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정치
우리가 아는 홍콩은 없다
홍콩의 자유와 자치를 침해하는 중국 정부의 홍콩 보안법이 6월 30일 밤 11시 전격 시행됐다. 홍콩 반환 23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홍콩 보안법의 전문은 국가 분열, 중앙 정부 전복, 테러, 외국과 결탁한 안보 범죄 등 4대 범죄를 최대 무기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 첫날인 1일 300여 명이 체포됐다.

핵심 요약: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30일 162명의 위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홍콩 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공표했다. 이로써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중국이 약속한 일국양제 원칙은 폐기되고 홍콩 시민의 정치적 자유가 박탈당하면서 권위주의 통치가 시작됐다.
제2의 주권 반환: 국가 분열, 안보 범죄 등을 예방하고 처벌하려는 목적의 홍콩 보안법은 전체 66조로 구성되어 있다. 홍콩의 기본법보다 보안법이 우선시돼 홍콩 역사상 두 번째 주권 반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보안법이 열거한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대 범죄는 최고 무기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지난해 범죄자를 본토에 인도하는 내용의 송환법이 촉발한 반중 시위나 ‘홍콩 독립’ 등의 구호도 처벌 대상이 된다.
  • 홍콩의 통제 체제는 중앙 정부 직할로 재편된다. 안보 관련 사안의 관할권은 중앙 정부가 설치한 홍콩 국가 안보처가 가져가고 기소와 재판은 중국 본토에서 맡는다. 홍콩 정부 산하에는 안보 업무를 관리하는 ‘국가 안보 수호 위원회’가 설치된다.
  • 홍콩 영주권자뿐 아니라 기업과 비영주권자에게도 적용되어 벌금을 부과 받거나 심한 경우에는 추방될 수 있다. 공직 선거 출마자나 공무원 임용자는 중화 인민 공화국에 충성 맹세를 해야 하고, 학교, 사회단체, 미디어, 인터넷에 대한 관리, 감독이나 국가 안보 교육도 확대된다.

위축 효과 현실화되다: 벌써부터 홍콩 내 민주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와 검거가 시작됐다.
  • 인터넷에는 체포 가능성이 큰 54명의 명단을 담은 블랙리스트가 돌고 있다. 빈과일보 발행인 리즈잉, 2014년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었던 조슈아 웡 등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을 비판하던 홍콩 시민들의 트위터 계정 삭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인터넷 검열을 피할 수 있는 가상 사설망(VPN) 소프트웨어 판매는 급증했다.
  • 홍콩 독립 성향의 데모시스토당, 홍콩민족전선, 학생동원 등은 활동 중단, 해산을 선언했다. 홍콩독립연맹을 창설한 웨인 챈은 6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외국으로 근거지를 옮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 허브 무너지나: 홍콩이 누려 왔던 아시아 금융 허브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 미국은 중국 반환 이후 ‘고도의 자치’를 누려 왔던 홍콩에 적용해 온 수출 허가 예외 등 특혜 조치를 철회하고 홍콩 자치권 훼손과 관련된 중국 관리에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 이번 조치로 글로벌 금융 자본과 기업, 인력이 대규모 유출되는 이른바 ‘헥시트(홍콩+엑시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은 영국 해외 시민 여권을 가진 홍콩 시민 30만 명의 영국 체류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했다.

전망: 1호 체포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조슈아 웡은 “이전까지 세계가 알던 홍콩은 종말을 고했다”며 “테러 통치의 시대로 들어간다”고 했다. 전 세계는 홍콩이 국제도시에서 중국 도시 중 하나로 편입되는 역사의 한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6월 8일 정치
‘분열의 정치’에 무너지는 트럼프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래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4일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분석한 최근 여론 조사 결과 평균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2.1퍼센트로 바이든 전 부통령(49.3퍼센트)보다 7.2퍼센트포인트 낮았다.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 지역인 애리조나, 오하이오, 위스콘신주 여론 조사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기는 침체 되고, 인종 차별 시위 진압 문제로 정부 관료와 여당 공화당 의원들까지 반발하면서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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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사회
천안문 시위 31주년…격랑의 홍콩
홍콩 경찰이 4일 천안문 민주화 시위 31주년 추모 촛불 집회를 불허했다. 1989년 천안문 시위 발생 이듬해인 1990년에 첫 추모 집회가 열린 이후 처음이다. 경찰의 금지에도 주최 측은 밤 8시 빅토리아 파크에서 1분간 침묵하는 집회를 벌이고, 홍콩 시내에 부스 100개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촛불을 나눠 줄 예정이다.

핵심 요약: 천안문 민주화 시위 추모 집회는 ‘일국양제’를 상징하는 행사다. 특히 올해는 송환법 반대 시위 1주년, 홍콩 보안법 도입 결정 일주일 만에 열려 많은 홍콩 시민들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시위 불허의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집회를 탄압하는 정치적 목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주의의 최대 위기: 범죄인 인도법안, 이른바 홍콩 송환법 추진은 잠정 중단됐지만 1년도 안 돼 중국 정부가 홍콩 보안법을 의결하면서 홍콩의 민주주의는 더 큰 위기를 맞았다.
  • 천안문과 탱크맨: 1989년 6월 4일 중국 대학생과 시민들은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공산당 독재에 분노한 이들은 ‘민주화’와 ‘부정부패 척결’을 외쳤다. 중국 정부는 탱크 등을 동원해 대학생과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중국 정부는 희생자 수가 300명이 안 된다고 발표했지만, 수천 명에 달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광장에서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선 시민의 모습은 중국 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 삭제된 기억: 1989년 6월 4일은 중국 SNS나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SNS에서 천안문 집회와 관련된 모든 언급을 검열하고 있고, 공개적인 토론이나 기념행사도 금지하고 있다. 역사의 일부지만 후세대에게 교육하지 않는다. 이렇게 중국에서 천안문이 철저히 삭제된 것과 달리 홍콩에선 1997년 중국 반환 이후에도 추모 집회가 계속됐다. 천안문 시위 추모 집회가 ‘일국양제’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유다.
  • #6431truth: 시위 주최 측은 6월 4일 천안문 민주화 시위 31주년이라는 의미의 해시태그 #6431truth를 사용해 SNS 추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지련회 초우한텅(鄒幸彤) 부주석은 “촛불 집회를 금지할지 여부는 정부 당국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사람들의 마음이 그곳에 있는 한 빅토리아 공원의 촛불은 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도, 돈도 떠나는 홍콩: 국가 보안법 통과 이후 홍콩 ‘엑소더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올 1~4월 약 2400명의 홍콩 시민이 대만 이주 신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미국 행정부가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 절차를 시작하자 ‘탈 홍콩’ 행렬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이 홍콩 내 자산을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미국은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보유한 1조 6000억 원 상당의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홍콩 내 국제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단순한 자산 정비가 아니라, 미국이 앞으로 홍콩을 특별 대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망: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3일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베이징에 방문했다. 국제 사회의 압박과 비판에도 홍콩 보안법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홍콩은 안팎으로 걷잡을 수 없는 격랑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관련 주제 읽기: 용의 습격 ― 중국, 홍콩에서 공포 통치에 착수하다
6월 1일 사회
미네소타의 역설…예고된 비극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에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에서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방화, 약탈 등 폭력 사태로 번졌고, 주요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핵심 요약: 미국 중북부의 미네소타주는 ‘살기 좋은 주(州)’ 조사에서 매번 1~3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백인과 흑인의 사회적, 경제적 격차가 심해 ‘미네소타의 역설’이라 불린다. 심각한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 한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
사건의 발단: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식당에서 한 손님이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으로 숨지게 했다.
  • 경찰은 수갑을 찬 채 땅바닥에 엎드린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8분 46초 동안 눌렀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지만 가혹 행위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 행인들이 찍은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되면서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일었다. 일부 시위대는 방화와 약탈 행위를 벌였다. 경찰과 시위대의 무력 충돌이 거세지자 미네소타주는 미니애폴리스에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 미네소타에서 시작된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워싱턴 D.C.,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욕, 조지아 등 22개 주,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주도 늘고 있다.

미네소타의 역설: 2019년 조사에서 미네소타는 미국 50개 주 중에서 ‘살기 좋은 주’ 3위에 올랐다. 건강, 교육, 경제, 기반 시설 등에서 모두 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인종별 주택 보유율 격차(48위), 빈곤율 격차(48위)는 최하위권이다. 전체 지표는 좋지만 흑백 불균형이 심한, 이른바 ‘미네소타의 역설’이다.
  • 미네소타 백인 가구의 76퍼센트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반면 흑인 가구의 주택 보유율은 24퍼센트에 그친다. 미국 흑인 가구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50개 주 중에서 주택 보유율 격차가 세 번째로 크다.
  • 미네소타의 흑인 빈곤율은 32퍼센트로 백인(7퍼센트)의 4배가 넘는다. 백인과 흑인의 빈곤율 격차가 세 번째로 높은 주다. 실업률 차이도 네 번째로 심하다.
  • 인종 간 불균형은 경찰의 업무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네소타 교외 지역에서 경찰이 검문을 이유로 정차를 요구한 차량의 44퍼센트가 흑인 운전자였다. 이 지역의 흑인 인구는 전체의 7퍼센트다.

결론: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됐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흑백 불균형에 있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와 실업이 장기화되면 인종 간 사회적, 경제적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미네소타의 역설’이라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는 한 제2의 조지 플로이드가 나타날 수 있다.
5월 25일 정치
홍콩 역사상 가장 슬픈 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내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외부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 등을 금지, 처벌하고,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국가 안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핵심 요약: 홍콩의 자치를 보장해 온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홍콩 시민 사회는 “일국양제의 죽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도 강력 대응을 예고하면서, 홍콩 국가보안법이 미·중 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은 매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열고 국가의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두 행사가 거의 같은 시기에 개최돼 ‘양회(兩會)’라 불린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두 달 반 늦게 열렸다.
  • 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한다. 중국의 최고 권력 기관으로 헌법 개정, 법률 제정 등의 권한을 갖는다. 매년 한 차례 열리기 때문에 상설 기관인 상무위원회를 둔다. 정협은 전인대에 각종 의견을 제시하는 정책 자문 기구다.
  • 전인대는 중국 헌법에 명시된 최고 국가 기관이지만, 사실상 공산당의 지배하에 있다. 공산당이 결정한 사안을 통과시키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홍콩 국가보안법: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초안이 소개됐다. 홍콩에서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는 내용이다. 전인대 표결 이후 상무위원회의 최종 입법을 거치면 효력을 갖게 된다.
  • 홍콩 법률은 기본적으로 홍콩 의회가 제정하지만, 중국 정부는 외교와 국방에 관한 중국 본토의 법규를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 부칙으로 삽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 전인대가 홍콩 관련 법안을 직접 만드는 것은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같은 혼란을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전인대가 홍콩 보안법 제정에 나서자 홍콩 야권은 “일국양제의 죽음”, “홍콩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홍콩 야권과 시민 사회는 다음 달 초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전망: 영국, 호주, 캐나다, 유럽 연합(EU) 등 국제 사회는 홍콩 보안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보안법을 제정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무역 전쟁, 코로나19 책임 공방에 홍콩 보안법 대립까지 더해지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격화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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