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사회
2021년 아닌가요?
‘남편이 갈아입을 속옷을 잘 정리해 둡니다’. 서울시가 임신 말기 여성이 해야 할 일을 안내한다며 만든 사이트가 비난을 받고 있다. 밑반찬 챙기기, 설거지하기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시대와 맞지 않는 성 인지 감수성을 보여 줬다는 지적이다.

핵심 요약: 최근 보건복지부가 만든 홍보 영상에서도 여성이 짧은 교복 치마나 앞치마를 두르고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국가의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정부에서 반복되는 성차별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선 평등한 인력 구성이 필요하다.
비혼 장려 매뉴얼: 서울시는 2019년 임신·출산 정보 센터 웹 페이지에서 임신 말기 여성이 점검해야 할 사항으로 가족을 위한 집안일을 꼽았다가 출산 정보 제공 사이트가 아니라 비혼 장려 사이트라는 비난을 받았다.
  • 센터는 임신 35주 여성에게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를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 두고, 냉장고의 오래된 음식을 버린 뒤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준비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안내했다.
  • ‘결혼 전 입던 옷이나 출산 후에 입고 싶은 작은 사이즈의 옷을 사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라’는 설명도 있었다. SNS를 중심으로 임신 여성에게 돌봄과 다이어트를 강요하고, 여성의 건강과 상관없는 내용을 출산 정보로 제공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 서울시는 보건복지부가 만든 육아 정보 홈페이지 내용을 그대로 게재했다고 해명했다. 실제 2013년에 복지부가 만든 콘텐츠와 같은 내용이었다. 성차별적 정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베낀 것이다. 서울시는 문제가 된 내용을 삭제했다.

여성이 사라진 정책: 정부가 홍보물을 통해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정책 수립, 집행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배제되는 근본적 원인을 짚어야 하는 이유다.
  • 보건복지부의 ‘집콕’ 홍보 댄스 영상에서 여성은 짧은 치마 교복을 입은 학생, 앞치마를 두른 주부로만 등장한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만든 홍보물에서는 성차별적 표현이 500여 건 확인됐다. 거의 모든 상사를 남성으로, 부하 직원은 여성으로 표현했다.
  • 여성가족부가 만든 2020년 성별 영향 평가 지침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는 홍보물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등장하는 인물의 성비, 왜곡된 성 역할 표현 여부를 따진다. 하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 정부를 이끄는 고위직의 성 다양성도 부족하다. 2019년 기준 중앙 부처 고위 공무원 중 여성은 122명으로 전체의 7.9퍼센트에 불과하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성별이 불균형한 조직에서 전체 구성원이 편견과 고정 관념을 학습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2021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015년 취임하면서 남녀 동수 내각을 꾸렸다. 이유를 묻자 “지금은 2015년이니까”라고 답했다. 양성평등은 이제 특별한 철학이 아니라 당연한 원칙이다. 2021년에 걸맞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의 구성과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관련 주제 읽기: 다양하지 않을 거면 빠지세요
2020년 12월 29일 사회
영화 미나리의 국적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주한 한인 가족을 다룬 영화 〈미나리〉가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연출하고,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가 만들었지만 한국어 대사가 많다는 이유로 본상인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됐다.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핵심 요약: 영화계 종사자들은 앞서 영어 비중이 더 낮은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며 골든 글로브가 ‘고무줄 기준’을 적용한다고 지적한다. 또 영어 대사만으로 미국 영화 여부를 가르는 낡은 규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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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8일 정치, 사회
백악관에 핀 무지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상원의 인준을 거쳐 최종 임명되면 미국 최초의 성 소수자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핵심 요약: 부티지지는 사우스벤드 시장 재임 중이던 2015년 “내 머리가 갈색인 것처럼 성적 지향은 나의 일부”라며 커밍아웃을 했다. 부티지지를 비롯해 자신이 성 소수자임을 밝힌 정치인들이 미국 정계에서 약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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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일 경제, 사회
다양하지 않을 거면 빠지세요
미국 주식 시장 나스닥이 상장 기업 이사회의 다양성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나스닥은 1일 상장 기업이 여성과 소수자를 각각 한 명씩 이사로 선임하도록 하는 제안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양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퇴출될 수 있다.

핵심 요약: 나스닥은 기업의 인적 다양성이 혁신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 주는 핵심 지표라고 봤다. 다양성이 부족한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글로벌 자산 운용사도 늘고 있다. 다양성 추구는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나스닥의 새로운 규칙: 나스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증권 거래소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기업 3000여 곳이 상장돼 있다. 나스닥의 새로운 규칙에 따르면 앞으로 이사진의 다양성이 부족한 기업은 이곳에 상장할 수 없다.
  • 나스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내년부터 새 다양성 규칙을 시행할 예정이다. 상장 기업들은 이사진 중 최소한 한 명을 여성으로 하고, 한 명은 성 소수자 또는 소수 인종으로 선임해야 한다. 성 소수자는 동성애자,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이른바 ‘LGBTQ’를 뜻한다. 소수 인종은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등을 말한다.
  • 상장 기업은 1년 이내에 이사진의 다양성 통계를 공개해야 한다. 어렵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방침을 어기면 상장 폐지될 수 있다. 현재 나스닥 상장 기업 4분의 3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대다수가 성 소수자, 소수 인종을 임원으로 발탁하지 못해서다.
  • 이번 가이드라인은 포용적 성장을 지지하고 투자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마련됐다.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은 기업 재무 성과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성 정도를 보면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생존을 위한 다양성: 다양성 추구는 단순히 사회 공헌의 수단이 아니다. 기업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
  •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8개국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인종과 연령이 가장 다양한 기업의 혁신성이 다른 기업보다 19퍼센트 높았다. 이사회 성별이 다양한 기업은 남성 비중이 큰 기업들보다 영업 이익이 21퍼센트 높다는 분석도 있다.
  • 다양성을 향한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독일 정부는 최근 기업 임원 3명 중 1명 이상을 반드시 여성으로 선임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은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골드만삭스도 올해부터 다양성이 부족한 기업의 상장을 돕지 않겠다고 밝혔다.
  •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8월부터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의 기업은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여성을 등기 임원으로 선임해야 한다. 지난 1분기 상장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4.5퍼센트에 불과하다. 상장 기업 10곳 중 6곳에는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

혁신을 위한 큰 그림: 넬슨 그릭스 나스닥 사장은 다양성을 “혁신과 성장을 향한 지름길”이라고 표현했다. 구성원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기업 임원의 다양성 의무화가 ‘뉴노멀’이 되어 가는 이유다.

관련 주제 읽기: 다양성 이사회
2020년 11월 26일 정치
미국 같은 행정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으로 낙점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현지 시간 23일 보도했다. 취임하면 첫 여성 연준 의장에 이어 재무부 231년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된다.

핵심 요약: 내각 인선이 본격화되면서 ‘첫 여성’, ‘첫 이민자’ 기록이 줄을 잇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같은 행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백인 남성 위주의 트럼프 행정부에서 벗어나 미국의 모습이 반영된 행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뜻이다. 주목받는 인물과 인선 배경을 통해 미국 차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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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7일 사회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저널리즘
미국의 탐사 보도 전문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발달 장애가 있는 독자를 위해 텍스트 실험을 펼치고 있다. 기존 기사보다 더 쉬운 단어를 쓰고, 짧은 문장과 명확한 구조를 갖춰 뉴스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핵심 요약: 뉴욕타임스 등 언론사가 디지털 점자 기사를 발행한 적은 있지만, 기사 내용을 쉬운 언어로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쉬운 언어 번역을 맡은 베카 몬테레온 교수는 “쉬운 말로 적으면 더 많은 사람이 같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로퍼블리카의 실험: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탐사 보도로 유명한 미국의 비영리 언론사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 6일 미국 애리조나주의 발달 장애 정책에 관한 탐사 보도 기사를 발행했다. 그런데 기사 형식이 기존과 달랐다.
  • 애리조나주는 발달 장애인이 시설 대신 가족과 지역 사회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훌륭한 정책이지만 재정 악화로 정부 지원을 제때 받기 어렵다. 프로퍼블리카는 애리조나 지역지와 함께 이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
  • 이 프로젝트에는 발달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고, 설문지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기사가 기존 방식대로 발행되면 참여자들이 기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
  • 프로퍼블리카는 기사를 여러 버전으로 냈다. 평소 해오던 대로 영어 기사를 내보냈고, 더 많이 읽히기 위해 스페인어 번역본도 냈다. 그리고 발달 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텍스트 버전, 이해하기 쉬운 오디오 버전도 제작했다.

쉬운 말로 번역하다: 프로퍼블리카 기사의 중심에는 발달 장애인들이 있었다. 주인공들이 당연히 기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쉽고 친근한 언어로 ‘번역’했다.
  • 쉬운 언어 번역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문장을 짧게 쓰고, 전문 용어를 없애고, 목록은 글머리 기호로 바꾸고, 시간순으로 적고,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면 그 사람의 역할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다.
  • 기존 방식의 기사는 이렇다. “카이라 웨이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분홍색이다. 11살인 이 아이는 도로 여행과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를 좋아한다. 그녀는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선호하는 음식은 국수와 쌀이다.”
  • 위 기사가 쉬운 언어 버전에서는 이렇게 바뀐다. “카이라 웨이드는 11살이다. 그녀는 좋아한다: △분홍색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 △웃는 사람을 보는 것 △국수와 쌀.”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젝트에서 쉬운 언어 번역은 털리도대학교에서 장애를 연구하는 베카 몬테레온 교수가 맡았다. 몬테레온 교수는 이제까지 지적 장애, 발달 장애에 관한 글들이 그들과 ‘함께’ 쓰이거나, 그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이해를 못하니 내가 대신 결정하겠다’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몬테레온 교수는 “쉬운 말로 적으면 더 많은 사람이 같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20년 11월 10일 정치
대통령만 있었던 건 아니다
이번 미국 대선의 승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만이 아니다. 대선과 함께 미국 의회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 하원 전체 435석에 대한 선거도 치러졌기 때문이다. 일부 주에서는 법안에 대한 주민 투표도 실시됐다.

핵심 요약: 대선 결과 미국 역사상 ‘첫’ 여성, 아프리카계, 아시아계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직에 오르게 됐다. 이전보다 많은 성 소수자(LGBTQ) 의원이 선출돼 다양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다. 우버 같은 플랫폼 기업, 마리화나도 승기를 거머쥐었다. 
역사적 기록: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해 56살이다.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캘리포니아 검찰총장을 지내고 2016년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 당선돼 중앙 정계에 입문한 지 4년 만에 역사적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 미국 사회 비주류의 굴레였을 조건들이 해리스의 강점이 됐다. ‘70대 백인 남성’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는 다른 젊고 유능하며 전투력을 갖춘 부통령 이미지로 민주당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해리스는 승리 연설에서 “제가 부통령직을 맡는 첫 번째 여성일지는 몰라도, 마지막은 아닐 겁니다”라고 말했다.

무지개 바람: 흑인 동성애자와 트렌스젠더 후보 등 성 소수자(LGBTQ)의 정계 진출이 두드러졌다. 뉴욕주에서 선출된 32살 리치 토레스와 33살 몬데어 존스는 사상 첫 흑인 동성애자 하원의원이다. 델라웨어주에서는 30살의 트랜스젠더 사회 운동가 세라 맥브라이드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3명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 미국 상·하원에는 이미 7명의 성 소수자 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백인 동성애자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성 소수자 인권 단체 글래드(GLADD)는 “더 많은 진보와 평등”을 외쳤다.

당선‘인’ 아닌 승자: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즉 노동자인지 자영업자인지는 미국에서도 논란이다. 이들을 노동자로 분류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의 법안(AB5)이 시행되자 ‘인건비 폭탄’을 우려한 업체들이 자영업자로 간주하자는 주민 발의안으로 맞섰다. 애리조나주 등 4개 주에서는 대마초(마리화나)를 합법화할지 주민들에게 물었다.
  • 법 바꿔 기사회생: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와 리프트, 음식 배달 업체 도어대시 등은 발의안을 낸 뒤 투표에서 이기려고 2억 500만 달러(2284억 원)를 쏟아부었다. 발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서비스를 철수하고 운전기사들은 생계를 잃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투표한 사람의 58퍼센트가 업체 주장에 찬성했다.
  • 파랑, 빨강 말고 초록: 민주당과 공화당이 겨룬 대선의 막판 혼전과 달리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주인공도 있다. 대마초다. 애리조나, 몬태나, 뉴저지, 사우스다코타 등 4개 주에서 대마초를 성인 기호 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주민 발의안이 통과됐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의료용만 허용됐다. 이제 미국 15개 주에서 대마초가 전면 합법이다.

승자들이 보여 준 것: 어느 당이 선전했는지, 어떤 배경을 가진 인물이 당선됐는지, 어떤 정책이 선택을 받았는지 선거의 결과가 반영하는 것은 그 사회의 현재 모습이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바람이기도 하다. 과거의 선택에 대한 반성일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의 승자들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관련 주제 읽기: 미국 대선의 승자는 대마초?여성, 유색 인종, 그리고 ‘투사’
2020년 10월 28일 사회
미국 첫 흑인 추기경 탄생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추기경이 탄생했다. 지난 25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 대주교 등 13명을 새 추기경에 임명했다. 이들은 다음 달 28일 정식 추기경에 오른다.

핵심 요약: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는 인종 갈등 해결과 흑인 인권 보호에 앞장선 인물이다.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인종 차별 시위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이번 임명이 보수적인 가톨릭계를 넘어 미국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진보와 개혁을 외치다: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는 미국의 대표적인 개혁 성향 가톨릭 성직자다. 인종 차별, 교회 내 성폭력, 동성애자 포용, 기후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 시카고 빈민가에서 자란 그레고리 대주교는 극심한 인종 차별을 딛고 사제가 됐다. 1973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19년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워싱턴 대교구의 최초 흑인 대주교로 임명됐다. 그는 교회가 사회 현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는 예배 건물들의 문 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 먼저 교회 안에서 일어난 학대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2002년 보스턴 사제 성폭력 사건 당시 그레고리 대주교는 아동 성범죄 신고를 의무화하고, 범죄를 저지른 성직자들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담은 헌장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가톨릭교회가 금기로 여겼던 동성애자 교인을 포용하는 데도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기후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미등록 이민자를 위한 이민제 개혁안을 의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 조지 플로이드 사건 때는 “인종 차별 바이러스가 여전하다”며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인권적 행보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가 지지층을 겨냥해 교회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행사를 준비하고, 가는 길에 평화 시위를 하던 시민들에게 최루탄을 쏘자 “가톨릭 시설이 종교 원칙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오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다양성을 품는 종교: 대대적인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에서 첫 흑인 추기경 임명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 추기경은 가톨릭교회 안에서 교황 다음으로 높은 성직자다.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다음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질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번 임명으로 전 세계 추기경 수는 232명이 된다.
  • 미국 가톨릭계에는 흑인의 대표성이 부족하다. 사제 3만 7000명 중 흑인은 250명뿐이다. 흑인 사제들은 힘 있는 직책을 받을 수 없었다. 가톨릭계에도 인종 차별이 여전한 만큼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그레고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종교는 정치와 분리돼 있지만 실제로 정치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법으로 꼽히는 민권법이 대표적인 예다. 인종과 종교, 성별 등에 근거해 고용주가 직원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마틴 루터킹 목사의 비폭력 흑인 민권 운동에서 시작됐다. 이번 임명도 종교계를 넘어 미국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서로 다른 변화의 바람: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동성애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를 지지했다. 지난 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교황청 국무원 차관에 여성을 임명했다. 미국 종교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시작된 진보의 바람이 불지만, 법조계는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26일 상원을 통과했다.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지형은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됐다. 종교와 법은 사회의 이념과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갈래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음이 미국 사회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20년 10월 26일 경제, 사회
코르셋을 벗은 바비
바비 인형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제조사 마텔은 3분기 바비 인형의 매출이 29퍼센트 늘었다고 밝혔다. 판매량 증가율로는 최근 20년 동안 분기 기준 최고치를 달성했다. 여기에 힘입어 마텔의 3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퍼센트 증가했다.

핵심 요약: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아이들이 TV나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부모들이 디지털 기기의 대안으로 바비 인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바비의 달라진 모습도 한몫했다. 바비는 ‘젊고 날씬한 금발의 여성’만을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양성과 개성을 앞세우며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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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5일 경제, 사회
다양성 이사회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상장 기업의 이사회 다양성을 법으로 의무화한다.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상장 기업은 인종, 민족, 성적 지향 측면에서 이사회를 다양화해야 한다.

핵심 요약: 이사회는 기업의 경영을 감시하고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그러나 백인 남성 위주로 구성돼 있어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이사회에 인종, 성별 다양성을 확보한 기업이 수익성도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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