보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건의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 물건을 자주 사고 버리는 습관이 달라질 수 있다.
  • 1인당 소비량이 많은 나라에서 개인의 습관이 달라지는 일은 분명히 의미 있는 변화다. 2018년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사우디아라비아가 18.1톤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6.6톤, 캐나다가 15.3톤, 한국이 12.4톤 순이었다.

역효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기후 변화 대응을 늦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에 관심이 집중되는 사이 기후 변화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빌 게이츠는 TED커넥츠 인터뷰에서 “우리가 코로나19에 관심을 갖는 동안에도 기후 변화는 진행되고 있지만,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자본 시장 위축으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 투자가 줄고, 경제 위기로 환경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후 변화 대응이 오히려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은 환경 관련 규제를 완화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 미 항공 우주국(NASA)은 재택 근무를 결정하고, 북극 연구 비행을 중단했다. 데이터 수집이 중단되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기후 변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세계 리더들의 회의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코로나의 교훈: 코로나19 사태와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기후 변화 대응책을 배워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 세계경제포럼(WEF)은 코로나19 사태의 교훈 다섯 가지를 기후 변화 대응에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①리스크를 재검토하고 ②사람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③전 세계적인 시각으로 보고 ④전문가를 믿고 ⑤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 세계은행의 호아킴 비에이라 페레이라 레비(Joaquim Vieira Ferreira Levy) 박사는 코로나19와 기후 변화의 공통점으로 ①전 세계적인 영향 ②빈부 격차에 따라 다른 영향 ③정부의 중요성 세 가지를 꼽았다.

결론: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사태를 극복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BBC는 ‘새로운 경제적 사고방식’을 주문한다. 경제 활동은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아니라, 자원을 활용해 필요한 것을 얻는 일로 인식되어야 한다.
 
2020년 3월 27일 사회
코로나는 평등하지 않다
인구 13억 명이 넘는 대국 인도가 3주간 전 국민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식료품 구입 등 불가피한 이유 없이 집 밖으로 나가면 최대 1년간 수감될 수 있다. 인도의 코로나 확진자는 5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의료 환경이 열악해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핵심 요약: 바이러스는 국가, 빈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가지만,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식은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바이러스마저 사회적 불평등의 벽은 넘지 못한다.
코로나와 사회적 불평등:
  • 아프리카 국가들은 서구보다 확진자가 훨씬 적지만 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물과 의료 시설이 부족하고 인구 밀도가 높고 영양실조가 만연한 상태에서 코로나가 퍼지면 서구에서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수단은 첫 번째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자 전국의 모든 학교를 폐쇄했다.
  • 부유한 개인들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요트를 띄우고 자가 격리를 실시한다. 전세 비행기를 타고 고립된 지역으로 피신하고, 24시간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의료 장비와 음식을 갖춘 홈 벙커도 등장했다.
  • 온라인 교육에도 격차가 있다. 미국 뉴욕시는 당분간 공립학교를 폐쇄하고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는데, 인터넷 접속 기기가 없는 학생이 30만 명이다. 뉴욕시는 아이패드를 대여할 방침이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물량은 2만 5000대다.
  •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시기에는 기업들이 고용을 줄인다. 이때 시간제와 임시 일용직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 저임금 노동자와 여성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로 최대 2470만 명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고 예측한다.
  • 의료 부문의 성 불균형도 문제다. 전 세계 의료 부문 종사자의 70퍼센트가 여성이다. 다수가 간호사인데, 간호사는 환자들의 피를 뽑고 검체를 수집하기 때문에 감염병 노출 수준이 의사보다 높다.
  • 투자금도 크고 견고한 회사로 집중된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초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시드 투자 금액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2퍼센트 감소할 전망이다.

결론: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에 이렇게 썼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바이러스는 모두에게 평등하지만, 어떤 계층은 다른 계층들보다 더 평등해 보인다.
2020년 3월 25일 사회
2021에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을 연기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전화 회담을 가진 뒤 IOC는 임시 이사회를 열어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다.

핵심 요약: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인 동시에 거대 기업들의 비즈니스 무대다.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는 IOC와 개최국의 뜻대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타임라인: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도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고집하던 아베 총리가 결국 ‘1년 연기’로 물러섰다. 앞서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년 연기 방안을 제시했고, 22일에는 캐나다와 호주가 연내 개최 시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 사회는 물론이고 일본 국내 여론마저 연기로 기울자 아베 총리도 더는 명분이 없었다.

전망: 아베 총리는 늦어도 내년 여름 전에는 올림픽 개최를 희망한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다. 여름까지만 개최하면 임기 내 폐막식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걸림돌이 적지 않다. 일본 정부 예산만 126억 달러(15조 6700억 원)가 투입된 지상 최대의 게임을 연기하려면 경기장 밖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 우선 내년 여름에는 큼직한 스포츠 행사들이 연이어 열릴 예정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6~7월), 남미축구선수권대회(6~7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7~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가 차례로 열린다. 대회마다 주관 방송사와 스폰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다.
  •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의 NBC가 난관이다. NBC는 IOC에 올림픽 중계권료로 14억 5000만 달러(1조 8000억 원)를 지불했다. NBC가 중계하는 북미 지역의 주요 스포츠 이벤트와 시기가 겹쳐 NBC로서는 가을 개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 아파트 입주 문제도 풀어야 한다. 도쿄도에 23개 동, 5600가구 규모로 건립된 선수촌 아파트는 대회가 끝나면 주거용 아파트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미 분양을 마친 물건이 있다. 올림픽 연기로 입주 시기가 미뤄지면 분쟁이 생길 수 있다.
  • 한편 하계 올림픽은 이제까지 세 차례 취소됐다. 1916년 베를린, 1940년 도쿄, 1944년 런던올림픽이다. 모두 전쟁이 원인이었다. 연기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결론: 아베 총리는 일본이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승리했음을 증명하는” 주최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그날이 속히 오기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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