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사회
주말 한 편: 가장 보통의 생존주의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배우 윤여정은 이 영화로 한국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상 후보가 됐는데요. 우리가 기뻐했던 이유는 ‘한국 최초’ 같은 수식어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영화 〈미나리〉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과정에서 윤여정이 이뤄 낸 직업적 성취를 배우고 싶고, 또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일흔넷.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윤여정의 답변은 조금 싱겁습니다. “나는 생계형 연기자예요. 연기자가 가장 연기를 잘할 때는 돈이 궁할 때예요. (중략) 나는 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내 일생을 연기에 바쳤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윤여정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을지로》에 등장하는 을지로의 창업자들을 떠올렸습니다. ‘힙스터’로 불리는 이들은 스스로를 ‘생계형’이라고 말합니다. 지금의 을지로는 독특한 문화를 추구하면서 의도적으로 힙한 것을 추구한 결과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기회를 모색한 청년들이 분투한 결과라는 거죠.

오늘은 을지로 청년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록한  《다시, 을지로》의 여덟 번째 챕터 〈가장 보통의 생존주의〉를 소개합니다. 지금 가장 ‘힙’한 70대 윤여정과 ‘힙지로’ 을지로 청년들의 이야기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또 멋진 일인지 되새겨 보는 주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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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경제
토요타가 미래 도시를 만드는 이유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23일 ‘우븐시티(Woven City)’라는 이름의 스마트 시티 건설에 돌입한다. 후지산 인근의 자사 공장 터를 부지로 활용한다. 이르면 2025년 쯤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핵심 요약: ‘그물망 도시’라는 뜻인 우븐시티는 토요타가 구상하는 미래형 스마트 도시 모델이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의 기술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며 미래 기술을 실험해 보는 공간이다. 토요타 측은 정해진 완성 모델 없이 개선을 거듭하며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모든 것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도시: 스마트 시티란 첨단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해 도시 생활에서 유발되는 교통·환경 문제 등을 해결해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도시다. 토요타는 자사의 모든 혁신 기술을 우븐시티에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시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 도시 규모는 70만 8000제곱미터로 여의도의 4분의1 크기다. 초기 거주자는 토요타 직원과 가족, 다른 기업의 연구자, 고령자 등 360명으로 시작해 20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2025년 입주가 유력하다.
  • 우븐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도로다. 자동차 전용, 1인 모빌리티와 보행자 공용, 보행자 전용으로 구분되는 도로는 자율주행차를 실험하는 데 적합한 형태다. 기존 도로에선 탑승자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우븐시티에선 토요타의 이팔레트 등 자율주행차와 무공해 차량만 주행이 허용된다.
  • 탄소 배출 최소화를 위해 대부분의 건물을 목재로 짓는다. 각 주택에 수소 연료 전지 기반의 태양광 패널을 달고, 지하에는 전력을 저장하고 분배할 수 있는 수소 전지와 물 여과 장치도 설치한다. 수소 연료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완전히 지속 가능한 도시’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회사, 왜 도시를 만드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의 미래 방향성을 구현하기 위한 각종 실험을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진행한다는 아이디어로 우븐시티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토요타는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고 스마트 시티는 작지만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 토요타는 자동차 개발 이외에도 로봇과 스마트 하우스, 에너지를 통합 관리하는 에너지 시스템 등도 개발해 왔다. 이런 행보가 자동차를 넘어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우븐시티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토요타는 하드웨어와 정보·기술을 포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미래 도시 개발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경제지 《도요게이자이》는 “현재 자동차 업계가 100년에 한 번 있을 변혁기를 맞고 있다”며 “모든 이동 수단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 제공하는 통합 이동 서비스(Maas)가 확산되면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제조 부문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월 23일 사회
텍사스에 대체 무슨 일이
미국 텍사스주 정전 사태는 이상 한파를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다. 전력 수요가 늘더라도 공급망이 무너지는 사례는 흔치 않다.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면 지역별로 순환 정전을 실시하는 것이 통상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핵심 요약: 기술 선진국인 미국의 에너지 산업 중심 지역인 텍사스에서 400만 명이 넘는 주민이 정전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은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이상 기온에 대비하지 않은 낡은 전력 생산 설비,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던 독립 전력 생산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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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사회
작아지는 도쿄
일본 도쿄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본격화된 인구 감소세는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쿄에서 전입보다 전출이 늘어난 것은 2013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가 처음이다.

핵심 요약: 계기는 코로나 사태다.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생활이 감염 우려를 키운다는 의식이 확산된 데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도쿄 인근 지역의 쾌적한 환경을 찾아 이주한 사람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도쿄뿐 아니라 뉴욕, 런던 등 세계 주요 대도시들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코로나 이후 도시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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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0일 경제
머스크가 25년 만에 이사 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5년 만에 실리콘밸리를 떠났다. 머스크는 8일 인터뷰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혁신가들을 소홀히 대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IT 기업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팔란티어도 실리콘밸리를 떠났다.

핵심 요약: 미국 IT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의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다. 비싼 세금과 물가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 근무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활동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역으로 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엑소더스’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리콘밸리 엑소더스: 일론 머스크가 1995년 정착한 실리콘밸리는 애플, 구글 등 전 세계 IT기업이 모인 곳이다. 머스크는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와 주 정부의 규제 때문에 텍사스로 이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 현재 테슬라 본사는 실리콘밸리에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한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소송전을 벌였다. 이후 텍사스주 오스틴에 5번째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그는 최근 텍사스로 이사했다고 밝히면서 “기업의 혁신을 제약하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 정책에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또 실리콘밸리를 “현실에 안주하는 스포츠팀”이라고 표현했다.
  • 1일에는 기업용 클라우드서비스 회사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텍사스주로 본사를 옮겼다. HPE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다. 2003년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빅데이터 회사 팔란티어는 올해 초 콜로라도주 덴버로 이전했다.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가 만든 벤처 캐피털 회사 8VC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기기로 했다.
  • 높은 세금과 물가가 주요 배경이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은 미국 주 가운데 가장 높은 13.3퍼센트다. 텍사스는 주 차원의 소득세가 없다. 콜로라도주 덴버의 법인세율은 4퍼센트대로 캘리포니아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혔던 캘리포니아가 최근 악재에 시달리는 점도 한몫했다. 대형 산불에 대규모 정전도 잇따랐다.

밸리 대신 힐: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탈출 속도는 코로나 19 이후 빨라지고 있다. IT 기업들과 직원들이 값비싼 대도시 생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 텍사스주 오스틴이 수혜 지역이다. 오스틴은 ‘실리콘 힐(Silicon hills)’로 불리며 제2의 실리콘밸리로 꼽힌다. 미국에서 7번째로 많은 기술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입장에서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도 유리하다. 이 지역의 밀레니얼 세대는 전체 인구의 29.6퍼센트를 차지하는데, 전국에서 5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 실리콘밸리 이탈은 캘리포니아주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샌프란시스코의 방 한 개짜리 아파트 월세는 1년 전보다 11.8퍼센트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이후 더 이상 실리콘밸리 본사 근처에 거주할 필요가 없어졌고, 이에 맞춰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가 바꾸는 허브: 실리콘밸리에서만 이탈이 이어지는 게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비슷한 이유로 금융 회사들이 ‘탈(脫)뉴욕’을 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는 핵심 사업부를 플로리다주 남부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IT와 금융의 전통적 중심지가 달라지고 있다.

관련 주제 읽기: 사무실의 정치학, 판데믹 이후의 도시
2020년 11월 20일 경제
아파트 없는 전세 대책
정부가 전세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2년간 전국에 공공 임대 주택 11만 4100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3만 5000가구 등 수도권에 7만 가구를 집중한다. 다세대와 빈 상가 등을 매입해 활용하고, 30평형대 임대 주택도 내놓는다.

핵심 요약: 정부는 공실 활용, 공공 전세, 신축 매입, 비주택 리모델링, 중산층 임대 주택 등을 통해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실수요자가 많은 아파트보다 빌라, 오피스텔 확보에 집중돼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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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8일 사회
광화문 광장을 어떡해
서울시가 16일 광화문 광장의 구조를 바꾸는 공사에 들어갔다. 내년 2월까지 광장 양쪽으로 난 차도를 동쪽으로 옮기고, 내년 5~10월에는 도로가 사라진 서쪽 공간을 ‘공원 품은 광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총 79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핵심 요약: 서울시는 “세계 최대의 중앙 분리대라는 오명 속에 정체성을 잃어버린 광화문 광장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사업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 단체들은 시민은 없고 성과만 바라본 무리한 추진이라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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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2일 정치, 사회
국회 ‘세종’ 의사당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곧 제시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국회는 세종시 의사당 설계 예산도 110억 원 넘게 증액했다.

핵심 요약: 세종시는 과거 행정 수도 건설 계획이 위헌 판정을 받으면서 일종의 대안 형태로 만들어진 ‘행정 도시’다. 세종시에는 현재 중앙 행정 기관과 국책 연구 기관 중 3분의 2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집권 여당은 행정 기관에 이어 국회까지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며, 사실상의 행정 수도 완성을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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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1일 사회
인구 조사, 시대를 말한다
5년마다 시행되는 통계청 인구 주택 총조사가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는 1인 가구와 반려 동물 관련 질문이 새로 등장했다. 일부에서는 사생활 침해 문제도 제기한다.

핵심 요약: 인구 주택 총조사는 우리나라의 가장 기본적인 통계 조사다. 1925년부터 2015년까지 5년마다 총 19번 시행됐다. 정부는 인구 주택 총조사를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의 생활 방식과 주거 형태를 읍면동 단위까지 자세히 파악해,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조사 문항은 시대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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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6일 정치, 사회
쪼개거나 뭉치거나
전국적으로 행정 구역 재편 논의가 활발하다. 경기도에서는 도를 둘로 쪼개는 ‘남북 분도론(分道論)’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수도권 아래쪽에서는 대구·경북 특별자치도와 광주·전남 통합 행정론 등 ‘거대 지자체’로 뭉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핵심 요약: 전국 17개 광역시·도는 면적과 인구, 재정 수입 등 형편이 제각각이다. 전국 최대 자치 단체인 경기도는 너무 커서 문제다. 경기남도와 경기북도로 나눠 각자도생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인구와 수입 감소로 몸살을 앓는 시와 도에선 하나로 뭉쳐 힘을 키우자는 움직임이 거세다. 나누든, 합치든 주민 의견 수렴부터 특별법 제정, 행정 절차 수립 등 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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